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묘미란 자신의 감각을 상대의 감각에 접촉시켜 전달하는 데 있다. 감각이 예민한 젊은 층의 사람들이 감각을 자극시키는 감각어에 약하듯 감각어를 적절히 구사할 줄 아는 사람은 대화의 성공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감각어는 지적인 호소력보다는 감정의 심리를 자극하는 말이다. 정말로 실력이 있는 사람은 누구에 대해서도 연연함이 없고, 게다가 겸허할 정도로 조심스럽다. 즉 접촉하는 사람의 신분, 직위, 직업, 생활환경 같은 것으로 차별하는 행동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1% 리더만 아는 토론의 기술>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나는 사람들이 궁금하다.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그가 던지는 화려한 메시지보다 그 사람의 이력이 알고 싶어진다. 조합한 듯한 생각을 논리적으로 피력하기 위해 상대방의 말을 무차별적으로 막으며 긴 시간 주구장창 떠들어대는 그 생각의 진의보다 그 사람의 환경이 더 듣고 싶어진다. 그래서 나는 첫 대면인 사람들에게 그런 질문을 해본다.

난감해하면 피하고 적극적이면 일단 들어준다. 이유는 이렇다.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얼마만큼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런 것이 궁금해 물어보는데 지탄도 많이 받는다.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 것 같아 보이는데…. 아, 그러고 보니 남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은 결국 기회를 잡아 자기 하소연을 하기 위한 것 같기도 하다. 말로써 스트레스를 풀고 싶어서. 무엇이 진짜인지는 사실 나도 늘 모른다. 혹 이 버릇을 고치면, 위의 글처럼 신분, 직위, 직업, 생활환경 등으로 차별하지 않는 대화를 할 수 있을까? 웬만큼 노력하지 않고서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감각어는 예측 불허의 생채기 같은 언어가 될 수도 있기에.

▲ 김서정 작가 1966년 강원도 장평에서 태어났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2년 단편 소설 <열풍>으로 제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장편 소설 《어느 이상주의자의 변명》, 어린이 인물 이야기 《신채호》, 《김구》, 《마의태자》 등을 썼고, 북한산 산행기로 산문집 《백수 산행기》, 먹거리와 몸을 성찰하는 에세이 《나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다이어트》, 평화 산문집 《분단국가 시민의 평화 배우기》, 글쓰기 강의인 《나를 표현하는 단숨에 글쓰기》를 지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출판 편집일과 글쓰기 그리고 글쓰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김서정 작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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