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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기획, 종교 개혁을 되돌아 본다<한신대 신대원 목요강좌1>
김령은 | 승인 2015.09.04 19:45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신대 신대원에서 ‘미완의 기획, 종교 개혁을 되돌아 본다’라는 주제로 목요강좌를 열었다. 9월 3일(목)에서 10월 22일(목)까지 매주 목요일마다 열리는 본 강좌는 총 7번의 강의로 구성되며 첫 강의는 이동희 박사(한국학중앙연구원 선임연구원)가 맡았다. 첫 강의의 주제는 '종교개혁과 인문주의'였다.

   
▲ 첫 강좌를 맡은 이동희 박사 (한국학중앙연구원 선임연구원)ⓒ에큐메니안
이 박사는 “종교개혁은 유럽 근대사와 현대사를 바꾸어 놓은 결정적인 계기로, 종교개혁 없이 인권, 인간의 자유, 존엄의 문제를 다루기 어렵다”고 설명하며 “이번 강좌를 통해 다각적인 측면에서 종교개혁이 갖는 의미를 살펴보고 오늘날의 교회는 어떠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강좌의 취지를 전했다.

이 박사는 인문주의의 영향을 받은 문학,예술 작품등을 소개하며 그것이 탄생하게된 시대상과 종교개혁이 일어난 배경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강의를 시작하며 그는 일명 ‘빤스 목사 사건’을 언급했다. 한 목사가 모 수련원에서 여성 교인들에게 "너희들이 내가 '빤스'를 내리라고 명령하면 내릴 수 있어야 진정한 신자다"라고 말해 논란이 되었던 사건이다. 이 박사는 이 사건을 통해 오늘날 한국교회의 타락상을 지적하며 "종교개혁 전의 시대상 또한 오늘날한국 교회와 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단테는 왜 교황을 지옥으로 보내 버렸나?

이 박사는 단테의 <신곡>중 ‘지옥편’을 소개했다. 단테는 그의 작품에서 교황 보니파키우스 8세와 전임 교황 니콜라우스 3세를 지옥에 떨어진 인물로 표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구절을 덧붙였다

"우리 하느님께서 성 베드로의 손에 열쇠를 넘겨 줄 때 많은 보물을 요구하셨는가, ‘나를 따르라’ 이외에는 요구한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신곡 지옥편 19곡)

이 밖에도 단테는 지옥편에서 사람이 사람을 먹는 끔찍한 지옥의 풍경을 묘사하기도 했는데, 이 박사는 "이러한 악한 모습들은 단테가 살았던 시대상과 다르지 않다”고 설명하며 당시 악한 인간의 참상이 드러난 ‘메뒤즈호 사건’을 소개했다.

메뒤즈호 사건은 항해하던 배가 난파되자 널빤지에 올라 살아남았던 사람들이 표류 3일 만에 병들거나 죽어가는 사람을 식량으로 먹었던 잔혹한 사건이다. 이는 실제 사건으로 단테가 묘사했던 지옥의 풍경과 다르지 않다.

그러면서 이 박사는 “단테 신곡을 읽으면 왜 종교개혁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은 문학적 상상력이 아닌 당대의 문화와 시대정신을 담은 책이기 때문이다” 라며 인문학과 종교개혁의 연관성에 대해 설명했다.

존 위클리프는 왜 부관참시를 당했는가?

   
▲ '미완의 기획, 종교개혁을 돌아본다'9월3일(목), 한신대 신대월 컨벤션 홀에서 목요강좌가 시작됐다.ⓒ에큐메니안
존 위클리프는 단테와 비슷한 시기에 영국에서 활동했던 사람이다. 그는 교황제도라는 것은 성서에 없으며 교황이 바로 적그리스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교황을 거만하고 세속적인 로마의 사제, 가장 저주받은 절름발이라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그는 죽고 난 뒤 유골이 화형에 처해지고 남은 재는 강물에 뿌려졌다.

이에 대해 이 박사는 “위클리프가 살았던 시대 성직자 사회는 두 교황가운데 어느 한 편을 지지하는 적대적 집단으로 분열했던 시기” 라며 “잉글랜드가 편들었던 교황 우르바노 6세는 교황청을 지키기 위해 클레멘스 7세와 그의 지지자들에 대항해 무기를 들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고 전했다.

그러나 위클리프는 종교의 이름을 팔아먹는 어떤 전쟁에도 참여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쟁을 획책하는 로마 교황에게 다음과같이 반대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지금 서로를 물어뜯고 죽이게 하는그 로마의 오만한 사제가 언제쯤이면 인류에게 신앙의 자유를 주어 그들로 하여금 평화와 사랑 속에 살도록 할 것인가?"

이 박사는 "흔적조차 지워진 위클리프의 죄명은 무려 260가지였고, 그중 대표적인 죄는 교황의 세속 권력을 비판한 죄였다"며 사건을 설명했다. 1428년은 교황을 비판한 사람이면 죽은 사람도 다시 꺼내져 부관참시를 당하는 시대였던 것이다.

미켈란젤로는 왜 그림 속 인물들을 모조리 벌거벗겼는가?

인문주의 정신 운동은 경직된 스콜라 철학 전통에 대한 혐오감을 드러냈다. 인문주의 운동은 신중심의 중세 사상에서 탈피해 인간이 다시 태어나기를 요구했다.

이탈리아 인문주의라 할 수 있는 르네상스는 과학과 예술 등 다방면의 천재들이 등장해 화려한 꽃을 피웠던 시기로, 예술가들의 작품 속에 종교적, 정치적 사회적인 거대한 격변이 표현되었던 시기다.

이 박사는 당대의 대표적 예술가인 미켈란젤로를 소개하며 “그는 로마 교황청의 후원을 받으면서 가까이에서 그들의 비리와 위선을 목격했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인간에 대한 기대와 낙관적인 생각을 버렷고 그러한 생각은 ‘최후의 심판’ 속 미켈란젤로의 자화상을 보면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켈란젤로의 자화상을 보면 ‘세속의 모든 욕심과 명예는 결국 이 껍질뿐이오’ 하는 것만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 미켈란젤로, <최후의 심판>.오른쪽 아래에 그려넣은 껍데기뿐인 그의 자화상.ⓒ에큐메니안

성자와 성녀들도 알몸으로 묘사한 그의 보고 교황과 성직자들도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그것은 그들이 가진 치부가 그대로 드러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미켈란젤로의 제자를 시켜 알몸을 가리는 옷을 입혔다. 미켈란젤로는 위선과 교만이 팽배한 시대상을 자신의 그림을 통해 표현 했던 사람이었다.

자유의지인가 노예의지 인가?

인문주의 운동의 대표자인 에라스무스는 우신예찬에서 인간의 어리석음과 당대의 종교적 세태를 비판하면서 '의지의 자유'를 옹호했다. 이와는 달리 철저하게 '노예의지론'을 주장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루터였다.

인문주의정신과 종교개혁정신의 대립이라고 할 수 있는 두 사람의 논쟁은 1524년, 에라스무스의 <자유의지론>을 출간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루터는 구교가 인간의 선한 행위로 구원받을 수 있다고 하면서 신앙 이외의 행위를 요구해 온 것에 대해 비판했다. 그러나 에라스무스는 의지의 부자유에 대해 비판했다. 행위 없는 믿음과 인간이 스스로 선해지려고 하는 노력이 없는 신앙을 비판한 것이다. 루터는 에라스무스를 반박하는 <노예의지론>을 출간하기도 했다.

이러한 대립에 대해 이 박사는 "입장 차이는 있지만, 성서의 원래 정신을 돌아가 기독교 정신을 다시 부활하고자하는 면에서 종교개혁은 인문주의와 르네상스와 일맥상통하는 데가 있다. 그러나 루터의 종교개혁을 인문주의 운동의 연장선상이라고 말할 수 없다. 루터는 교회의 중세적 전통을 타파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복음에 씌어있는 대로 하느님의 계시의 말씀을 믿음으로써만 구원의 가능성을 찾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루터는 인문주의와는 거리를 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종교개혁으로 인한 프로테스탄티즘은 유럽 정신생활에 전역에 변화를 가져왔다. 루터가 주장한 신자의 만인 사제설은 또 하나의 인간해방을 뜻하는 것이었다. 유럽의 종교개혁은 신학적 속박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학문탐구의 길을 열어 주었다.

왜 종교개혁은 미완의 기획인가?

마지막으로 이 박사는 "인문주의와 종교개혁의 공통점은 정신의 근본으로 돌아가 현재를 비추고자 했다는 점이다. 인문주의는 고대 그리스의 정신으로, 종교개혁은 성서의 원래 정신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돌아감으로써 다시 앞으로 나가고자 한 것이다"며 인문주의 운동과 종교개혁을 비교했다.

그는 "종교는 끊임 없이 자기 개혁을 하지 않으면 권력화 하고 부패한다. 그것은 권력화된 중세의 기독교 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절대자 앞에서 자기를 비추고 돌아보는 원래 정신으로 돌아가고자하는 종교개혁의 정신은 끊이 없이 추구해야할 미완의 기획이기도 하다" 며 본 강좌의 주제를 통해 종교개혁을 '미완의 기획'이라고 표현한 의도를 전했다.

김령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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