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는 미지(未知)의 관계를 기지(旣知)의 관계로 환원시킬 때 큰 가치가 있는 표현법이다. 우화(寓話, Parabel)나 우의(寓意, Allegorie)로 발전하기도 하는 보다 상세한 비유 역시 어떤 관계를 가장 간단하고 구체적이며 알기 쉬운 서술로 환원시키는 표현법일 뿐이다. 심지어 모든 개념 형성은 기본적으로 비유에서 출발한다. 여러 사물의 비슷한 점을 파악하고 비슷하지 않은 점을 내버리는 것에서 개념 형성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어떤 종류의 이해를 막론하고 이해란 결국 관계의 파악이 그 본질인 것이다.
- <쇼펜하우어의 문장론>에서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20대에 글을 쓰겠다고 작심하고는 제일 먼저 한 일이 서점에 들러 최신판 국어사전을 산 것이었다. 얼마 뒤 우리말을 잘 알아야 하지 않겠냐며 <우리말 갈래 사전>도 구입했다. 그러고 보면 요즘 사람들 얇은 종잇장을 넘기는 맛을 모른다. 검색하면 되니까. 문제는 단어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해도 검색하지 않고 그냥 감으로 넘어가는 것이지만 말이다. 직업 때문인지 지금도 단어의 의미가 헷갈리면 곧바로 네이버 국어사전 등에 들어가 압축된 문장을 한참 들여다본다. 거기서 그 단어가 오랜 세월을 거쳐 어떻게 비유되었는지를 고민해본다. 한 단어를 설명하기 위해 얽히고설킨 단어의 관계를 농밀하게 추적해본다. 그러고는 상상도 해본다. 나름 재미있다. 어제는 단어가 아니라 트립티 카페에 모인 사람들의 관계를 생각해보았다. 연령, 직업 모두 달랐다. 참여 동기도 달랐다. 그래도 5명의 참석자는 관계를 맺었다. 글쓰기라는 멋진 끈으로 말이다. 처음 1명이라 약간의 부담도 있었지만, 모이고 모여 5명이 되었고, 2기 강좌는 힘차게 돛을 달았다. 한 달 동안 우리만의 개념을 잘 만들어 봐야겠다.
1966년 강원도 장평에서 태어났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2년 단편 소설 <열풍>으로 제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장편 소설 《어느 이상주의자의 변명》, 어린이 인물 이야기 《신채호》, 《김구》, 《마의태자》 등을 썼고, 북한산 산행기로 산문집 《백수 산행기》, 먹거리와 몸을 성찰하는 에세이 《나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다이어트》, 평화 산문집 《분단국가 시민의 평화 배우기》, 글쓰기 강의인 《나를 표현하는 단숨에 글쓰기》를 지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출판 편집일과 글쓰기 그리고 글쓰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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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정 작가 kims44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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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대300에 씁쓸해 하는 동료들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