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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겨울, 마굿간 사람들광화문 농성장 탐방기
김령은 | 승인 2015.12.17 16:22

본격적으로 대한민국에 겨울이 시작됐다. 지난 16일(수)은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5℃를 기록했다. 요즘 매일 이침은 ‘올해 들어 가장 추운 아침’이 되고 있다.

높은 건물들 사이로 칼바람이 부는 광화문에도 겨울이 찾아왔다. 봄부터 가을까지 뜨거운 투쟁의 현장을 온 몸으로 지켜냈던 광화문 농성장의 사람들은 어떤 겨울을 보내고 있을까? 국가 인권위원회 옥상 광고탑에서, 세월호 광장에서, 광화문 지하철역사 안에서 어느 때보다도 추운 겨울을 나고 있을 그들을 찾아가 봤다.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옥상 전광판에는 노란 깃발이 나부끼고 있었다. 고공농성 189일째. 189일전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올라간 최정명, 한규협 씨는 잘 있을까? 건물 앞 마련된 농성 천막을 지키고 있는 김기삼 씨(경기진보연대 소속)는 “한 때 제약이 있었던 생필품 전달은 이제 올려보낼 수 있게 되어 방한 용품 등은 갖추고 있는 상태”라며 “그것보다도 사측과의 협상에 진전이 없어 심적으로 불안한 상태”라고 전했다. 김 씨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안에 내려올 계획이 없다”며 두 사람을 대신해 투쟁의 의지를 전했다. 

한편, 고공농성 돌입 200일이 되는 날 기아자동차 비정규직노조는 장그래운동본부 연대해 희망버스를 운행하기로 했다. 희망버스는 26일(토) 오후 2시 한남동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출발해 풀무원 고공농성자들이 있는 여의도 파천교와 국회를 거쳐 27일(일) 오전 8시에 국가인권위원회 건물로 복귀할 예정이다.

   
 
국가인권위원회 건물을 거쳐 세월호 광장으로 가는 길에는 다양한 농성장들을 비롯해 건널목 한편에서 1인 피켓 시위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김석채 씨(향린교회)는 혼자 1인 피켓시위를 하러 나왔다가 같은 주제로 시위를 하고 있는 스님을 만나 함께 연대하고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불법 선거 의혹은 이제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주제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 씨는 “그래서 더욱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서있다”고 밝혔다.

   
 
   
 
   
 
   
 
세월호 광장 부스들은 매서운 바람을 피해 문을 꼭 닫은 채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세월호 특조위 청문회가 진행되고 있었던 이 날, 부스 한켠에서는 청문회를 실시간으로 중계해주고 있었다. 광장을 찾은 시민들은 분향 한 뒤 추운 날씨에도 서서 청문회를 지켜봤다.

   
 
   
 
노란리본공작소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둘러 앉아 바쁜 손길로 리본을 만들고 있었다. 모두 자원봉사자들이라고 했다. 부스 관계자는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부스를 찾아주고 있다”며 “세월호 광장을 지나가시는 분들이 누구나 자유롭게 오셔서 노란리본을 만들고 가실 수 있다”고 전했다. 노란리본공작소는 노란리본을 만들어 전국에 배송하는 일을 하고 있다. 배송료만 부담하면 어디서든 노란리본을 받을 수 있다.

   
 
   
 
광화문역으로 다시 돌아오는 길, 광화문역을 지나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봤을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폐지 공동행동의 농성장이 있다. 이들은 지난 2012년 8월 장애 등급제, 부양의무제 즉각 폐지를 호소하며 100만인 서명운동과 함께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로 인해 장애인, 빈곤층에 적지 않은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계자는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에게 필요한 만큼의 인간다운 권리를 제공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살만한 나라인지에 대한 척도”라며 “장애와 빈곤은 개인의 책임이 아닌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하는 사회문제”라고 호소했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아픔의 외침은 추운 겨울이 찾아온 광화문에서 계속되고 있다. 비단 광화문 뿐이겠는가. 여의도 국회 앞 광고탑(화물연대 풀무원분회 노동자 고공농성), 종로구 삼표그룹 본사 앞 (동양시멘트 해고노동자 무기한 상경 노숙농성) 삼성 본관 정문 앞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들 노숙농성).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 (콜트콜텍 기타노동자 노숙․단식농성) 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곧 성탄절이 다가오는 이때, 그리스도가 오실 마굿간은 어디인가?

김령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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