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마치막 촛불교회가 17일(목)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하이디스노동자들의 직장폐쇄 철회와 복직을 위한 기도회로 열렸다. 이날로 260회차를 맞은 촛불교회는 이번 기도회를 마지막으로 2016년 상반기까지 동계 휴지기에 들어 갈 예정이다. 

기도회는 시편 9편을 함께 읽는 것으로 시작됐다. 모인 이들을 대표해 기도한 오재석 씨(촛불교회실무위원,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는 “지난 주 세월호 1차 청문회를 통해 불의와 폭력이 입맞추는 현실을 목격했다”며 “우리의 작은 책임 외면이 세월호를 침몰시키고 대한민국을 침몰시키고 있다”고 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사람답게 살수있는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는 힘을 달라”고 호소하며 “먹보에 술꾼, 비정규직과 해고자 그리고 죄인들의 친구이신 그리스도 예수의 이름으로” 기도드렸다.

▲ 하이디스 노동자들을 대표해 시대의 증언을 맡은 최지은 씨 ⓒ에큐메니안

하이디스 해고노동자를 대표해 시대의 증언을 전한 최지은 씨(하이디스 대의원)는 “지금은 비록 거리에서 노숙 투쟁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평범한 노동자이고 누군가의 남편, 아내”라며 “내일 7살 난 막내 아이의 현장학습에 도시락도 싸주지 못하고 거리에 나와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 씨는 “하지만 그 아이가 오히려 나를 응원해 주고 있다”며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고 자신의 배불리기에만 급급한 그 회사가 나쁘다는 것을 어린아이도 알고 있다”고 규탄했다. 최 씨는 “끝까지 싸워 일할 권리를 되찾을 것”이라며 모인 이들에게 관심과 응원과 지지를 부탁했다.

두 번째 시대의 증언을 맡은 조헌정 목사(촛불교회운영위원장, 향린교회)는 “평화의 왕”이라는 제목으로 누가복음서에 기록된 예수탄생의 이야기를 전했다. 조 목사는 “예수 탄생의 소식을 처음으로 들었던 목자들은 밤늦게 까지 일하는 고용된 노동자들이었다”며 “그 당시 베들레헴에서 사회적으로 낮은 층에 속하는 사람들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조 목사는 “오늘날의 목자들은 아마 24시간 편의점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이나 해고된 상태에서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일 것”이라며 “바로 그들에게 하늘나라의 복음이 들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낮은 자리에 처해 있는 사람들에게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이 찾아온 것처럼 하이디스 해고노동자들에게도 하늘의 평화가 내리길 기도한다”는 말로 말씀을 마무리했다.

모인 이들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의 사귐이 우리 모두와 함께 하시길” 바라는 공동축도로 예배를 마쳤다.

▲ 외치는 기도, "하이디스 노동자들의 직장폐쇄를 철회하라!" ⓒ에큐메니안

2015년 마지막 촛불예배를 마치며 최헌국 목사(촛불교회 실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노동현안들이 많은데 개인적으로 찾아갈 수는 있었지만 촛불교회 이름으로 찾아가 기도해드리고 격려해드리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특히 여의도 쪽에 있는 농성장을 많이 찾아가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편, 촛불 교회는 휴지기 동안에도 공식적인 예배는 멈췄지만 ‘별이 된 아이들을 위한 성탄 콘서트’ (12월 24일 목요일 7시 30분, 세월호 광장),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및 경찰청장 파면 촉구 촛불 문화제’ (매일저녁 7시, 서울대병원 대학로 방향 정문 앞), 용산참사 7주기 추모기도회 (1월 14일 목요일 7시 30분)로 모일 예정이다.

또한 19일(토)에 촛불교회는 열릴 3차 민중총궐기에도 참여한다. 최 목사는 “평화적으로 집회가 진행됐던 2차 때와는 달리 집회가 불허된 상황에서 3차 민중총궐기는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지만 그동안 약속했듯이 맨 앞에서 물대포를 맞고 강력하게 집회시위 보장을 요구할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 DSN의 응원가, '달리기', 와 'Hero'를 불렀다 ⓒ에큐메니안

▲ 촛불교회에서 하이디스 해고노동자들에게 성금을 전달했다 ⓒ에큐메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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