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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 즈음 1 -아침 산길을 걸으며<이수호의 우리교회>
이수호 | 승인 2016.01.19 12:41

   
 
나름 그렇게 경계하고 조심했는데도
왜 그리 말이 느리고 기냐고
짜증을 내는 것 같아
몹시 불안했다 부끄러웠다
손등 검버섯은 그렇다 치더라도
번쩍이는 벗어진 앞머리에
몇 가닥 흘러내리는 염색한 머리칼은
차마 인정하고 싶지 않은
젊은 날 코웃음 날리며 가볍게 날 차버리던
가슴앓이 첫사랑 같은 아픔이다
너무나 부지런하고 알차게 사신
그러면서도 불뚝불뚝하는 철딱서니 막내아들
눈치나 보다가 일흔 즈음 갑자기 돌아가신
무지렁이 착하신 내 아버지 덕에
도회에 살면서도 바로 뒤에 작은 산이 있어
평생을 농부로 광부로 노점상으로 살며
휘어진 아버지 등처럼 나지막한
눈 살짝 덮인 오솔길을 걸으며
남은 생애 덤이라 여기며 조금은 넉넉하게
아니면 새 삶을 시작하는 상큼한 기분으로
부디 울 아버지만큼이라도 살아야지
해 보는 어느 날 아침

   
▲ 필자 이수호.

 

 

 

그는 전 전교조 위원장, 전 서울시 교육위원, 전 민주노총 위원장, 전 방송문화진흥회(MBC) 이사, 전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전 박원순 서울시장 공동선거대책위원장, 현 한국갈등해결센터 상임이사로 활동 중에 있다.

이수호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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