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목) 진행된 마지막 시간은 지난 강좌들을 총 정리하고 종교개혁의 의미를 되짚어 보기 위해 ‘종교개혁이 남긴 과제들’이라는 주제로 토크콘서트가 진행됐다. ⓒ에큐메니안

 

‘미완의 기획, 종교개혁을 되돌아본다’라는 주제로 목요강좌를 진행하고 있는 한신대 신대원에서 마지막 강좌가 열렸다. 총 7회로 진행됐던 이번 목요강좌는 문헌학, 미술, 음악, 정치 등 다양한 측면에서 종교개혁을 조명하고 그 의미를 모색했다. 

 

29일(목) 진행된 마지막 시간은 지난 강좌들을 총 정리하고 종교개혁의 의미를 되짚어 보기 위해 ‘종교개혁이 남긴 과제들’이라는 주제로 토크콘서트가 진행됐다. 초청된 게스트는 안미정 목사(경동교회)와 전정희 기자(국민일보)가 게스트로 초청됐고 사회는 이동희 박사(한국학중앙연구원 선임연구원)가 맡았다. 

 

“안미정 목사의 교회 현장과 전정희 기자의 교회 밖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종교개혁을 되 돌아 보고 한국교회의 현황과 문제점, 나아갈 길을 모색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는 이동희 박사의 여는 말로 토크 콘서트가 시작됐다. 

 

이 박사는 먼저 두 사람이 가지고 있는 종교개혁에 대한 생각을 질문했다. 

 

안 목사는 “500년 전의 종교개혁은 부패한 교회를 개혁하고 부정의한 사회를 고발하고자 일어난 역사적 사건이지만 신학적인 면에서는 개인 구원만이 강조되어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진 결과를 초래했다”고 전했다. 또한 “윤리적 타락과 행함의 부재가 만연한 이 시대에 일으켜야 할 종교개혁의 기치는 ‘오직 믿음’이 아닌 ‘행함’에 있다”고 강조했다. 

 

전 기자는 “교회가 종교개혁을 바라 볼 때, 마치 루터를 예수님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루터는 신성을 가진 사람이라기보다는 사회가 갖고 있는 모순을 정확하게 꿰뚫고 잘못된 기존 질서를 혁파하려고 했던 훌륭한 개혁가이며 혁명가”라고 평가했다. 또한 “그러한 루터의 정신을 전하는 것이 또 다른 종교개혁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종교개혁 정신에 비추어 볼 때 한국교회가 갖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일까? 이 박사는 두 사람이 경험한 ‘교회 안의 현장’과 ‘교회 밖의 현장’에서 바라본 한국교회에 대해 질문했다. 

 

전 기자는 한국 교회를 ‘빙의한 개신교인들이 많은 곳’이라고 정의했다. 개신교인의 옷을 입고 ‘딴 짓’을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는 “제대로 신학 교육도 받지 않은 사람들이 쉽게 목사가 되어 물의를 일으켜 비 개신교인들에게 개신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준다”며 우려했다. 또한 “그러한 인식을 심어주는 데 미디어가 큰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미디어 장악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9년간 경동교회에서 여성 부목사로 시무해 온 안 목사는 한국교회가 갖는 문제점으로 ‘여성 목회자에 대한 차별’을 꼽았다. 안 목사는 “법적으로 그렇지 않다 해도 정서적인 면에서 여성 목회자에 대한 차별이 심하다”며 “경동교회에 내가 청빙되기 까지 박종화 목사님(현 담임목사)이 장로님들을 설득하느라 1년이 걸렸다. 나를 보기 전부터 여자라서 안된다는 선입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안 목사는 목회자 간의 수직적 구조도 문제점으로 언급했다. 담임목사는 부목사를, 부목사는 전도사를, 또 전도사는 신학생을 존재감 없이 여기는 아이러니한 구조가 교회 안에 있는 것. 이에 대해 안 목사는 “가톨릭의 수직적 구조를 타파해서 생겨난 프로테스탄트가 그러한 모습이 남아 있다는 것은 종교개혁의 정신이 교회 현장의 밑바탕에 전혀 남아있지 않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한편, 루터는 진보적이었을까? 종교개혁가 들이야 말로 가장 ‘보수적인 원점’으로 돌아가고자 했던 보수파가 아닐까? 이 박사는 그들이 돌아가고자 했던 ‘원래 기독교 복음의 정신’에 대해 질문했다.   

 

전 기자는 가뭄난에 대해 취재하기 위해 시골교회를 방문했던 경험을 이야기 했다. “시골 교회 목사님들은 충분히 기술적인 노력을 기울이기보다 가장 먼저 기도하는 모습 보이셨다”며 어려움 속에서도 위기를 모면하는 ‘지식’이 아닌 하나님께 무릎 꿇는 ‘겸손함’을 기독교 복음의 정신으로 꼽았다. 

 

안 목사는 “복음을 받아들인 사람들은 기득권층이 아니라 어떤 계층에도 속하지 않았던 사람들 이었다”며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들어진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사람대접 받는 것이 바로 복음”이라고 설명했다. 안 목사에 따르면 복음은 결국 사람됨을 귀히 여기는 것이며 나아가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이 연결되는 것이다. 

 

토크 콘서트는 한국교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전 기자는 감자탕 교회의 조현삼 목사를 올바른 목회자상으로 언급하며 한국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조현삼 목사는 매주 모아진 헌금을 구제활동에 사용하고 있으며, 특히 자연재해로 어려움을 겪는 주변국 구호에 참여하고 있다. 전 기자는 “조 목사님이야 말로 자기를 드러내지 않고 어려움이 있는 곳에 반드시 계시는 분”이라며 “한국교회의 많은 목회자들이 롤 모델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안 목사는 한국교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신학교육의 방식과 구조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래의 목회자는 단순히 설교나 기도나 영성개발 외에도 평신도 수준을 뛰어넘을 수 있는 전문적 식견과 안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신학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안 목사는 “신학 교육은 신학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폭 넓은 식견 안에서 방향을 찾아가야 한다”며 “이것은 개인의 노력만이 아닌 교육 구조 개선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한신대 신대원 목요강좌는 9월 3일부터 10월 29일까지 총 7회의 강좌로 진행됐다. 종교개혁은 단 한번으로 완성되지 않은 ‘미완의 개혁’이자 오늘을 살아가는 신앙인들이 완성해야할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