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교계·교회 칼럼 단신
기장교단에 고함1월 15일, 임보라 목사의 글
편집부 | 승인 2016.01.20 11:49

지난 15일(금) 임보라 목사(섬돌향린)의 sns 글을 게재합니다. 편집과정에서 원문과 다소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오는 주일은 기장교단이 지키는 여신도주일이다. 섬돌은 여신도회, 남신도회가 별도로 있지 않기 때문에 지키지 않지만-대신 3.8 ‘세계여성의날’을 기념-기장교회 중에는 여성목사들을 특별히 초대하여 강단에 세우는 경우가 많은 주일이기도 하다.

이번 주일 나는 강북구 미아동에 있는 한빛교회에서 설교를 하게 된다. 설교초고에 살 붙이는 작업을 하면서 전혀 모르고 있던 것은 아니지만, 한빛교회에 소개되어 있는 역사를 다시금 훑어보며 가슴 저 밑에서부터 아려옴을 느끼게 된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1955년 문재린 목사님과 첫 예배를 시작함. 1955년말 문재린 목사님이 지방 성서학교 교장으로 부임하면서, 1956년 초 문익환 목사님이 담임목회를 맡게 되심. 이후 문 목사님은 1960년대 말 공동번역 성서 작업을 하시게 되면서 사임하심.

-1976년 민주구국선언 사건(3.1명동사건)으로 문익환 목사, 이우정(당시) 집사, 이해동 목사(당시 담임목사)가 구속되고, 사건과 관련 있는 분들의 가족들이 교회에 출석하면서 경찰의 감시를 받기 시작.

-1980년대는 광주항쟁, 이후로 이어진 군부독재에 저항하면서 담임목사와 장로, 전도사와 청년회회장이 구속되고, 경찰이 교인으로 위장등록 할 정도였음. 게다가 얼마나 많은 교인들이 재판을 받았으면 목사, 교인들이 구형받은 년 수가 200년 가까이 되었다고 함. 그러다 좀 잠잠해지나 싶더니, 1989년 문익환 목사님의 방북사건으로 또다시 한빛교회는 온갖 비난을 받았다고 함.

사실 기장교회 중에는 독재정권, 군부독재에 맞서느라 고생 고생한 교회들이 향린교회 같은 곳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럿이 있었다. 현재까지도 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느냐 와는 별개로 치더라도 말이다.

현재의 메가교회들이 정권에 빌붙어 짝짜꿍을 해가며 성장가도를 달리기 시작했을 때, 기장교단은 이단, 빨갱이 소리를 들어가면서 꿋꿋이 버텨냈다. 실제 성서해석 문제로 이단이라는 소리를 들은 김재준 목사님의 출교 사건 이후 기장교단이 출발했다.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교단으로서 한쪽에선 진보로, 한쪽에서는 여전히 이단과 빨갱이로 매도당하면서 버텨온 것이다.

   
 

물론 그동안 기장소속이라는 것 때문에 성장이 안된다면서 볼멘소리를 내는 이들도 많았고, 그 목소리들은 현재에 이르기까지 사회이슈에 목소리를 낼 때마다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니 지난 기장총회 때 성소수자목회지침서 연구의 건이 이정도면 통과되지 않겠냐고 낙관적으로 보셨던 여러 목사님들의 기대에 전혀 못 미치는 일이 일어난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

적어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연구과제로 삼아보자, 다음 총회에서 재논의하자가 아닌 당일 폐기! 처분을 한 것 말이다. 그때 한 목사가 뭐라고 발언했나? 나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앞뒤맥락 엉망진창인 여느 발언보다 더 나쁜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걸 통과시키면 기장교단은 동성애를 인정한다고 당장 내일 신문1면에 대문짝만하게 날거라며 불안감을 조성시키지 않았나!

생각해보면 신학교 교수가 이단으로 출교를 당하여 그에 반발하는 이들이 기장교단을 새로이 세우는 결단을 했겠지만, 예수교장로회 우산아래 있었던 모든 교회들이 단시간 내에 진보적인 신학을 다 받아들이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통합이나 합동을 늘 부러워하면서 이게 기장교회인지, 통합이나 합동인지, 혹은 순복음인지, 헷갈릴 정도인 기장교회들이 있다는 것은 다양성 문제가 아니라 많은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내포하고 있다고 본다.

기장교단은 성장주의에 기초한 대형교회를 부러워하는 교인, 목회자, 장로들에게 작더라도 기운차게 건강한 교회를 지향해 가는 것이야말로 예수목회요, 사회참여가 왜 복음을 그대로 실천하는 것인지에 대해 설득하고 용기를 잃지 않도록 그리고 맥이 끊기지 않도록 구체적인 대안들을 내놓았어야 한다.

여전히 진보신학이라고 일컬어지지만, 실제 그곳을 졸업하거나 배움의 여정 중에 있는 이들이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 정도로 인맥에 얽혀 이도저도 아닌 신학을 가르치는 이들에게 자리를 줄 것이 아니라, 철저히 스스로를 갱신해나가는 신학을 훈련한 교수들이라면 출신교단을 가리지 않고서라도 모셔 와서, 이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터전으로 일굴 정도의 품이 있어야 했다.

또한 그 신학의 물줄기들이 지교회까지 뻗어나가도록 자신감 있게 목회현장에서도 신학과 목회를 통합해가는(물론 소신 있게 목회하고 계신 여러 목사님들이 계신 것을 잘 알고 있다.) 실천을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격려해야 했다.(격려는커녕 목후생 면접 때마다 향린에 들어간다고 비난조에 가까운 비아냥을 들어야했단 말이다.)

올해 기장총회에는 총무선거가 있다고 한다. 이제까지는 다른 교단들과 똑같은 행태를 보이는 선거분위기들이 일면 있었다고 하는데, 이런 일을 계속 반복하면서 저 밑바닥까지(이미?) 떨어지고 말 것인가? 아니면, 총장임명, 총무선거를 비롯하여 교단의 정책에 이르기까지 새 물줄기를 틔울 변혁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갱신해갈 것인가?

예장통합에서 자랐으나 기장교단으로 아니 기장이기 때문에, 한신이기 때문에 교단을 바꾼 지 25년차에 이르는 나는 기장교단이 쇠락의 길목에서 이단으로 매도당하면서 출교 당했던 시기의 의분을 공동의 기억으로 떠올리면서 ‘이단아’로 불리 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예수의 길을 정석대로 가는 교단으로 제대로 서길 간절히 간절히 바란다.

   
 

편집부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편집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김상옥로 30, 402호  |  제호 : 에큐메니안
대표전화 : 070-4252-0176  |  팩스 : 0303-3442-0176  |  등록번호 : 서울 자 00392  |  등록일 : 2012.10.22
발행인 : 홍인식  |  편집인 : 이정훈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인식  |  E-mail : webmaster@ecumenian.com
Copyright © 2023 에큐메니안.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