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6일(목)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열린 촛불교회의 257차 기도회는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경찰진압 규탄 기도회로 진행됐다. ⓒ에큐메니안

지난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고 쓰러져 의식불명으로 입원한 백남기 씨(68)를 위한 종교계의 기도회가 이어지는 가운데, 촛불교회(최헌국 목사)가 백남기 씨의 쾌유와 당시 경찰진압을 규탄하는 기도회를 가졌다.

촛불교회의 257차 기도회는 지난 26일(수)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열렸다. 이날 급격히 기온이 떨어지며, 눈까지 내리는 영하권의 날씨가 밤이 되면서 더욱 매서워 졌지만, 20여명의 참가자들은 백남기 씨의 쾌유를 기원하며 촛불을 들었다.

▲ 증언을 전한 전국농민회총연맹 김영호 의장. ⓒ에큐메니안

이날 시대의 증언을 전한 전국농민회총연맹 김영호 의장은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촛불교회에서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위해 기도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 기도문을 들어보니, 너무 가슴이 저리고, 농민들의 절절한 마음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았다”며 인사를 전했다. 

그는 “백남기 씨는 11월 14일 이후, 미동도 없이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지해서 호흡과 맥박만 있는 위중한 상태”라며 백남기 씨의 현재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정부가 대한민국 국민을 죽이려 했고, 대한민국 정부가 대한민국 농민을 죽이려 했다. 수십 년 간 농사를 지어도 본전도 못 찾는 그런 농업정책 속에서 함께 살자고하는 농민들에게 물대포를 쐈다”며 지난 민중충궐기 당시 경찰진압을 ‘살인적 진압’이라고 규탄했다. 

김 의장은 “국민의 재산과 안전을 제일 먼저 보호 해야하는 정부가 저지른 이번 사태는 어떤 이유로도 설명할 수 없다. 반드시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며 “살게 해달라고 외치는 것이 왜 폭력인가? 농민을 못살게 만드는 정부정책이 폭력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농민들이 힘들고 어렵지만, 끝까지 잘못된 정부정책에 맞서겠다”며 함께해줄 것을 호소했다.

말씀을 전한 최헌국 목사는 “평화적 집회와 행진을 경찰들은 차벽으로 가로막았고, 최루액이 섞인 물대포를 마치 IS집단이 테러를 강행하듯 직사로 쏘아댔다.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병원으로 입원했고, 급기야 백남기 씨는 이에 의식을 잃고 사경을 해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세월호 참사 당시 304명의 생명을 구하지 못한 정부가 민중총궐기 당시 농민 한 분을 자칫 죽음으로 내모는 살인행위를 보게 되었다”며 “이것은 농민 한명을 해하려는 것을 넘어, 집회에 참여한 10만 이상의 시민을 죽음으로 내몰려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목사는 “집회와 시위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보장된 시민의 권리지만, 정부와 여당은 불법운운하며, 백남기 씨에 대해 안타까워하거나 그의 쾌유에 대한 어떠한 태도도 취하지 않고 있다. 이는 반생명적인 사고”라고 전했다. 

▲ 설교를 전하고 있는 최헌국 목사. ⓒ에큐메니안

 그는 “우리는 이런 일을 보며 다시 한 번 성서의 말씀을 깊이 새겨야 한다”며 아모스 5장 24절의 ‘공법을 물 같이 정의를 하수 같이 흐르게 하라’라는 구절을 들었다.

“물이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처럼 정의 역시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삶의 양식이다. 또한 물의 흐름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것처럼 정의는 강한 자에게서 약한 자에게로 흘러가야 한다. 이 흐름이 막히면 우리가 살 수 없듯이 우리는 정의를 세워나가는 일에 더욱 힘을 모아야 한다”

이날 기도회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공동축도로 모든 순서를 마쳤으며, 서대문 경찰청에서 시작해 광화문 광장과 종로 1가로 이어지는 촛불기도 순례를 통해 노동개악 저지와 세월호 참사 진실규명 및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기원하는 기도를 이어나갔다.

▲ 촛불교회에 참여한 참가자들. ⓒ에큐메니안

▲ 참가자들이 경찰청을 향해 민중총궐기 당시의 진압에 대한 규탄과 책임자 처벌에 대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에큐메니안

박준호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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