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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벌레만도 못한 취급"NCCK, '비정규직 이야기마당' 개최
김령은 | 승인 2015.09.09 11:07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 총무 김영주 목사) 정의·평화위원회에서 “비정규직 이야기마당: 마음으로 듣는 이야기”를 8일(화) 오후 6시 30분에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개최했다.

   
▲ “비정규직 이야기마당: 마음으로 듣는 이야기”가 8일(화)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렸다 ⓒ에큐메니안

“비정규직 이야기마당: 마음으로 듣는 이야기”는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12명의 청중단을 선착순 모집했다. 청중단은 신학생, 목회자, 신학교 교수, 각종 사회단체 관계자로 구성되었으며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정을 널리 알림으로 한국 사회의 고용형태를 개선해 나아가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라고 NCCK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날 이야기 마당에는 숭실대 청소미화원 장보아 씨(61), 5년간 알바비정규직으로 살고 있는 김영 씨(24), 그리고 지난 2014년 겨울, 프레스센터 앞 전광판에서 고공농성을 벌인 C&M 비정규직 강성덕 씨(36)가 초대됐다.

사회를 맡은 최형묵 목사(천안 살림교회, 비정규직대책 한국 교회 연대 준비 위원)는 “한국사회의 위기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문제는 노동문제, 그중에서도 비정규직 문제는 한국교회가 관심을 가져야할 중요한 사안”이라며 “이번 이야기 마당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방향을 모색하는 발걸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개했다.

비정규직은 사회의 병균 같은 것

   
▲ 장보아 노동자, "노동자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주세요!" ⓒ에큐메니안
장보아 씨는 “하루 종일 꼬박 일해도 기본적인 시급만 제공되는 한달 월급이 116만 6천 6백 20원”이라며 “그렇게 일하다가 몸이 아파도 검사비, 치료비가 부담스러워 아픈 몸으로 일하는 6,70대 청소 노동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그나마 시급이 적용된 것도 노조가 생기고 난 후다. 숭실대 청소 노동자들은 노조가 생기기전 ‘관리자’들에게 수없는 인권탄압을 당해야만 했다. 장 씨는 “일하다 다치면 산재처리가 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치료기간이 길어 오랫동안 쉬어야 할 경우엔 해고를 당했다”며 “용역업체는 개당 3000원 짜리 청소도구도 구비해 주지 않고, 쉬는 시간엔 교내에 있는 사무 집기 운반을 시키거나 교내 밖에 있는 빌라로 불러 청소를 시켰다”고 전했다.

또한 “관리자가 자신의 아침, 점심밥 제공을 요구 했으며 식사를 마련하는 비용은 우리의 사비로 할 수밖에 없었다. 밉보이면 억울한 일을 당하니 어쩔 수 없이 갖다 바쳐야 했다”며 “일하다 조금만 쉬거나 서로 안부를 주고받는 인사만 해도 시말서를 쓰게 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갑질’은 청소용역 관리자들에게만 해당하지 않았다. 장씨는 “청소 노동자가 그만두면 예산 부족이라는 이유로 충원을 시키지 않고 남은 노동자들이 노동량을 채우게 했다”며 “비정규직은 이 사회의 병균 같은 존재다. 부디 이 일이 남의일이 아닌 내일이라고 생각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한 맺힌 소리에 귀 기울여 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취업규칙 열람 요구에 다음날 해고

   
▲ 김영 노동자, "노조는 개별 근로자들을 보호해야합니다"ⓒ에큐메니안
김영 씨는 등록금을 모은 뒤 대학진학을 위해 고2때 자퇴를 했다. 그러나 사회에 나와 보니 어린 나이에 4년제 대학 등록금을 모은 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김 씨는 가장 최저임금이 높은 나라라는 호주로 워킹 홀리데이를 떠났다.

비자가 만료 되어 한국에서 ‘비정규직 알바 노동자’가 된 김 씨는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에서 일하며 많은 것을 느꼈다고 한다. “호주에서 1주일만 일하면 받을 수 있는 급여를 한국에서는 한 달 동안 일해야 받을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며 “무엇보다 한국 기업 문화가 권위주의 적이어서 직원들이 상사에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가 어려운 분위기 였다”고 전했다.

김 씨는 밀린 급여를 지급받기 위해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낸 일로 커피전문점에서 해고를 당하기도 했다. 다행히 밀린 월급은 받을 수 있었지만 “당시 매니저가 친필로 사직서를 작성하게 했기 때문에 책임을 물을 수도 없었다”고 한다. 또 일용직으로 일하던 한 텔에서는왜 일용직은 휴일 근무수당이 적용되지 않는지’ 궁금해 인사과에 찾아가 회사 취업규칙 열람을 신청했다가 다음날 해고를 당하기도 했다.

해고를 당했던 당시 청년 유니온에서 노동법 교육을 았던 김씨는 “중앙 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판정을 받고 복직 될 날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호텔 인사과장이 상당금액을 제시하며 고소 취하 및 합의를 종용하기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금 호텔은 중앙 노동위원회 판정에 불복하고 행정소송 진행 중이다. 1심에서 패했고 2심은 이번 달 첫 공판이 열린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나라 청년 노동자들이 노출된 노동환경은 참 많이 열악하다. 그래서 노조나 조직된 집단의 힘이 약한 개별 근로자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점심 먹을 시간도 없이 수리, 또 수리... 돌아온 건 해고

   
▲ 강성덕 노동자, "노동시장 구조 개혁은 개혁이 아닌 '개악'입니다"ⓒ에큐메니안
강성덕 씨는 시그마’가 원청인 C&M의 협력업체 수수료 8년 동결에 법적 소송을 제기하자 계약이 파기되었고, 노조가입이유로 고용승계가 되지 않았다. 결국 복직 투쟁에 들어 간 그는 전광판까지 올라갔다. 아무도 강 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었다.
 
IMF 시절 상고 졸업 후 기술직을 선택해 자동차 정비와 게임기 수리 등의 일을 하던 강 씨는 2006년 C&M 협력업체인 ‘시그마’에 입사했다. 그 당시만 해도 강 씨를 비롯한 노동자들은 C&M 정규직인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원청인 C&M의 하청업체의 직원이었고 A/S 방문 수리기사들은 모두 비정규직에 불과했다.

강 씨는 점심시간, 퇴근시간도 없던 근무 시절을 이야기했다. 수리 기사가 하루에 가능한 수리 건수는 12~14건이지만 하루에 30건이 넘는 접수를 처리해야 했다. 그는 “콜센터에서 A/S 접수를 받을 때 콜센터 직원은 수리기사가 오늘 몇 건의 처리사항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며 “콜센터 직원도 하루에 받아야 하는 전화상담 건수가 채워져야 기본급이 나가는 실정이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콜센터 직원도 한 건이라도 더 전화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수리기사의 처리 건수를 조절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강 씨는 “A/S 방문 후 ‘해피콜’(서비스를 받은 고객이 수리기사에게 점수를 주는 것)은 기사를 칭찬하기 보다는 마이너스 점수를 주기 위한 것”이며 “점수가 낮은 사람들의 급여를 삭감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 속에서 노조에 가입할 수밖에 없었다는 강 씨는 “노동 시장 구조 개혁이라는 말을 내세워서 여러 가지가 시도 되고 있지만 실정을 보면 개혁이 아닌 ‘개악’, 비정규직을 더 양산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며 “법이 노동자를 향해서 바뀌는 게 아니라 자본가를 위해서 바뀐다”고 지적했다. 

또한 강 씨는 “아무도 비정규직 해고자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다. 우리의 이야기는 뉴스거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다루는 매체도 없다”며 “해고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그 이야기를 들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하여 정책 토론회, 세미나 등을 개최 하고 있는 NCCK는 “이번 이야기 마당을 통해 모든 이들이 노동의 정당한 대가를 누리며 정규직으로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 상생과 공존의 경제 질서를 만들어가기 위해 헌신 하겠다”는 향후 계획을 밝혔다.

   
 

김령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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