▲ '표절과 한국교회' 포럼이 8월27일(목) 100주년 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열렸다.ⓒ에큐메니안

표절문제가 목사들의 설교, 신학자들의 저서 등 기독교 안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월 27일(목) 100주년 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표절과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포럼이 열렀다. 이번 포럼은 각 교계인사, 신학자, 일반인등 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되었으며 표절 문제에 대한 한국교회의 회개를 촉구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청어람 ARMC주최로 열린 이번 포럼은 기조발제와 3가지의 쟁점 발제로 구성되었다. <표절론>의 저자 남형두 교수가 기조발제를, 차정식 교수(한일장신대학교 신학부), 이성하 목사(원주가현침례교회), 서문강 목사(중심교회)가 쟁점발제를 맡았다.

“진리를 사되 팔지는 말며”라는 주제의 기조발제에서 남 교수는 먼저 저작권법에 대해 언급하며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을 통해 관련 산업과 문화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 저작권법의 목적인데 문화에 학문도 포함 된다”고 설명하며 “이러한 관점에서 표절을 바라보면 표절은 법적책임을 지지 않지만 ‘저작권’의 문제에 있어서 예외일 수 없다”고 밝혔다.

▲ 기조발제를 맡은 남형두 교수.ⓒ에큐메니안

또한 그는 “표절문제는 윤리적 책임을 더 중히 여기는 직업군의 학자들이나 창작자들은 ‘표절’이라는 딱지가 붙는 즉시 있는 곳이 감옥이 되고 학계 전체가 피해를 보게 된다”고 전하며 “간접인용의 경우에도 원문의 독창적 아이디어가 남아있으므로 반드시 출처를 표시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남 교수는 “기독교인들의 예배는 다양한 저작물로 이루어지는데 성가대가 복사해 사용하는 악보와 같이 저작권을 생각하지 않고 사용하는 것은 도둑질 하지 말라는 십계명의 명령과 충돌하는 것이다”라고 지적하는 한편 “종교 저작물 또한 저작권과 표절에 예외일 수 없음을 기억하고 교회는 세상의 저작물을 귀하게 여기고 그것을 사되 팔지는 말아야한다”는 말로 기조 발제를 마쳤다.

이어지는 쟁점발제에서 차정식 교수는 ‘학술 논문 표절의 현실과 개선 방안’이라는 주제로 “학문적 실적으로 인정받는 등재학술지의 논문 심사과정이 보다 엄격하고 투명해 지도록 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신학의 영역에 관련해서는 “신학교수들의 임용 및 승진, 재임용 평가 기준을 다변화 하여 논문 생산의 계량적 기준을 넘어 질적 평가를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계발해 정착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신학서적표절반대’의 운영자인 이성하 목사는 ‘표절의 양상과 대처 방안’을 주제로 두 번째 쟁점 발제를 맡았다. 이 목사는 근래에 문제가 되었던 신학자들의 표절문제를 언급하며 “책을 많이 낼수록 명성이 올라가고 각종 집회와 세미나에서 명성이 높아진 교수라는 위치는 불가침의 권력으로 타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일한 출구전략은 학계의 치열한 반성”이라고 하며 “학회나 대학별로 선진국 수준으로 표절의 기준을 세우고 표절 논란이 된 저서와 논문에 대해 회원제명이나 경고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목사들의 설교표절 문제에 대한 발제를 맡은 서문 강 목사는 목사들이 표절의 시험에 빠지는 원인들을 분석했다. 그 원인으로는 ‘꾸준한 설교자로서의 묵상과 연구 및 사유의 과정이 무시될 때’, ‘설교의 효과를 내려하거나 성공 지향적인 야심이 생길 때’ 등을 제시했다.

또한 서문 목사는 “다른 설교자의 설교를 통해 진리에 대한 바른 이해와 조명을 얻었다면 설교자는 자기 설교를 통해 회중들에게 그것을 나눌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며 “다른 이들의 설교를 듣고 참조하는 습관을 견지하는 것은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그것을 자기 설교에 활용하는 것은 목적에 따라 표절이 될 수도 있고 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활용의 목적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대로 남의 설교 전체를 통째로 가져다 쓰거나 교묘한 짜깁기로 설교하면 그것은 표절이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 포럼에서 인사말을 전한 김태완 교수(기독교 세계관 학술 동역회 실행위원장)는 “표절 논란이 어떤 특정인이나 특정 저술에 국한 되어 정죄하는 것이 아니라 신학계, 한국 교회안의 관행들을 고쳐나가는데 이바지하기를 소망 한다”고 전했다.

김령은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