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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행군<이수호의 우리교회>
이수호 | 승인 2015.11.04 02:16
   
 
11월 들자 날씨가 추워졌다
오묘한 계절의 변화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모양이다
그런데 여기에 대응하는 생명체들의 진화는
좀 특별한 것 같다
가을모기도 그 중 하나다
모기의 주 활동 시기는 여름이다
오죽하면 처서 지나면 모기 주둥이도 비뚤어진다는
속담까지 생겼을까
그런데 요즘 모기는 별나다
가을 되면서 사람에게는 더 극성이다
주둥이가 비뚤어지기는커녕 앵앵 소리는 더 극성이고
손목이든 다리든 스치고 지나가기만 해도
가려워서 잠들 수가 없다
생각해 보니 이유는 하나
사람만이 너무 따뜻하게 지내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사람의 방으로 모기도 몰려오는 것 같다
그러나 그래봤자 이제 며칠
기온이 이렇게 떨어지기 시작하면
주둥이가 비뚤어지는 게 문제가 아니라
날개도 힘이 빠져 날지도 못하고
어느 문틈 구석에 박혀 
조용히 한 생애 최후를 맞으리라
그게 자연의 섭리요 인생이다
잘나봐야 그거요 흥분해봐야 그거다
우주와 역사의 시간은 더함도 덜함도 없다
바꿀 수도 없고 바꿔지지도 않을 나라의 역사를
역사책을 바꿔 장난치려는 무리들
가을모기를 보는 것 같아 안쓰럽다
돌아보면 나도 그렇다 
우리교회를 쓴다고 낑낑거린 지도 
벌써 1년이 다 돼 간다
나로서는 고난의 행군이었지만
누구에게는 앵앵거리는 가을모기 소리였으리라
근심걱정을 나누는 배려가 아니라
은근히 나 잘난 척하는 오만이었으리라
이제 또 다시 조용히 무릎 꿇고
더 겸손히 더 낮은 자세로 더 힘든 곳
작은 교회 우리교회로 가야겠다
 

   
▲ 필자 이수호.

 

 

 

그는 전 전교조 위원장, 전 서울시 교육위원, 전 민주노총 위원장, 전 방송문화진흥회(MBC) 이사, 전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전 박원순 서울시장 공동선거대책위원장, 현 한국갈등해결센터 상임이사로 활동 중에 있다.

이수호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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