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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요'가 공부를 못한 이유<코뿔소의 짧은 글, 긴 생각>
코뿔소 | 승인 2015.09.14 15:45

필자의 요청으로 본명을 밝히지 않으며, 자유로운 글쓰기를 위해 원작을 최대한 살려 게재함을 밝힙니다.

- 편집자 주-

평일보다 많이 한가한 주일 아침입니다. 재즈연주곡을 틀어놓고... 할랑할랑~~ 노닐고 있습니다.

요샌, 지난 날들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나이 들어감에 따라... 마음만이라도 "청춘"이란 녀석을 붙잡아 앉히고 싶은가 봅니다. 여고 1학년 때 담임이셨던 한문 노현숙 선생님...께선 늘 개량한복에 컷퍼머머리를 하셨더랬습니다. 선생님의 모습이 얼마나 정갈하고 신선해 보였던지... 이 다음에... 나도 선생님 나이가 되면... 그 때... 저렇게 입고 다녀야지~ 마음을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내게 별명을 하나 붙여 주셨더랬습니다. "요요(yoyo)"라구요... 왜 자꾸 저한테 "요요"같다고 하시는건지... 수업 끝나고 교무실로 오라고 하셔선... 심부름을 시키시곤... 쉬는 시간에 업무를 보시거나, 커피를 드시면서 잡담을 즐기시는 선생님들을 향해 "선생님들~~ 얘 좀 보세요~ '요요' 닮지 않았어요? 얘... '요요'랑 똑같지요??"

헐~ 창피해 죽을라카는 저는 아랑곳없이 선생님은 한쪽 손으로 내 어깨를 토닥거리시면서 교실로 돌아가라고 수고했다고 하셨었지요. 교실로 돌아오는 내내... 속으로 궁시렁궁시렁~~

   
 
‘뭐야~ 선생님... 대체 왜 날더러 '요요' 닮았다고 자꾸 그러시지??’ 그 날... 집에 돌아와선 국어사전을 펼쳤더랬습니다. 그랬더니... '요요'는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손에 들고 고무줄을 늘어뜨렸다가 다시 손바닥에 탁~ 잡히게 하는... 마치 부메랑 같은 그런 장난감이었습니다.  그때 한참 그게 유행이었었거든요. 동네 꼬마녀석들 손엔 너나 없이 그 '요요'란 녀석이 손에 들려져 있곤 했을 때였습니다.
 
그래... 결론을 내려버렸습니다. ‘요요’라고 왜 부르시는건지 부끄러워서 여쭙지도 못하고... 그냥 내가... 내 하는 행동들이... 내가 하는 말들이... '요요'처럼 잘 튕겨지고... 그러단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고... 그러나보다... 그래서 그렇게 부르시나보다... 전... '요요'였습니다... ㅋ~
 
이 글을 올리기 전에... 다시 사전적 의미를 찾아봤더니... 음... '요요하다'란 뜻이...<아주 어여쁘고 아리땁다>란 뜻도 있네요. 선생님께서... 아주 따뜻한 눈빛을 보내주시고... 따사로운 손길을 내게 주셨던 것이... 저를 아주 예뻐하셨더랬나 봅니다.
 
지금... 그 선생님께선... 어디서... 무얼하고 계실까요... 아련한 기억에... 선생님은 그 때... 새댁 이셨습니다. 막 결혼하셔서... 신혼여행을 다녀오셨더랬거든요.
 
여고 졸업 후... 내 살기 바빠... 선생님께 단 한번 안부전화도 드리지 못하고... 찾아 뵙지도 못했습니다.  ㅠ.ㅠ 날... 그렇게 예뻐해 주셨던... 선생님의 사랑을... 그 땐... 미처 몰랐더랬습니다. 너무나... 어리고... 무딘... 여고생... 거기다... 어리숙하기까지...^^;;;
 
전... 자신감이 없었나 봅니다... 왜냐하면... 음... 왜냐하면... 참... 공부를 지지리도(?)까진... 아니었지만... 고작 반에서... 중간 정도밖에 못했었거든요.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날... 선생님께서 예뻐하실리가 절대로 없다고... 생각했었나 봅니다. 어디 가서... 누가 물으면... 우리아버지가 선생님이시라는 사실이 싫기까지 했더랬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제가 우리아버지를 부끄럽게 만드는 딸이란 '자격지심' 때문이었겠지요. 사람들은 보통... '선생님 딸들은... 자녀들은... 다... 공부를 잘해야 정상이다"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거 같습니다.
 
아니거든요~  선생님 딸이, 아들들이... 불량학생이 되어 있을 수도 있고... 수재가 있을 수도 있고... 그냥 보통 저처럼 평범할 수도 있는데... 사람들은 자신들이 가진 잣대에... 꿰어 맞추려는... 갖고 있는 이미지나 환상(?)들을 깨지 않고 싶어하는... 아주... 이상하고 요상한 생각들을... 버리지 않으려 하고 있습니다.
 
아~ 여고생이... 공부는 안하고 대체 뭐했길래... 선생님 딸이... 그렇게 공부를 몬했냐고요? 저 나름대로... 변이 있습니다.  이유 있습니다.
 
내일이 시험일인데도... 집안행사를 우리집서 치루는 날이면... 저는... 몸이 아프신 엄마를 도와... 교자상을 걷어내고... 설겆이를 하고... 낼 부터 시험인데 얼른 들어가서 공부해라... 엄마가 나머진 치울테니... 하시면... 차마 내방으로 홀랑~ 들어가 버리는 그걸... 할 수 없어서... 시험공부는 이미 다했노라고... 우리 순진한 전 여사님께... 일명, 뻥~을 쳤더랬지요...ㅋㅋㅋ~~
 
설겆이를 마치고... 주방이 정리되면... 그제서야... 12시도 넘고 거진 새벽 1시가 되어가는데... 그때 방으로 돌아와선... 한다는 짓이... 쯧쯧~~  왜 그렇게 시험 때만 되면... 방안이 지저분해 보이던지요... 청소를 하기 시작합니다. 어수선해서 도저히 이 분위기에선 공부를 할 수 없겠다... 싶어서요...하하!!
 
정리가 되면... 이젠 또... 읽고 싶었던 책이 눈에 띕니다... 에라~ 평소 실력(?)대로... 보자... 이렇게 된거지요. 꼴딱 달이 기울고... 여명이 밝아올 때까지... 때 아닌, 독서삼매경에 빠져... 눈은 벌겋게 충혈이 되어 있고... 잠을 못잤으니... 여기저기... 결리고 쑤시고... 아침 몇 숟가락 뜨곤... 시험공부 한개도 안한 실력으로다가................................
 
그래도... 제겐 아름다운 기억이고... 추억입니다. 다시... 그 때로... 돌아가도... 맹~하고 멍~한 짓을 하고 있겠지요. 선생님... 우리 선생님... 어느 곳에서든... 건강하게... 아름다운... 그 때 그 모습으로 살아가고 계셔주길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요요'라 불리웠던... 그렇게 불러주셨던... 못난 제자도... 늘 선생님을 기억하며... 주어진 삶... 살아내고 있다는 걸... 알고나 계실까요...

그립습니다.

<필자 소개>

   
▲ 필자 코뿔소.
찻집 여자!!

숱한 시집읽기와 김광석의 노래듣기로 태교!!

3개월 후면, 찻집 운영 4년차로 요샌 인디가수들의 음악에 매료, 심취하여 홍대 클럽까지 진출!! (민중가요 노래패 ‘우리나라’의 ‘백자’님의 노래 에 폭 빠져 있음)

영화, 연극, 뮤지컬, 사진전, 서화전 등 시간이 허락하면 어디든 혼자 댕김!!

좋아하는 작가의 책은 무조건 사서 읽어야 직성이 풀리며, 베스트셀러보다 좋아하는 몇몇 작가들의 책을 주로 읽어내는 '책 편식'이 매우 심한 까칠, 까탈스런 아줌마!!

‘기록의 중요성’을 알기에 다이어리, 편지, 수필, 시 등 무엇이든 끄적끄적 써서 보관하며, 가끔씩 보물찾기 허는 심정으로 하나 둘씩 읽어보며 혼자 흐뭇, 뿌듯해 함!!

책 소장의 기쁨을 알기에 화장품, 미용실 비용을 줄여 책을 사서 읽는 반면, 사람을 좋아하여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자리라면 마다하지 않으며, 술값은 아끼지 않는 이상한 버릇이 있음!!

시대의 아픔에 공감하고 동참하려 애쓰며 더불어 함께 살아내는 삶을 추구하는 자유로운 영혼!!

코뿔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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