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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민중신학회 12월 세미나가 14일(월) 이제홀에서 열렸다. ⓒ에큐메니안 | ||
한국민중신학회(총무 최형묵 목사)가 12월 세미나가 지난 14일(월) 이제홀에서 열렸다. ‘말씀과 말의 화/쟁(和/諍)- 이성복의 시론(詩論)으로부터’ 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는 前 월간 <기독교 사상> 편집장인 이정희 목사가 발제를 맡았다.
이 목사는 “이성복 시인에게 신학적 세례를 주려는 것이 아니라 이성복 시인의 시론에서 ‘말’(언어)에 대해 말하고 있는 말들을 절단, 채취하고 편집해 나의 신학적 거울 앞에 세워보려 한다”며 발제의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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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제를 맡은 이정희 목사 ⓒ에큐메니안 | ||
예수의 ‘말’과 메시아의 ‘말씀’은 왜 화/쟁(和/諍)할 수 밖에 없는가? 이 목사는 이에 대해 “예수의 ‘말’이 메시아 ‘말씀’으로 ‘성화’하는 순간 일어나는 쟁론의 밀림을 관통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목사에 의하면 결국 신학은 말씀으로, 말씀 안에서, 말씀 위에서, 말씀에 대해, 말씀 너머로 ‘말’의 무늬를 짜나가는 것이다. 이 목사는 이러한 ‘말 짓기’에서 신학이 ‘말’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고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天國은 말 속에 갇힘
天國의 벽과 자물쇠는 말 속에 갇힘
감옥과 죄수와 죄수의 희망은 말 속에 갇힘
말이 말 속에 갇힘, 갇힘 말이 가둔 말과 흘레 붙음, 얼싸
이성복,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中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이 목사는 이성복의 시론으로부터 하느님 나라는 말 속에 ‘갇혔음’을, 또한 말 속에 갇힌 하느님 나라를 풀어 놓을 ‘말씀-굿’판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 목사는 ”신학의 장(場)안에서 그 굿은 끈질기게 벌어지고 있고 이성복의 시를 기웃거리고 가로지르는 것은 그 굿판에 감흥을 더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말’이 신학의 장(張)이 생산해낸 사유와 담론을 쉽게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를 쓰는 건 말의 수로(水路)를 만들어주는 거예요, 시를 통해 말은 자연스럽게 나를 통과할 수 있어요. 억지로 말을 끌어당기면 안돼요. 기다리고 지켜보는 게 내가 할 일이에요.” 이성복, <무한화서, 15>
이 목사는 “결국 문제는 이 시의 자리, 시 쓰기의 자리”라고 전했다. 그는 “이성복은 시작(詩作)이란 지금, 이 자리에서 하찮은 것들의 정체를 밝혀 그들의 성스러움을 되찾아 주는 것<네 고통, 61> 이라고 했다”며 “이는 민중신학의 명제와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목사에 따르면 이성복은 스스로 요한복음 1장 5절-6절을 스스로 해석하고 성찰하기도 하면서 신학의 중핵(中核)을 슬쩍 찌르는데 이른다.
“모든 종교는 궁극적으로 언어로써 언어를 벗어날 수 있다는 믿음 위에 존재한다. 말을 바꾸자면 그 믿음 위에 서 있는 모든 사유들은 종교적이다. 그러나 실상 모든 종교적 사유들은 가상 공간 속의 가상 공간이며 가상 공간의 자기 재생산이라 할 수 있다. 지상에서 아무리 멀리 던져 올린 돌팔매라도 지상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이성복, <무한화서,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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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터 벤야민의 생각과 더불어 이성복의 시론을 “히브리적 이념, 히브리적 상상력으로 매긴다”는 이 목사는 “나에겐 그곳이 곧 말씀과 말의 화/쟁(和/諍)의 굿판”이라고 전했다.
발제가 마무리 된 후 신학대학 교수, 학생, 한국민중신학회 회원 등 다양한 참여자들의 자유로운 토론이 이어졌다.
* 각주설명 1) 진리는 말을 떠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리는 말에 의존해 나타난다
김령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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