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을 잘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유의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분명해진다. 당신이 잘 아는 일에 관해서 말하라는 것이다. 이 점은 너무나 당연해서 말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제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뻔한 원칙을 지키지 못하는지 한번 생각해보라. 많은 사람들이 별로 잘 알지 못하는 주제를 꺼냈다가 2가지 면에서 위기를 맞는다. 1) 만일 그 주제에 관하여 청중이 당신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면, 그들은 금방 지겨워할 것이다. 2) 당신이 그 주제에 관하여 어딘가 불편하게 여긴다면, 당신의 행동 역시 어색할 수밖에 없다.

- <대화의 신>에서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오래 묵은 장이 맛있듯이 글 또한 오랜 숙성을 거쳐야 군더더기들이 걸러지고, 주제에 맞는 단어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참맛을 내고, 그랬을 때만이 감동의 여운을 짙게 드리울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긴 글쓰기를 할 경우이고, 나를 직시하면서 감정을 조절하는 글쓰기를 할 때는 풋내가 물씬거려도 상관없다. 몸과 함께하는 감정은 몸의 세포 분자, 뇌의 신경전달 물질 등이 단 한 순간도 멈추지 않듯이 감정 또한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난 하루든, 일주일이든 그 기간에 벌어진 감정의 본모습을 가급적 실체에 가깝게 인지해 글로 적어야만 묵은 감정이 되지 않고, 그래야만 감정의 더께가 내 안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마음이 비워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오랜 시간에 걸쳐 이야기하려면 다양한 사례들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때 욕심을 내어 내게 덜 익은 내용을 건드리다가 진땀을 흘리며 아득해진 적이 있다. 무엇보다 수강생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정말 인용하고 싶은 이야기, 그것을 더 깊게 탐구하는 나날을 보내야겠다.

▲ 김서정 작가 1966년 강원도 장평에서 태어났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2년 단편 소설 <열풍>으로 제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장편 소설 《어느 이상주의자의 변명》, 어린이 인물 이야기 《신채호》, 《김구》, 《마의태자》 등을 썼고, 북한산 산행기로 산문집 《백수 산행기》, 먹거리와 몸을 성찰하는 에세이 《나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다이어트》, 평화 산문집 《분단국가 시민의 평화 배우기》, 글쓰기 강의인 《나를 표현하는 단숨에 글쓰기》를 지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출판 편집일과 글쓰기 그리고 글쓰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김서정 작가  kims44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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