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문맥에서는 홍익인간은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생각으로 우선은 우리의 주체성과 세계 평화를 선포하고 또한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한 우주 보편적 이타주의의 주창이기도 하다. 특히 21세기의 새 세기를 바라보는 현재로서는 그의 이타주의는 의의가 절실하다. 적어도 수천 년의 인류 정신사의 결론이자 교훈이 이제 나와 네가 함께 상호 인정하는 관용의 세계 공동체만이 서로가 살 길이라는 것이고 보면, 나와 다른 너의 주장까지 끝까지 존중해야만 하는, 어떠한 상이한 너의 견해에도 나름의 가치를 인정해야 하는, 그래서 다양한 것들에 귀 기울여야 하는 시대를 우리가 맞게 되었다는 것은 역사의 당연한 귀결이다.

-<홍익인간과 세계의 이해>에서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우주의 시작은 과학자가 알려주는 것 말고 내가 딱히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의 정신문화적 원형이 궁금해 궁리 끝에 사서삼경을 보기 시작했다. 한문으로 쓰여 있는 부분은 대략 음만 짚고, 주로 강독 부분을 열심히 읽었다. 그러면서 얼핏 알아차린 것이 있었다. 아, 이들의 사상이 현재도 유효하게 우리 안에 들어 있고, 그것이 여러 정신활동의 지렛대가 되고 있구나. 서양의 온갖 사상이 양념처럼 자주 언급되고 있어도, 우리 삶의 질서를 잡는 척도는 사서삼경에 있구나. 그렇다면 지역망을 더 좁혀서 한반도의 정신문화적 원형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나를 통해서 네가 이롭게 되는 그래서 나와 네가 서로 유익할 수 있는 인간 공동체의 건설을 주창하는” 홍익인간이었다. 위의 글처럼 상호 인정과 존중의 정신을 가지고 있는 홍익인간. 그런데 일단 나부터도 이것을 너무 무시하고 살았다. 왜 그랬을까? 가진 자들이 너무 멋대로 써먹어서? 돈이 안 돼서? 연구대상이다.

▲ 김서정 작가 1966년 강원도 장평에서 태어났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2년 단편 소설 <열풍>으로 제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장편 소설 《어느 이상주의자의 변명》, 어린이 인물 이야기 《신채호》, 《김구》, 《마의태자》 등을 썼고, 북한산 산행기로 산문집 《백수 산행기》, 먹거리와 몸을 성찰하는 에세이 《나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다이어트》, 평화 산문집 《분단국가 시민의 평화 배우기》, 글쓰기 강의인 《나를 표현하는 단숨에 글쓰기》를 지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출판 편집일과 글쓰기 그리고 글쓰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김서정 작가  kims44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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