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경민 신부(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가 말씀을 전하고 있다. ⓒ에큐메니안

지난 4일(금) 불교, 천주교, 기독교 등 3대 종단과 시민단체가 모여 세월호 참사 희생자 고 김초원, 이지혜 교사의 순직인정을 촉구하는 연대 문화제와 기도회를 오후 4시 30분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가졌다.  

고 김초원, 이지혜 교사는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현재 순직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 노동위원회 등 3대 종단은 지난 8월 12일(수) 순직 인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인사혁신처에 호소문을 전달한 바 있다. 

이번 문화제 및 기도회에는 특별히 하이닉스 해고노동자들 및 시민 50여명이 참여했다.

▲ 양한웅 위원장(조계종 노동위원회). ⓒ에큐메니안

사회를 맡은 양한웅 위원장(조계종 노동위원회) “세월호 기간제 교사 문제는 비정규직 문제인 동시에 세월호 문제”라며 “3대 종단의 인권단체들이 모여, 이 문제 대해 함께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지난 기자회견이후 다시 기도회를 하기 위해 모였다”고 전했다.

그는 “종교가 결코 세상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가 없다. 특히 세상의 어려움, 약자의 존재를 외면하는 종교는 가치가 없다”고 강조했다. 

기도회의 말씀을 전한 장경민 신부(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는 “원폭 피해를 당한 나가사키를 위해 정부는 피해자에게 최대한의 지원과 더불어 피해를 당한 장소를 평화공원으로 조성해 그들을 위한 추모비를 세웠다”며 “함께 피해를 입은 한국인들은 그런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내용을 다룬 TV프로그램에서 한 기자가 평화공원을 방문한 일본 소년에게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냐고 질문하자, 소년은 살아있을 때도 차별받은 한국인들이 죽어서도 차별받아 슬프다고 답했다”며 “소년의 그 말이 마치 김초원 선생님과 이지혜 선생님을 두고 한 말 같아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고 안타까워 했다. 

장경민 신부는 “사람에게 가해지는 차별에는 무지에서 발생하는 소극적인 차별과 의지적으로 배제하는 적극적인 차별이 있다”며 “이런 적극적인 차별이 문제인데, 사회의 어떤 사람들이 자신들의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약자를 배제한다. 이것은 악한 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 내에서 이런 악한 차별을 해소해야 하지만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런 차별을 돕고 있다. 이런 차별은 악한 죄이며, 처벌이 가해져야 마땅하다”며 “세월호 희생자인 두 선생님을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순직인정을 하지 못한 것은 이런 악한 행위다. 이제 정부는 죽어서도 차별을 당하는 이런 일들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고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 씨(56)는 “저희 딸이 2학년 3반 34명의 학생들을 인솔해 수학여행을 떠났던 그 4월 16일은 딸의 생일이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 세월호 기간제 교사 김초원, 이지혜 교사의 아버지 (왼쪽부터) 김성욱 씨(56)와 이종락(61)씨가 발언 도중 침통한 표정을 짓고있다. ⓒ에큐메니안

그는 “분명히 김초원 선생님은 담임선생님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다가 희생당했다. 하지만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정규직 선생님과 차별을 두는 이 현실에 아버지로서 더 이상 해줄 것이 없다”며 “이렇게 길거리에서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울먹였다. 

 이종락(61, 고 이지혜 교사의 아버지)씨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는 배 위에서는 모두 비전문가이다. 그런 선생님이 자신의 목숨을 걸고 학생들을 구하다 희생되었는데,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순직이 안 된다고 한다”며 “정규직 교사의 죽음은 순직이고, 기간제 교사의 죽음은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공무수행 중에 희생되었는데, 왜 순직이 안 되는지 정말 답답하고, 억울하다”며 “기간제 교사의 거룩한 죽음을 차별하지 말고, 죽음마저 차별하는 기존의 처사를 제발 개선해달라”고 정부에 호소했다.  

양한웅 위원장은 인터뷰를 통해 “대한불교조계종 노동위원회는 돌아오는 수요일부터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촉구를 위한 오체투지를 격주로 이어나갈 것”이라며 “10월 중순 쯤 ‘장그래운동본부’와 더불어 3대 종단이 연합한 대규모 행사도 가질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 김연기 씨(라파엘라)의 노래공연. ⓒ에큐메니안

박준호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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