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헌재)가 29일 ‘신문 등의 자유와 기능보장에 관한 법률’(신문법)과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법률’(언론피해구제법)에 대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이 위헌 소송을 제기한 24개 사항에 대한 위헌 심사를 벌여 3개 사항에 대해 위헌·헌법불일치 결정을 내렸다.

▲ 민언련과 언론노조 주최로 지난 4월 3일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신문관계법 토론회. 이들은 신문관계법은 합헌이며 오히려 부족한 점을 개정하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이철우 기자

헌재는 이날 ▲시장점유율 30% 이상, 상위 3개사가 60%이상일 때 ‘시장 지배 사업자’로 지정하고 신문발전 기금을 지원받지 못하도록 한 것(신문법 17조, 34조 2항) ▲정정보도 청구를 법원판결이 아니더라도 가처분 판정으로도 가능하도록 규정한 것(언론중재법 제26조 6항) 등에 대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헌재는 또 신문법 15조 3항 ‘신문사 복수소유 제한’에 대해 “신문의 복수소유가 언론의 다양성을 저해하지 않고 오히려 기여할 수도 있는데 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있어, 필요이상으로 신문의 자유를 제약하고 있다”며 헌법불합치 의견을 내어 ‘개선입법’이 있기까지는 그대로 적용하게 됐다.

헌재는 ’시장지배 사업자‘규정에 대한 위헌 결정에 이유로 “신문업자의 평등권과 신문의 자유를 침해 한다”며 “시장지배 지위는 독자의 개별·정신 선택으로 형성되는 것인 만큼 불공정 행위를 초래할 위험성이 특별히 크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다”고 밝혔다.

헌재는 또 ’시장지배 사업자‘를 신문발전기금 지원 대상에서 배제한 것과 관련, “독자의 선호도가 높아 발행부수가 많은 신문사업자를 차별하는 것이므로 평등원칙에 위배 된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이어 “발행부수가 많은 신문사업자를 규제하려 한다면 사업자의 지배력 남용 유무를 조사해 그 남용이 인정될 때에만 추가 제재를 가하는 것이 취지에 맞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언론중재법 26조 6항에 대해, “진실에 부합하지 않을 개연성이 있다는 소명만으로 정정보도 책임을 지게 되므로 언론의 자유를 매우 위축시키며 언론사의 방어권을 심각하게 제약해 위헌이다”고 밝혔다.

헌재는 ‘신문의 방송 겸영 금지'(신문법 15조)와 ’신문기업 소유구조와 경영활동 관련 자료 신고·공개(신문법 16조)등 조항에 대해서는 합헌 결정을 내렸다.

독자의 자발적 선택? 불법 경품·무가지 제공 여전하다

언론노조는 29일 헌재의 결정과 관련해 성명을 내어 “시장지배 지위가 독자의 자발적인 선택으로 형성된 것이라는 주장은 여전히 거대신문들의 막대한 불법 경품·무가지 제공이 판을 치고 있는 신문시장 현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또 “발행부수만으로 시장지배력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다른 기준을 종합해 시장지배 사업자가 결정 된다”며 “헌재는 기초 사실관계까지 무시하고 위헌 결정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신문사 복수소유 제한’에 대한 헌법불일치 결정에 대해서도 “신문법 15조 3항은 신문의 복수소유를 일률적으로 금지하거나 필요이상으로 신문자유를 제약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이어 “한 신문의 50%이상 지분을 보유한 지배주주가 다른 신문 지분 50% 이상을 소유하지 못하게 하고 있을 뿐”이라며 “49.9%까지 얼마든지 소유할 수 있는 것인데 일률적으로 복수 소유를 금지하고 있다는 것은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앞으로 시장지배 사업자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신문법 개정안을 마련해 신문법과 언론피해구제법 개정을 벌일 계획이다.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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