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시절부터 철학을 공부하고 싶어 했다. 내가 누구인지 궁금했기에. 그 무렵 대학생 형을 둔 덕분으로 니체를 읽을 수 있었다. 깨알 같은 글씨로 쓰여 있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완독했다. 그 뒤 간간이 니체를 읽다가 평전인 <니체 극장>을 읽고는 니체를 잊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한 세상 나름의 줏대를 가지고 치열하게 사유하고 글을 쓰다 가신 분이구나! 그런데 <니체의 문장론>이라고 엮은 책에서 위의 글을 보고는 그가 다시 중요 인물로 다가왔다. 글쓰기에서 중요한 것이 자신감인데, 그가 대표성을 가지고 있었다. 살아생전 빛을 못 본 글들을 열심히 쓴 원동력은 자신과 세상을 깊이 있게 성찰하겠다는 자신감의 발로였다. 나도 그 과정을 밟으려고 애쓰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시건방지게 들리겠지만, 니체가 어렵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는 그만의 방법으로, 나는 나만의 방법으로 글쓰기를 하는 것이니까! 이걸 감지하고 있으면 어떤 글도 해독 가능하다. 사람마다 생각의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