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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진 (윤영배)
편집부 | 승인 2015.09.25 10:40

   
 
윤영배 목사의 세 번째 시집 《가족사진》은 가족을 향한 사랑 고백을 담은 책이다. 시인은 함께 천국의 영토를 넓혀갈 수 있는 가족이 곁에 있어서 행복하다고, 시어를 통해 고백한다. 시집은 1부 ‘당신 계셨군요’, 2부 ‘당신입니다’로 구성되어 있다.

이 땅의 모든 가족에게 바치는 시

현대의 가족은 위기를 맞았다. 갈수록 가족 구성은 잘게 쪼개지고 의미는 퇴색한다. 날마다 얼굴을 맞대도 끈끈한 가족의 정은 예전 같지 않다. 공기의 존재를 사뭇 감사하게 여기는 일이 빈번하지 않듯 가족에 대한 진중한 사랑을 되새기는 일은 잊기 쉽다. 하지만 시인은 하나님에게 진솔한 고백을 하듯 가족 사랑을 읊조린다. 시인은 “무엇보다도 함께 더불어 같이 천국의 영토를 넓혀갈 수 있는 가족들 덕분에 행복”하다고 고백한다. 이처럼 시인이 말하는 가족 사랑은 은혜로운 소금에 비견할 만큼 귀중한 마음이 되어 시어 하나마다 알알이 맺혔다. 시인의 글을 통하여 우리는 그간 잊고 지내던 가족 사랑에 대해 다시금 되새긴다. 

결국, 어머니의 자궁이다

시인은 “어머니”란 제목으로 이어지는 열 편의 시를 비롯, 시집 구석구석에서 어머니를 향한 간절한 사모의 마음을 드러낸다.

시인의 표현을 따르자면 “인류의 혈관은 어머니”요, “태어나서 가장 먼저 부를 이름”도 어머니다. 의지가지없이 빈 몸으로 떠도는 이도, 부를 맘껏 누리는 이도 어머니가 있어 존재의 의미를 갖는다. 어머니가 자식을 열 달 동안 배 속에 품고 굽어살피는 일은 어머니에게도 자식에게도 특별한 유대감을 생성한다. 자식은 그 긴 시간 동안 오롯이 어머니의 존재에 기대어 생존한다.

어디 그뿐인가. 태어나서도 어머니의 자궁은 원형적 상징이 되어 삶이 고달플 때마다 태아처럼 몸을 웅크리고 어머니의 자궁에 들어앉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결국 우리가 태어나고 사라지는 곳은 어머니의 자궁이다. 시인은 이런 어머니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시편을 통해 고백한다. “곱씹을 때마다 애달픈/매번 얼큰한 생기 회복해주는/가을 들녘처럼 넉넉하고 푸짐한/영혼 추수하기 전에 찾아야 할/죽음의 나락에서도 건져내야 하는/생각만으로 행복해지는/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더욱 찾게 되는” 존재로 어머니를 그린다. 시인이 어머니의 존재 의미를 되돌아보고 어머니란 정의를 새로이 풀어낼 때 어머니의 존재 가치가 다시금 빛난다. 시인의 시구마다 어머니에 대한 의미 있는 성찰이 서려 있다.

가정은 행복을 저축하는 곳

“가정은 행복을 저축하는 곳이지 행복을 캐내는 곳이 아니다. 얻기 위해 이루어진 가정은 반드시 무너지고, 주기 위해 이루어진 가정은 행복하게 된다.” 일본 최고의 사상가인 우치무라 간조의 말이다. 시인은 이 경구를 시집의 모티브로 꼽는다.

현대는 초를 단위로 변하고 있다. 변화의 주를 이루는 것은 문명의 이기다. 그런데 기계 문명은 연산 법칙만을 강조한다. 과연 연산 법칙만으로 행복할 수 있을까. 확실한 것은 시인이 고개를 끄덕였듯 우리는 가정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로를 위하며 알뜰히 살피고자 하는 가정 안에서는 누구든 행복해질 터다. 이를 그리기 위해 시인은 단어 하나 섣불리 택하지 않고 저 먼 의식까지 내려가 시어를 길어 올려 《가족사진》을 완성했다.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는 이 시집을 이렇게 평한다. “시집을 관통하고 흐르는 모성적인 것의 위대함과 아름다움과 강함을 증언하면서, 어깨에 힘만 넣고 큰소리치는 수컷들의 정치 문화와 거인 숭배자가 된 우리를 성찰하게 하는 문명 비판 정신이다. 죽어가는 오늘의 교회에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아내 사랑도 은근하면서 물질로써는 항상 가족에게 미안해하며 살아가는 이 땅의 목사들을 대신하여 모든 ‘목사 사모’들에게 내심의 사랑을 고백한다.” 김경재 교수의 말처럼 《가족사진》에는 오늘의 가족을 반성하고 살피는 정서가 살뜰히 깃들어 있다.


책 속에서

한때 나는 어둠의 신하 그들의 충성스런 종업원이었다. 날마다 헐겁고 하찮은 단어들에 결박되어 기껏 몇 번의 가쁜 숨 내쉬고 들이마셨다. 쨍쨍한 햇볕 찾아와도 문 걸어 잠그고 방 안에서 할랑거리다 흙 속에 묻힐 날을 아니면 억겁의 세계로 이주할 때를 그리워했다. 가족의 농익은 손길과 살 맞대는 정겨운 온도가 육신에 수혈해대고 영혼 세탁한다는 걸 깨닫기 전에는 나는 종당 뒤틀리고 헝클어진 세월을 졸업할 수 있게 됐다. 가족이, 목마른 나의 갈증 속 시원히 해갈해줬기 때문에 나 또한 기막히게 황홀한 삶의 무늬와 빛깔 바느질할 수 있게 됐기에 나의 삶은 썩 괜찮은 축복이었다. 가족이야말로 삶의 이유이다.

 

<저자소개>


윤영배_1960년 전남 강진에서 출생. 해남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신대학교 신학과와 동 신학대학원을 마친 뒤 부르심에 따라 목사가 되었다. 2005년《크리스챤신문》으로 시작(詩作) 활동을 시작했으며, 지은 책으로는《사랑이 찾아왔네》《하늘편지》《하늘 사닥다리》등이 있다. 현재 서울사회복지대학원대학교 재학 중이고 빛고을 광주에서 해뜰교회를 섬기며 거이학원(한빛고등학교) 개방 이사, KT북광주 선교회 지도목사로 천국의 영토를 넓히며 살아간다. 에큐메니안(http://www.ecumenian.com)에 ‘기도가 있는 시’라는 주제로 생활 단상을 연재 중이며 틈틈이 여러 매체에 글과 시를 발표하고 있다.

<책소개>

1부 당신 계셨군요
어머니 1 | 어머니 2 | 어머니 3 | 어머니 4 | 어머니 5 | 어머니 6 | 어머니 7 | 어머니 8 | 어머니 9 | 어머니 10 | 받은 증거 1 | 받은 증거 2 | 받은 증거 3 | 받은 증거 4 | 받은 증거 5–김영일 옹翁 약전略傳 | 받은 증거 6 | 받은 증거 7 | 받은 증거 8 | 받은 증거 9 | 받은 증거 10 | 시인 가족 1 | 시인 가족 2 | 시인 가족 3–이세영 권사 | 시인 가족 4 | 시인 가족 5 | 시인 가족 6–임종희 장로 | 시인 가족 7 | 시인 가족 8 | 시인 가족 9 | 시인 가족 10

2부 당신입니다
가족사진 1 | 가족사진 2 | 가족사진 3 | 가족사진 4 | 가족사진 5 | 가족사진 6 | 가족사진 7 | 가족사진 8 | 가족사진 9 | 가족사진 10 | 결혼 일기 1 | 결혼 일기 2 | 결혼 일기 3 | 결혼 일기 4 | 결혼 일기 5 | 결혼 일기 6 | 결혼 일기 7 | 결혼 일기 8 | 결혼 일기 9 | 결혼 일기 10 | 행복 사전 1 | 행복 사전 2 | 행복 사전 3 | 행복 사전 4 | 행복 사전 5 | 행복 사전 6 | 행복 사전 7 | 행복 사전 8 | 행복 사전 9 | 행복 사전 10 | 생활 시편 1 | 생활 시편 2 | 생활 시편 3 | 생활 시편 4 | 생활 시편 5 | 생활 시편 6 | 생활 시편 7 | 생활 시편 8 | 생활 시편 9 | 생활 시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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