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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 즈음 3 -신영복 선생님 빈소에서<이수호의 우리교회>
이수호 | 승인 2016.01.28 10:42

   
 
이젠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면
자연스레 어떻게 죽을 것인가가 먼저 떠오른다
본래 하나로 붙어 있는 것인데
이제 뒤쪽이 더 염려스러운 것은
그쪽 거리가 더 짧아진 탓이기도 하지만
몸이며 마음이며 굳어지거나 고장이 잦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걸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평균수명이 길어졌느니 건강상태가 좋아져서
0.7을 곱해야 제 나이라는 둥
오기를 부리고 있다
일흔 다섯 신영복 선생님이 홀연 돌아가셨다
젊어서부터 자기 사상적 소신으로 살다가
스물일곱에 부당한 사형선고를 받고
20년이나 감옥살이를 하고
오히려 더 단단해지고 넉넉해져
멋진 글씨까지 덤으로 가지고 나와
그 겸손함과 오롯함으로
거친 세상 따뜻하게 반듯하게 하려고
강연 요청 글씨 부탁 거절하지 못하고
동분서주 이리저리 부지런히도 다니다가
어느 날 불현 듯 암 선고 받고도
의연히 보살미소 지으며 당당하게 맞서면서
오히려 주변을 위로하며 손잡아 주더니
의학적 절망을 확인하고 어느 날
햇볕 따사한 양지바른 어느 바위 위에서
노는 듯 조는 듯 숨을 거두리라
혼자 다짐하고 곡기를 끊고
수액도 영양제도 진통제마저 끊고
그 동안 못 오게 했던
보고 싶은 사람 다 불러 모아
못다 한 얘기도 충분히 나누고
발병 1년 그리고 단식 열흘 만에
조용히 눈을 감았다 하니
그 내공이 가장 고결한 인간의 모습이라
나도 부디 그렇게 살 수 있다면
그렇게 죽을 수만 있다면
활짝 웃는 그 어른 영정 앞에서
두 손 모으고 발원해 본다

   
▲ 필자 이수호.

 

 

 

그는 전 전교조 위원장, 전 서울시 교육위원, 전 민주노총 위원장, 전 방송문화진흥회(MBC) 이사, 전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전 박원순 서울시장 공동선거대책위원장, 현 한국갈등해결센터 상임이사로 활동 중에 있다.

이수호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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