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연민은
정오의 그림자처럼 짧고

우리의 수치심은
자정의 그림자처럼 길다

- 시인 진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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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의 그림자처럼 짧은 연민도,
자정의 그림자처럼 긴 수치심도,

'인지상정'이란 말을 이 사람은 과연 알까?

싶을 정도의 한 사람의 모습에...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부끄러웠습니다.

미안합니다.

우리의 시민의식이 이 정도 밖에 안돼요.

죄송합니다.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순 없지 않느냐고,
나라가 그 사람들 원하는 대로 어떻게 다 해 주겠냐고,
보상금 받은 사람도 있다면서요...
인양도 해 준다고 했다면서요...

이 사람이 자기에게 닥친 일이었대도...
남의 새끼가 아니고 조카새끼나 바로 내 아이에게 생긴 일이었대도...

설마... 이렇게 말하진 않겠지요...

한 4년 이웃으로 지내며 알아 오면서 느껴왔던 그대로 철저한 '가족 이기주의'로 똘똘 뭉친 사람이란 걸 알면서도...

얼마 전, 세월호 500일 광화문 행사에 간다니까 분명 즈그 입으로 그런 곳에도 가시냐고... 원래 다른 집회나 행사 때도 참여하고 그래 왔냐고...

그래 그렇다고 했더니, 자기들은 장사하고 돈 버느라 그렇게 못하는데 대단하시다고...

대단한 게 아니라 내가 참여할 수 있을 때만 그리하지... 다른 분들처럼 열심히 못한다고,,

홍대 롤링 홀에서 517일 행사 후, 스텝에게 부탁 해 얻은 세월호 리본과 목걸이를 들고 그 집엘 갔다.

인사 후, 세월호 리본과 목걸일 내밀었더니... 얼굴이 굳어지고 약간 인상을 쓰며...

- 이게 뭐예요?

한다.

- 세월호 리본하고 목걸이잖아요~ 본인이 쓰시던지 아니면 원하는 사람 주세요~

- 됐어요!!

엥?

나... 잘 못 들은 줄 알었다. 됐다니? 뭐가?

- 뭐라구요?

- 됐다구요. 난 됐으니까 다른 사람 주세요...

- 아!! 네... 그러세요...

참... 그랬다.

손님들에겐 평소 가증스런 콧소리로 '어서 오세요오오~~~' 하던 그녀의 이면을 본거다.

미안했던지 관심을 보이는 척 하며 그건 사 온거냐... 돈 받고 파는거냐...

아니다. 오늘 공연 보고 얻어왔다. 시민단체나 자원봉사자들이 후원금 걷은걸로 만들었을 꺼다...

그러고 나눈 이야기가 언제까지... 나라가... 보상금...인양... 이야기까지!!

해결된 게 하나도 없는데 언제까지가 어디 있겠나...

나라가 대체 뭘 해 줬나...

9월 28일까지 유가족이든 미수습자 가족이든 보상금 신청 안하면 그 이후엔 보상금이고 뭐고 일절 없으니 알아서들 하라고 공갈협박 문자나 보내고 있는 나라가 세상 천지에 또 어디 있겠는가...

인양?... 내년에 한단다... 2016년 7월 이전에...
2014년 4월 16일에 가라 앉은 배 인양을 두해 넘겨 2년이 지난 내년에 하기로 결정됐단다.

중국은 4~5일만에 건졌다는데 우리나란 어째 이럴수 있나 했더니 거기 배랑 상황이 똑 같았 겠느냐고...

헐

지가 정부대변인이야? 어째 그리 나라 사정, 형편은 잘도 이해해 주시면서, 바로 내 이웃은 아니라 하더라도 나랑 똑같은 평범한 서민들의 삶에 엄청난 사고가 터졌는데 그렇게 다 키운 자식잃고 생떼같은 가족잃은 크나큰 슬픔을 겪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찌 그리 냉담할 수 있어??

분명 어디선가 읽었다.

중국이랑 우리나라 상황이 비슷했다고...
우리도 4~5일만에 건질 수 있었는데...

안한거다!!

왜냐면... 숨겨야만 되는 불편한 진실이 뭍으로 떠오르는 걸... 결코 원하지 않는 무소불위의 권력이 있으니까!!

어딘가에 쥐새끼처럼 잘도 숨어 지 개밥그릇 무지허니 쟁여두고 시종들의 시중 받으며 무사들의 호위 받으며 마치 왕처럼 호의호식 하며 술에, 여자에, 어쩌면 뽕까지도...

아무런 제재 받지 않으며 신분 세탁하고 돈세 탁까지 해서 떵떵거리며 배 뚜둥겨가매 아주 잘도 살아가고 있을꺼다.

죽었다니까 죽은 줄 알라고??
아니!!

그 수 많은 의문들과 숱한 증거자료들을 어찌 무시할 수 있어?

언젠가 분명 밝혀지겠지.

역사가 말해주리라.

한 개인의 추악한 과거와 부정, 비리, 부패... 에 대하여 누군가 나서서 진상규명을 하고 철저히 밝혀내 관련자들을 모두 처벌하게 될 그날이 오고야 말게다.

그게 아니라도!!

살아계신 주 하나님께서 보고만 계시진 않으실게다.

늘 약한자의 편에 계셨고, 스스로 가시밭길을 걸으셨고, 낮은 곳에 임하셔서... 민중과 함께 하셨던 그분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 지만... 죽은 자 가운데서 사흘만에 다시 살아나 신 부활 예수께서... 우리 곁에 늘 함께 하시며 길을 인도해 주실게다.

정의의 길!!
평화의 길!!
평등의 길!!
자유의 길!!
사람의 길!!

모든 길 위에 그 분이 함께 해 주실 것을 믿고!!

나는,
당신은,
우리는,

그냥 뚜벅뚜벅 스스로 '낙타의 발'이 되어 우직하게, 미련해 보일테지만 한 발, 한 발...
조금씩 조금씩!!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그 길 위에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한 사람의 열 걸음이 아닌, 열 사람의 한 걸음으로, 모두 하나 된 마음으로 여럿이 함께 같이 이 삿된 세상과 치열하게 투쟁하며 하루 하루 빛나는 삶을,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삶을 살아내면 그러면 우리가 바라는 그 날은 한 발자욱 더 가까이 와 줄게다.

우리가 믿는대로 행하면 반드시 이루어 질 것임을 의심 말고 나아가면 그러면 모두 다 이루어지리니!!

<필자 소개>     ▲ 필자 코뿔소. 찻집 여자!! 숱한 시집읽기와 김광석의 노래듣기로 태교!! 3개월 후면, 찻집 운영 4년차로 요샌 인디가수들의 음악에 매료, 심취하여 홍대 클럽까지 진출!! (민중가요 노래패 ‘우리나라’의 ‘백자’님의 노래 에 폭 빠져 있음) 영화, 연극, 뮤지컬, 사진전, 서화전 등 시간이 허락하면 어디든 혼자 댕김!! 좋아하는 작가의 책은 무조건 사서 읽어야 직성이 풀리며, 베스트셀러보다 좋아하는 몇몇 작가들의 책을 주로 읽어내는 '책 편식'이 매우 심한 까칠, 까탈스런 아줌마!! ‘기록의 중요성’을 알기에 다이어리, 편지, 수필, 시 등 무엇이든 끄적끄적 써서 보관하며, 가끔씩 보물찾기 허는 심정으로 하나 둘씩 읽어보며 혼자 흐뭇, 뿌듯해 함!! 책 소장의 기쁨을 알기에 화장품, 미용실 비용을 줄여 책을 사서 읽는 반면, 사람을 좋아하여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자리라면 마다하지 않으며, 술값은 아끼지 않는 이상한 버릇이 있음!! 시대의 아픔에 공감하고 동참하려 애쓰며 더불어 함께 살아내는 삶을 추구하는 자유로운 영혼!!

코뿔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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