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병 배잔위원으로 참여한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단원고 2-1반 조은화양의 가족인 조남성 씨와 이금희 씨. ⓒ에큐메니안

“센제니나...센제니나...센제니나”

‘무얼 했나’라는 뜻을 가진 남아프리카공화국 내 원주민 줄루(Zullu)족 언어 ‘센제니나’(Senzenina). 성찬식에 모인 5백여 명의 사람들은 찬양의 가사를 생각하며 금세 먹먹해졌다.

지난 16일(수) 한국기독교장로회(이하 기장, 총회장 최부옥 목사)가 제100회 총회 수요예배를  ‘고난받는 이웃과 함께하는 오병이어 성찬예식’으로 진행했다.

이날 수요예배에는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단원고 2-1반 조은화양의 가족인 조남성 씨와 이금희 씨를 비롯해 군산 송전철탑 문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제주해군기지건설 등 고난의 현장에 함께하는 목회자들이 배병과 배잔위원으로 참여했다.  

말씀을 전한 천진석 목사(크리스천교회 태평양아시안 제자회 실행목사)는 “예수님께서 잡히시기 전 유월절을 맞이해 마련하신 식탁은 즐거운 저녁만찬이 아닌 제자들 중 한명이 자신을 팔거 라는 말씀을 한 충격적이고 비극적인 식탁”이라며 “우리가 매일 겪는 살림살이의 축소판과 같다”고 전했다.

그는 “식탁에 앉은 제자들은 한자리 차지하기 위해 예수를 따르는 사람, 의심의 눈초리로 따라다니는 사람, 팔아넘기려 작정한 사람 등 ‘제자’라는 말에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그 극적인 자리에 부름받았다”며 “이는 일방적인 예수님의 영접으로, 하나님 사랑의 일방성을 볼 수 있다. 자격을 갖춘 사람의 식탁이 아닌 것”이라고 전했다. 

▲ 천진석 목사(크리스천교회 태평양아시안 제자회 실행목사). ⓒ에큐메니안

그러면서 “예수님께서는 이사야 말씀을 선포하며, 가난한 사람, 포로된 사람, 억눌린 사람들이 해방되는 날이 도래했음을 알렸다”며 “그날 제자들로 대표되어 식탁에 초대받은 사람들은 세상에서 초대받지 못한 소외된 사람들로, 예수의 식탁에서 본래 자리를 되찾았다”고 강조했다. 

천 목사는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이 식탁의 용납이 어디까지 가능한가? 여러분의 식탁의 크기는 얼마만한가?”라고 물으며 “교회는 한쪽이 다른 쪽에 자선을 베푸는 것이 아닌 누구나 주인처럼 대접받고, 종처럼 섬기는 곳. 이제 교회는 서있는 자리를 점검해야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이야기’를 전한 이금희 씨는 “세월호가 올라오지 않은 것이 무섭지만, 더 두려운 것은 올라온 세월호에 9명의 사람들이 없는 것”이라며 현재 세월호 선체인양을 위한 설치 밧줄이 훼손되어 미수습자 시신이 유실을 우려했다.

이금희 씨는 “미수습자 가족은 현재 1년 5개월을 아파하고 있지만, 지금 이 아픔은 언제 까지 계속될지 아무도 모른다”며 “인양은 미수습자 가족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분명 안에 있는 9명은 다른 무엇도 아닌 사람이다. 세상의 어느 부모에게 3개의 분향소를 세워놓고 500일이 넘도록 시신 없이 살아가라는 나라가 어디있느냐?”

이 말을 전한 이금희 씨는 “세월호 인양이 되어 은화를 찾을 수 있도록 이곳에 모인 많은 분들께서 외치고, 알려주시고, 기도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성찬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자매와 형제의 아픔이 주님의 고통을 대신하는 아픔임을 우리가 믿습니다”며 “모두 함께 손잡고 흡족한 기쁨으로 영광의 예배를 드릴 때까지 이 아픔을 세상에 드러내고 함께 나누겠다”고 결단하는 시간을 가졌다.

▲ "은화가 보고싶어요. 은화의 냄새가 맡고 싶어요" ⓒ에큐메니안

▲ 지난 16일(수) 한국기독교장로회(이하 기장, 총회장 최부옥 목사)가 제100회 총회 수요예배를 ‘고난받는 이웃과 함께하는 오병이어 성찬예식’으로 진행했다. ⓒ에큐메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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