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각종 장기와 조직 속에 있는 탄소, 뼈 안에 있는 칼슘, 피에 들어 있는 철분, 몸의 수분 속에 있는 산소 등과 같이 우리가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원소들은 모두 별에서 만들어졌다. 우리는 모두 결국 아주 오래된 과거 별의 유산이자 자손인 셈이다. 만일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가가 “당신이 나의 별이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아주 적절한 표현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실제로 모두 별들의 먼지로 구성되어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우주관을 결정적으로 바꾼 많은 새로운 발견들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으로는 단연 생명과 현대 물리학의 연관성, 그리고 우주의 생성과 발전에 관한 지식들을 꼽을 수 있다.

-<4시간 만에 끝내는 우주의 모든 것>에서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어제 아침은 들떴다. 약산 김원봉이 등장한다는 영화 ‘암살’을 첫날 보려고 조조로 예매까지 했다. 서대문형무소 안내를 할 때마다 다소 목소리를 높여 김원봉의 일대기를 짧은 시간에 언급해야 하는 나에게 그의 등장은 안내 활용 자료로서의 의미가 있었다. 김원봉이 누군지 많은 분들이 모르기에, 전에는 영화 ‘아나키스트’의 장동건을 끌어들였는데 오래전 영화라 사람들이 기억을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기대감으로 아침을 여는데 부고 소식이 떴다. 난감했다. 낮밖에 시간이 안 되는데, 그럼 혼자 가야 하는데. 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혼자 갔다 오곤 했는데, 장례를 치르고 보니 그것은 웬만하면 피해야 할 것이었다.

여러 생각을 안고 영화를 보았다. 김원봉은 등장만으로 의미를 두었다. 영화 내내 전지현에 몰입했기 때문이었다. 또 여러 생각을 안고 장례식장을 찾았다. 갓 문상객 맞을 준비가 되어서 그런지 몹시 쓸쓸해보였다. 종교를 가지고 있는 상주는 이렇게 말했다. “좋은 데 가실 거예요.” 무종교인 나는 그곳이 별이라고 생각한다. 위의 글처럼 우리의 생명을 만든 별.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김원봉, 그분의 별은 어디일지. 정리되지 않은 여러 생각이 겹쳐온 하루였다.

▲ 김서정 작가 1966년 강원도 장평에서 태어났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2년 단편 소설 <열풍>으로 제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장편 소설 《어느 이상주의자의 변명》, 어린이 인물 이야기 《신채호》, 《김구》, 《마의태자》 등을 썼고, 북한산 산행기로 산문집 《백수 산행기》, 먹거리와 몸을 성찰하는 에세이 《나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다이어트》, 평화 산문집 《분단국가 시민의 평화 배우기》, 글쓰기 강의인 《나를 표현하는 단숨에 글쓰기》를 지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출판 편집일과 글쓰기 그리고 글쓰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김서정 작가  kims44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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