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시간, 1분! 지난 일주일 동안 느꼈던 감정들을 아래에 모두 써보자. (------------) 당신은 몇 가지 감정을 써넣었는가? 만약 7개 이상 쓰지 못했다면, 당신 역시 앞의 사례에서 본 진성 씨처럼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읽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당신이 감정을 못 느꼈기 때문에 감정에 대해 쓰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감정을 느꼈지만 스스로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것뿐이다. … 감정은 느껴지는 종류에 따라 각각 고유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들을 한번 살펴보자. 감정에 대한 어휘력을 높이면 내 안의 감정을 더 쉽게 인식하고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 <감정을 다스리는 사람,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에서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낙담, 반가움, 가중된 긴장감, 초조함, 어이없음, 짜증, 허탈함….” 일주일도 아니고 딱 1시간 동안에 가진 나의 감정들이었다. 지난 토요일 글쓰기 야외수업 때였다. 낙담(비가 와서), 반가움(수강생을 보니), 가중된 긴장감(낯선 이도 함께해야 하니), 초조함(빨리 다른 장소로 가야 하는데), 어이없음(최규식 동상과 정종수 추모비), 짜증(안내해야 할 내용이 떠오르지 않아), 허탈함(창의문 밖에 들어서는 치킨집들). 이렇게 그날의 감정을 선명히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의식적으로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기 위해 나선 길이었기 때문이었다. 일상에서도 이처럼 섬세히 감정을 느끼면 피곤할 듯싶지만, 꼭 그렇지 않다. 노력을 통해 익숙해지면 삶이 풍요로워진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관계가 가까워지든 멀어지든 거기에서 오는 감정을 잘 인식해내면서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감정을 글로 표현해보면 더할 나위 없다.

▲ 김서정 작가 1966년 강원도 장평에서 태어났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2년 단편 소설 <열풍>으로 제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장편 소설 《어느 이상주의자의 변명》, 어린이 인물 이야기 《신채호》, 《김구》, 《마의태자》 등을 썼고, 북한산 산행기로 산문집 《백수 산행기》, 먹거리와 몸을 성찰하는 에세이 《나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다이어트》, 평화 산문집 《분단국가 시민의 평화 배우기》, 글쓰기 강의인 《나를 표현하는 단숨에 글쓰기》를 지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출판 편집일과 글쓰기 그리고 글쓰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김서정 작가  kims44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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