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내 인생 일대의 최대 충격은 십여 년 전에 안드라푸라데쉬주 데칸고원 일대에서 달릿들을 만난 것이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로 부터 완전히 소외된 3억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운명적인 빈곤에 적응하여 땅에 붙어사는 벌레처럼 살고 있었다. 나는 당시 그들을 그대로 방치할 뿐 아니라 짓밟는 인도사회와 문화 그리고 종교에 대한 분노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런 인도사회의 겉모습을 보고 각자 자기 운명에 만족하며 사는 다양한 사람들의 공존이라며, 인도사회를 이상적인 세계로 격찬하고 미화시키는 여행기록들과 인도를 예찬하는 사람들이 혐오스러웠다. 충격은 컸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냥 달릿마을들을 순회하며 그들과 함께 길거리에서, 광장에서 예배드리며 기도하고 사탕 한 조각을 나누어 먹는 일이 고작이었다. 아직도 그 충격의 여파가 심심찮게 내 오장육부를 쑤시고 있다.
또 다른 충격,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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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선교 17년이 되는 해 비자문제로 인도에서 쫓겨난 덕분에 나는 동부 아프리카에 속하는 르완다, 콩고, 우간다, 케냐에 다녀올 수가 있었다.
아프리카여행 특히 콩고 여행은 나에게 층격 그 자체였다. 달릿을 만났을 때만큼이나 큰 충격을 받았지만 예전처럼 노발대발하지는 않았다. 달릿들은 존재 자체가 인도사회의 불의와 부조리, 구조 악을 고발하였지만 나는 항상 그들에게 가해자 편이 아니라는 안도감과 자부심을 가졌고 나 스스로 선하며 공의를 실천하는 자로서 그들 가운데서 섬기는 자라는 소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피그미들은 서구열강들의 극악한 식민 통치와 그들의 폭력과 착취 그리고 소수민들을 짓밟는 개발과 성장, 세계화와 시장경제의 불의와 악을 보여주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나의 생활과 존재방식의 문제를 드러내며 나를 가해자의 자리로 몰아 세웠다.
그들을 바라보는 것이 너무 괴롭고, 죄송하고, 슬퍼서 보지 않으려고 눈을 자주 감았고 눈을 떴을 때는 그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나와 동행하며 안내해주는 피그미 형제들에게 냉정하게 굴며 그들이 묻는 말에 겨우 대답을 하는 정도로 말을 아꼈다. 그러나 생명의 위험을 느끼며 치고마에 갔을 때, 덤프 트럭에 실린 쓰레기처럼 산악 가운데 버려진 치고마의 서리 맞은 풀잎 같은 피그미 무리들을 봤을 때 나눈 입을 열지 않을 수 없었다.
치고마에서 그들 앞에 서서 입을 열기까지 ‘나는 달릿선교사이므로 피그미선교사가 될 수 없으며 순간의 감정에 북받쳐서 책임질 수 없는 말, 분홍빛 약속을 함부로 해서도 안 되고 거짓 위로를 해서도 안 된다’는 생각으로 나 자신에게 중심을 잃지 않도록 계속 경고하였다. 그러나 쓰레기처럼 내던져진 그들의 실존의 위기 앞에서 울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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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그미에 대한 나의 상식은 아프리카 밀림에 사는 키가 가장 작은 종족으로 어른들도 150cm 에 불과하며 지금도 여전히 사냥하고 꿀과 약초를 채취하는 야만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 다였다. 고등학교 지리 수업시간에 피그미에서 대해서 배운 그대로 그들은 키가 작았고 여전히 수렵 채취로 근근히 연명하고 있었다.
르완다 루씨지 위클리프캠퍼스에서 유달리 키가 작은 학생들을 만났는데 그들이 피그미였다. 나는 그들 가운데 교회가 있는지? 목회자가 있는지? 궁금했다. 그들은 평상시에 프랑스어와 스와힐리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영어 교육을 받지 못하여서 나와는 의사전달이 쉽지는 않았지만 피그미 속에 서너 개의 교단이 있으며 피그미선교회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생명을 내려 놓아야 겠다'
르완다에서 다리를 건너 콩고의 남키브주의 뷰카브 땅을 막 밟았을 때는 피그미들이 사는 오지마을에 간다는 설레임이 있었다. 남 키브주의 수도인 부카브에서 부냐끼리까지 86km라고 하였다. 나는 인도 오지 순회를 생각하면서 아무리 늦어도 3시에는 도착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느긋하게 가졌다. 그러나 짚이 부카브 시내를 통과할 때부터 나는 차의 손잡이를 꽉 잡고 긴장하기 시작하였다. 차들이 직진, 좌회전, 우회전, U턴을 제 마음대로 하였고 오른쪽 운전대의 차와 왼쪽 운전대의 차가 한 도로에서 마구 섞여서 달리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차가 시내를 벗어나서 카우지 삐에가 국립공원에 들어서면서부터 짚은 폭우가 쏟아져 내리는 진흙탕 길을 지그재그로 비틀거리며 달렸다. 진흙탕 길의 도로 한 가운데가 푹 꺼져 있어서 유리창까지 가릴 정도의 진흙 벽들이 부냐끼리에 이르기 까지 여기저기 산재해 있었다. 짚의 시동이 꺼지고 푹 파인 도로를 한 번에 통과하지 못하고 진흙 수렁 속에서 부르릉거릴 때 마다, 폭우가 어둡게 시야를 가릴 때 마다, 짚이 미끄러지며 요동을 칠 때 마다 “깡 오지”라는 말을 듣고도 아무 생각 없이 가겠다고 결정한 나 자신의 무지와 무신경이 원망스러웠다.
몇 차례 등골이 오싹해졌을 때 비로소 나는 ‘생명을 내려놓아야 겠다.’ 는 생각을 하였고 “제 생명은 주님의 것이니 주님께 드립니다. 살아도 감사, 죽어도 감사하겠습니다. 그러나 선교사 때문에 사고가 났다는 말은 듣지 않게 해주시옵소서.” 라고 기도를 드렸다. 기도를 반복해서 드리면서 차가 흔들리는 대로 흔들리며 부냐끼리에 도착하니 오후 5시였다. 그 지역 출신의 왈루미싸 의원 댁에서 차를 마시고 키창가 피그미교회로 가니 깜깜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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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언덕 위에 있어서 가파른 길을 더듬어 올라가는데 “우중구! 우중구!” 하는 아이들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아이들이 오후 일찍부터 나와서 우리 일행을 기다렸을 일을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빌롱구리라 물론디 목사님의 귀퉁이 서재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그 지역에서 가장 좋다는 게스트하우스에 여장을 풀었다.
창문이 하나 있는데 문을 열지 못하도록 못이 박혀 있었고 전등불이 반딧불처럼 희미한 것은 견딜 수 있는데 공동 화장실에 물이 나오지 않아서 고양이 세수를 해야 했다. 그대로 곯아 떨어졌는데 팔과 다리의 찌르고 쑤시고 애린 통증으로 잠에서 깨어나 보니 모기들이 포식을 하고 있었다. 모기에 물린 자리가 찐빵처럼 벌겋게 부어올랐다.
인도에서도 모기에 많이 물려봤지만 모기에 물렸다고 잠을 깬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던 내가 통증에 잠을 깼다는 것은 모기들의 독이 보통이 아닌 것일 것이다. 모기를 쫒으면서 밤새도록 침대에 앉아 있자니 오는 도중에 아찔했던 순간들이 저절로 떠올랐고 유명하다는 국립공원의 주요도로가 형편없으므로 다른 간선도로는 얼마나 위험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불의의 사고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주일 오전 예배를 드리고 르완다로 바로 돌아가기로 결심하였다.
닭 우는 소리에 잠을 깨서 커텐을 제치고 바깥을 바라보니 야자수와 바나나 나무 잎새가 늘어진 그늘 아래 문 하나, 창 하나에 양철로 지붕을 이은 집들이 산 중턱 여기저기에 오순도순 모여 있는 평화로운 정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뭔지 모를 감동이 몰려왔고 작은 집을 짓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 피그미들의 삶이 경이롭게 보였다.
아침 일찍 나를 데리러 온 가이드, 마쎄라에게 오전 예배 후에 부캬부로 돌아가겠다고 하자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치고마에 있는 목회자에게 연락을 했기 때문에 꼭 가야한다는 것이었다. 국립공원을 관통하는 주요도로가 엉망일 때는 지선도로는 말 할 필요가 없으니 나중에 사고를 당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낫다는 말로 설득을 하였으나 그는 밤새워 비가 내려서 국립공원 길이 더욱 미끄럽고 위험하다고 되레 나를 설득하였다. 승강이를 벌이다가 이 사람들이 얼마나 절박하면 나 같은 사람을 그 곳으로 데려가려고 애를 쓸까 싶어서 내 생각을 내려놓았다.
키창가 피그미교회 건물은 황토 벽돌로 단층으로 지어졌으나 플래스터링이 되지 않아서 거친 벽돌들이 드러나 있고 유리창들은 세로로 길쭉하지만 팔뚝처럼 가늘고 게다가 불빛이 약해서 눈이 적응하기가 어려웠다. 건물 안은 폭격 맞은 듯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예배는 9시에 시작해서 12시 30분경에 끝났다. 화려한 옷차림을 한 2개의 합창대와 1개의 성가대가 끊임없이 노래하고 춤을 추었으며 헌금 순서가 3차례나 있었다. 내가 설교를 40분 정도했는데 부족하다고 생각을 했는지 사회를 보는 분이 계속 부연 설명을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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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가 끝나서 밖으로 나오니 아이들이 나를 둘러싸고 “우중구! 우중구!”라고 소리를 치며 환호하였다. ‘우중구’를 사탕이라고 추측하면서 아이들이 사탕을 달라고 하는데 사탕이 하나도 없으니 마음이 민망하여 졌다. 그런데 피그미 아줌마들도 나에게 “우중구”라고 하였다. 피그미 남자들도 “우중구!” 라고 말하며 손을 흔들었다. 알고 보니 ‘우중구’는 사탕이 아니고 “하얀 사람”이라는 뜻이었다. 나처럼 하얀 얼굴의 여성이 이 지역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라고 하였다.
1994년 인도 동북부에 있는 마니푸르주의 추르찬드푸르에 갔을 때 사람들이 인도 독립 후 최초로 그 지역을 방문한 여성이라고 하였다. 1999년 안드라푸라데쉬주 데칸고원에 위치한 잠말라마두구에 갔을 때도 사람들이 인도 독립 후 처음으로 오는 여자 선교사라고 하였다. 그런 인연으로 인해서 추르찬드푸르에 실맛신학교 건축을 하게 되었고 신학교 장학금을 그 때부터 지금까지 지원하고 있으며 여신도회원들의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복돼지나눔 프로그램 등등에 참여를 하고 있다. 잠말라마두구에는 에이즈고아원을 건축해서 에이즈에 감염된 고아들을 보호하고 있으며 일대 로컬에 많은 달릿교회들을 건축하기에 이르렀다.
부냐끼리도 처음이라니 그냥 지나치지 못할 것 같은 예감은 들지만 인도에 모든 것을 쏟아 부어서 껍질만 남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자문하며 나는 피그미형제들에게 끌려서 치고마행 짚에 올라탔다. 짚에는 나와 운전사를 포함하여 무려 14명이나 탔다. 6명의 인원이 초과되었건만 몇 사람이 더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하였다.
나의 예상은 적중하였다. 오지에 나있는 길은 산과 산 사이에 나있는 좁은 길로 애시 당초 차가 다닐 수 있는 도로가 아니었다. 사람들이나 자전거가 다닐 수 있는 길로 한 치도 여유가 없어서 좌회전, 우회전, U턴을 전혀 할 수 없었으며 그 길에 들어선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이 끝 까지 가야했다. 좌측은 산자락, 우측은 강이어서 어느 쪽으로 미끄러지든 간에 대형 인명사고는 예고된 것이었고 장마 기간이라서 길 한 가운데 깊은 물웅덩이가 연달아 계속 있어서 시동이 자주 꺼졌다, 뾰죽한 바위들도 길 한 가운데 버티고 있었으며, 군데군데 있는 나무다리가 다 낡아서 푹 삭아 있었다. 첫 번 시궁창에 빠진 짚을 꺼내는데 무려 30분이나 걸렸다. 미끄러지며 짚이 강 쪽과 산 쪽으로 쏠릴 때마다 아슬아슬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아이구 하나님, 저는 죽으면 선교현장을 방문하다 세상을 떠나게 되니 순교가 되겠지만, 이 13명의 사람들은 그냥 죽음이잖아요. 이분들이 다 가장들이고 자녀들이 있는데 선교사랑 함께 가다가 사고로 죽으면 가족들이 얼마나 저를 원망하겠어요. 제가 원망당하지 않도록 천군천사를 보내셔서 짚의 앞뒤 좌우에서 지켜주세요.” 라고 기도 또 기도하였다.
부냐끼리에서 치고마까지 24Km로 사람이 걸어서 가도 4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데 우리는 짚을 타고 무려 3시간이나 걸려서 도착하였다. 그러나 돌아가는 길은 생사를 장담할 수 없는 험로였다. 줄기차게 내리는 비와 밤의 어둠과 깊은 물웅덩이를 헤치며 나가느라 무려 6시간이나 걸렸다.
극도의 빈곤, 슬픔의 치고마
치고마는 여러 개의 산에 겹겹이 둘러싸인 오지 중의 오지였다. 산언덕에 방 한 칸짜리 집들이 줄을 지어 있고 채소밭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짚에서 내려서 환영의 인파에 싸이는 순간 나는 난장이 속에 서있는 백설공주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들의 머리가 다 내 어깨 정도에 있었다. 그들은 부냐끼리에서 만난 피그미들보다 키나 체격이 더 왜소하게 보였다. 나를 둘러싼 피그미들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기 시작하였다. 나도 그들의 무리 속에 들어가서 빙빙 돌았다. 피그미 아주머니, 할머니들의 손이 아기 손처럼 손 안에 가볍게 들어왔다. 춤추며 마을 회관 앞쪽까지 왔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슬픈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마을 초등학교 교사가 자기들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글을 읽었고 마을의 촌장인 무땅위르씨가 간절한 눈빛과 표정으로 자기들이 고난당하는 이야기를 세상에 알려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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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고마의 피그미들은 지금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카후지산에서 조상 대대로 수렵과 채취를 하며 살아왔다. 그들은 낙천적이며 춤추고 노래하기를 즐기는 종족이었고 시절에 따라서 산에서 산으로 이동하며 평화로운 삶을 살았다. 그러나 1972년 콩고 독재자였던 모부투가 카후지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면서 그들의 고통과 불행은 시작되었다. 1,000여 세대의 피그미들이 아무런 보상도 대책도 없이 조상들의 땅에서 강제로 철거당하여 치고마로 쫓겨났다. 그러나 치고마는 다른 종족들의 땅이기 때문에 그들이 자유롭게 집을 짓거나 수렵 채취 활동을 할 수가 없어 철거민들의 절반이 아사와 병고로 죽었다. 이에 많은 피그미들이 카후지산으로 다시 돌아갔지만 2,000년 로랑 카빌라 대통령 시절에 다시 치고마로 쫓겨나서 역시 돌아온 절반의 인구가 극도의 빈곤 속에서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고 죽었다.
현재 치고마에 살고 있는 피그미들은 3000에서 6000명으로 추산되지만 정확한 통계는 아니다. 그들은 계속해서 자기들이 처한 곤경과 위기에 대하여 대통령과 국회, 주지사와 주의회에 알리며 보상과 선처를 호소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하였다.
현재 치고마에는 작고 초라한 건물의 미렌조 초등학교, 샤페초등학교, 미푸무초등학교와 로바고등학교가 있으며 케펙이라는 교회가 있고 시장도, 약국도, 병원도 없고 상수도도 없으며 가장 가까운 도시인 부냐끼리로 나갈 차편이 한 대도 없다.
지난 일주일 사이에 2명의 산모가 피를 많이 흘려서 죽었다고 말하는 무땅위르씨는 자기 종족이 세상의 무관심으로 말미암아 빈곤과 영양실조와 자연의 악조건 속에서 서서히 소멸되어 가고 있다고 하였다. 그가 무엇보다 견디기 힘든 것은 어른으로서 생계를 위해서 할 일이 없다는 것과 자녀들의 장래에 희망이 없다는 것이라고 하였을 때 그의 고뇌와 무력감이 나에게 전이되었다. 그의 슬픈 눈빛이 내 가슴에 젖어들었고 그렁그렁한 눈물이 내 가슴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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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지 못하고 불어로 쓰여진 호소문을 영어로 번역해서 나에게 보내줄 것을 요청하였고 그들을 삶의 벼랑 끝으로 몰아낸 인간의 탐욕에 사죄하는 마음으로 용서를 빌었고 주님의 마음으로 그들을 축복하였다.
피그미 여성들이 나에게 옷을 가르키며 옷을 달라고 하였다. 피그미 남성들이 입에 손을 대며먹을 것을 달라고 하였다. 호소문을 읽은 교사는 학교 건축과 장학금을, 무땅위르씨는 할 일과 장래 희망을 달라고 하였다.
나의 본의와는 상관없이 생명을 걸고 들어가서 만난 그들의 아픔과 절망이 내 피 속으로 스며들었다. 지금 당장은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좋을지 모르지만 하나님의 뜻과 계획이 있음을 믿으며 기다린다.
오늘도 치고마에서 나오는 캄캄한 밤에 진흙탕 길에 빠진 차 때문에 흙탕물을 8번이나 뒤집어쓰며 차에 밧줄을 걸고 용을 쓰던 피그미 형제들 삐뻬, 아리스토틀, 져어맨, 패트릭, 제스쎔, 운전사 그리고 마쎄라와 왈루미싸의원을 생각하며 웃는다. 아싼떼 사나(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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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한신대학교, 동대학원 졸업 영주중앙교회, 군산한일교회, 베다니집 등에서 시무. 1997년 전북서노회 파송 인도 선교사로 출발. 1999년 기장총회 파송 남인도 교단 선교동역자로 데칸고원 라열라씨마 일대에서 달리트 선교에 동참해 오늘에 이름. 2007년 7월 13일 전 인도 신학 협회로부터 명예신학박사 학쉬를 수여. 비전아시아미션 창립 이사(2005년 11월 30일)이자, 비전아카데미(지도자훈련원) 설립 이사(2006년 6월) 인도선교 10주년 기념시집 <비아돌로로사>, 선교 17주년 기념에세이 <선교사는 거지다>의 저자 <후원계좌> 국민은행 520702-01-176813 이옥희 |
이옥희 선교사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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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대300에 씁쓸해 하는 동료들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