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가장 용감하고 가장 현명한 사람은 어떠한 외부적인 영향에 의해서 갈팡질팡한다든가 혼란을 받는 일이 가장 적을 게 아니겠나?” “그렇습니다.” “생각건대 이와 같은 법칙은 모든 사물, 가구나 가옥 등에도 적응된다고 믿네. 즉, 견고하게 잘 만들어진 것이면 시간이나 환경에 의해 쉽게 변화하지 않기 마련이지.” “분명히 그런 것 같습니다.” “결국 그것은….” 하고 나는 말을 이었다. “즉, 모든 종류의 좋은 물건은 그것이 기술에 의해 만들어졌건, 자연적으로 만들어졌건, 또는 양쪽 모두에 의해서 만들어졌건 간에 외부로부터 영향을 받아서 변화되기란 힘들다는 것이네.” “그렇습니다.”
-<국가>(플라톤)에서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박원호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경향신문 칼럼에서 “대학에 갓 입학한 ‘고등학교 4학년’들이 내 수업에서 플라톤의 <국가>를 읽어야 한다는 말을 듣게 되면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들의 첫 질문은 과연 그것이 시험 범위에 들어가는지 여부이고, 내가 궁금한 점은 어떻게 모든 종류의 추천도서 목록에 빠지지 않는 이 책을 읽어본 학생이 없는가 하는 점이다. 이들이 예의 바르게도 묻지 않는 질문은 아마도 다음과 같을 것이다. ‘이게 우리 인생에 어떤 도움이 되나요?’”라고 썼다. 내게 묻는다면 이렇게 답할 듯하다. “삶이 궁금하니까 도움이 돼요.” 나의 책읽기는 즉흥적이다. 책을 읽다 보면 새로운 궁금증이 생기는데, 그것과 관련된 책을 찾아 읽는 식이다. 플라톤은 아리스토텔레스를 읽다가 자동적으로 떠올랐고, 그렇게 수십 년 만에 다시 <국가>를 손에 들었다. 오래전 이 책은 내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 것 같지만, 이제는 궁금증을 갖고 보니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외부에 영향을 받지 않고, 스스로 변화하는 힘이 무엇인지 그 고민의 폭을 넓혀주어서.
1966년 강원도 장평에서 태어났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2년 단편 소설 <열풍>으로 제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장편 소설 《어느 이상주의자의 변명》, 어린이 인물 이야기 《신채호》, 《김구》, 《마의태자》 등을 썼고, 북한산 산행기로 산문집 《백수 산행기》, 먹거리와 몸을 성찰하는 에세이 《나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다이어트》, 평화 산문집 《분단국가 시민의 평화 배우기》, 글쓰기 강의인 《나를 표현하는 단숨에 글쓰기》를 지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출판 편집일과 글쓰기 그리고 글쓰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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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정 작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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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대300에 씁쓸해 하는 동료들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