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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소음, 사기의 차이<김서정의 하루 3분 글쓰기 교실>
김서정 작가 | 승인 2015.11.11 14:11
아들 : 그러면 연설 자체의 고유한 규칙과 단어 사용의 규칙을 설명해 주시죠.
아버지 : 표현의 종류 중 하나는 그 자체로 [마음에서] 흘러나온 것, 다른 하나는 통어(統語)-조제(調製)된 종류이다. 전자는 개별 단어에 있고, 후자는 연결된 단어에 있다. 개별 단어는 발견되는 것이고, 연결은 배치를 통해서 성립되는 것이다. 그리고 개별 단어 중 일부는 자연적으로 태어난 것이고, 일부는 만들어진 것이다. 자연 태생 단어는 감(識相)을 표기한 것이고, 신조어는 자연 단어를 기반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것인데, 단어의 유추나 모방이나 굴절-곡용이나 복합을 통해서 만들어진 단어이다.

- <수사학>(키케로 지음)에서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위의 구절은 키케로가 연설가에게 필요한 고유한 힘 다섯 가지, 즉 발견, 배치, 표현, 연기, 기억 가운데 ‘표현에 대하여'에 나오는 부분이다. 그리스 시대부터 발달한 수사학의 핵심은 세 치 혀나 잘 다듬어진 글로 내 마음을 상대방의 마음에 심는 것이다. 그 출발은 내 마음에서 나온 개별 단어를 있는 그대로 발견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 진정성이 없으면 아무리 논리적이고 감동적으로 단어를 배치한다고 해도 듣는 이의 입장에서는 소음에 불과하다. 아니 적의를 품게 할 수도 있다. 역시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는 단어로 시작하면 표현, 연기, 기억이라는 수사는 사기로 전락할 수도 있다. 물론 그릇된 수사에 넘어가는 사람들도 부지기수이지만, 그것은 듣는 이의 자기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내 마음, 내 생각, 내 행위를 타인의 마음에 심기 위해 처절하게 움직이는 현대인들, 그 출발은 현재의 내 마음을 직시하는 길이 아닐까?

 

   
▲ 김서정 작가

1966년 강원도 장평에서 태어났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2년 단편 소설 <열풍>으로 제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장편 소설 《어느 이상주의자의 변명》, 어린이 인물 이야기 《신채호》, 《김구》, 《마의태자》 등을 썼고, 북한산 산행기로 산문집 《백수 산행기》, 먹거리와 몸을 성찰하는 에세이 《나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다이어트》, 평화 산문집 《분단국가 시민의 평화 배우기》, 글쓰기 강의인 《나를 표현하는 단숨에 글쓰기》를 지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출판 편집일과 글쓰기 그리고 글쓰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김서정 작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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