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는 접속의 기능을 갖는 것으로 ‘그리고, 그러나, 또는’ 등의 단어 외에 ‘와/과’ 등의 조사와 ‘-고’, ‘-(으)며’, -(으)나 등의 어미가 있습니다. ‘와/과’와 ‘-고’, ‘-며’ 등은 분포와 형태론적 특성에 의해 각각 조사와 어미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나, 또는’ 등의 경우 접속의 기능을 중시하여 “접속사”로 분류한다면 현행 범주 구분에서 동일한 접속의 기능을 갖는 ‘와/과’, ‘-고, -(으)며, -(으)나’ 등과는 상이한 처리를 하게 되는 결과를 낳습니다.

<우리말 문법에 대한 궁금증 115가지>에서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위의 책은 국어 문법을 공부하는 대학원생 혹은 국어 선생들이 저자인 대학 교수들에게 물었던 내용에 대한 답변을 엮은 것이다. 그동안 문법을 멀리하고 느낌으로만 문장을 만들어왔는데, 다시 보니 우리말 참 어렵게 다가온다. 우리말이 과학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그래서 이따금 문장에 대한 안전 점검 차원에서라도 문법책을 봐야겠다. 안전을 소홀히 하면 참화가 다가올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글쓰기에서 ‘그러나, 그리고’ 등의 접속 부사를 넣지 말라는 주문을 많이 한다. 하지만 처음 글쓰기를 할 경우 나는 이를 넣는 게 나을 듯싶다. 교본대로 접속 부사를 생략하는 대신, 자신도 모르게 ‘와, 과, 고, 며, 나’ 등의 접속사를 남발하는 가운데 문장이 길어지는 참화가 오면 수습 불가능이다. 글은 건축과 같다. 기본 설계를 무시하면 문장이 힘을 잃는다. 이는 모든 세상살이에 통용된다.

▲ 김서정 작가 1966년 강원도 장평에서 태어났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2년 단편 소설 <열풍>으로 제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장편 소설 《어느 이상주의자의 변명》, 어린이 인물 이야기 《신채호》, 《김구》, 《마의태자》 등을 썼고, 북한산 산행기로 산문집 《백수 산행기》, 먹거리와 몸을 성찰하는 에세이 《나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다이어트》, 평화 산문집 《분단국가 시민의 평화 배우기》, 글쓰기 강의인 《나를 표현하는 단숨에 글쓰기》를 지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출판 편집일과 글쓰기 그리고 글쓰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김서정 작가  kimsj44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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