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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강도 만난 민중의 벗이다"호죽 고 정진동 목사 8주기 추모식 열려
편집부 | 승인 2015.12.14 14:53

하루 종일 비가 내린 10일(목) 오전 11시, 국립 5.18광주망월민주묘역에서는 청주지역 민주화와 노동, 인권운동에 큰 족적을 남긴 호죽 고 정진동 목사의 8주기 추모식이 엄숙히 거행되었다.

   
 
이 추모행사는 호죽 정진동 목사추모사업회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주최, 민중교회선교연합 일하는예수회 주관으로 오십여 추모객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추모객들은 5ㆍ18민주화운동추모탑 앞에서 분향과 묵념, 묘역 참배, 추모예배 순으로 고인 삶과 뜻을 기렸다. 이 행사는 마침 세계인권의 날과 겹쳐 그 의미를 더하였다.

   
 
이날 추모예배의 설교를 맡은 유승기 목사(군산 돌베개교회)는 "생각건대 이 시대 많은 목회자는 예수의 사마리아인의 비유에 나오는 제사장이나 레위인 같은 모습조차도 아닌 것 같다. 그들은 강도 만나 피투성이 된 채 신음하던 사람을 외면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가던 길을 그냥 갔을 뿐이다. 하지만 오늘날 목회자들은 강도 만난 자를 외면하는 건 고사하고 가난하고 힘없는 이웃들에게 강도와 같이 피해를 안기고 있다. 반면 정진동 목사님은 40여년 간 초지일관 농민, 노동자, 도시빈민과 함께 하며 좋은 벗이 되어주셨다."고 회고하였다.

   
 
실제로 정진동 목사는 1972년 청주 도시산업선교회 실무 목사로 취임한 이래 뇌경색으로 쓰러진 2005년까지 줄곧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곁을 지켰다. 그 과정에서 30여 차례의 연행과 가택수색, 서울 YWCA 위장결혼식 사건 등으로 옥고를 치렀으며, 유신독재 시절에는 큰 아들을 의문사로 잃는 큰 아픔을 겪기도 하였다.

 어느 해 YMCA 대학부 초청을 받아 "대부분의 교회가 십자가의 길을 간 갈릴리 예수를 버리고 자본화되었다"고 비판하는 강연을 하자, 정보원들이 그것을 빌미로 이간질해 노회와 청주기독교연합회에서 목사직을 면직 당하고 제명된 일도 있다.

민주노총 충북지역 본부와 시민단체들은 호죽 정진동 목사의 뜻을 기리고자 2008년 '호죽노동인권센터'를 개소해 비정규직과 여성, 이주노동자 등의 무료법률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청주도시산업선교회는 1976년부터 정진동 목사와 더불어 헌신한 조순형 전도사(67세)가 여전히 실무자로 일한다.

다음은 추모예배 때 낭송된 서덕석 시인(성남 열린교회 목사)의 추모시이다.

겨울나무 밑에서 호죽의 음성을 듣다

병신년 겨울은 우라지게 더럽고 춥기만 하다
평생직장이라고 믿었던 회사에서 잘리고 난 뒤
두서너달짜리 노가다나 경비직으로 겉돌다가
안방에서 바보상자만 바라보는 신세가 되니
이놈의 세상 믿을게 하나도 없더란 말이시
오기를 품고 도끼랑 낫 챙겨 뒷산 나무등걸을 냅다 쪼아본다
"노동자 살길은 오직 단결과 투쟁 뿐"이라던
호죽목사님 외침이 귓전을 때려
나무등걸 쪼던 낫 던져 놓고
총파업 민중궐기대회에 가려고 버스에 올라탄다
광화문에 울려 퍼지는 천만 노동자의 외침 속에
나의 울부짖음을 토해낸다
"노동자 다 죽이는 노동개악 중단하라"
40년 전 한국의 예수 전태일이 외치던
"노동자도 사람이다, 근로기준법 지켜라"는
단발마가 여전히 되풀이 되는데
이곳이 정녕 21세기 대한민국이 맞나,
대통령을 참칭하는 유신공주가
창조경제라면서 재벌 살 찌우기에 골몰하고
국민통합한다면서 편 가르기에 바쁘구나
친일독재에 면죄부 주는 역사쿠데타를 획책하고
국가안보라며 부실한 미제 전투기를 사들이네
헬,  대~한민국 망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나라
노동자를 배반한 자본이 언제까지 몸을 불릴까?
예수를 죽인 교회가 계속 번창하기만 할까?
진실을 감추고서
국민들을 속이는 정권이 승승장구하기만 할까?
이 기막힌 배신을 허용하는 그대들은 또 누구인가?
그대는 정녕 누구인가?

편집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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