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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식'아닌 '출정식' 가진 이정배 교수이정배 교수 은퇴식에 동료 교수, 제자모여 새로운 출발 기원
박준호 | 승인 2016.02.17 14:48

   
▲ 이정배 교수(감신대)가 자신의 은퇴식에서 마지막 인사를 전하고 있다. ⓒ에큐메니안

감신대 정상화를 외치며 사직을 선언한 이정배 교수(종교철학)의 은퇴식이 지난 16일(화) 감신대 백주년기념관 중강당에서 열렸다. 이번 은퇴식은 감신대 총학생회, 종교철학전공 학생회 등 그의 제자들이 직접 마련했다는 것에 의미가 크다.

정년 4년 6개월여를 남겨두고, 그의 30년 교수 생활을 마무리한터라, 학생회는 반대서명을 해가며, 그의 은퇴를 막아섰지만 번복 없이 진행됐다.

이날 은퇴식은 그의 설교집 <차라리, 한 마리 길 잃은 양이 되라>와 에세이집 <그래, 결국 한 사람이다> 등 출판기념행사도 함께 열려 그를 떠나보내는 이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이날 행사에 축사를 전한 김경재 교수(한신대 명예교수)는 “큰 다실로서 연근 이정배는 이제 학교라는 울타리를 떠나서, 역사라는 밭에 떨어졌다”며 “비록 껍질은 죽지만 속 씨앗은 몇 십배 몇 백배로 내일의 새싹과 새순을 움터 낼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1953년 성서비평학을 가르쳤다는 이유로 이단으로 제명된 장공 김재준 목사를 들어 그가 야고보적 신앙생활을 지표로 삼았다고 말하며 야고보서 1장 17절 말씀을 전했다.

그러면서 “야고보의 영성은 요즘 말로 말하면 소외된 자들과 연대하고 아파하고 고난으로부터 건져내는 삶을 살고, 온갖 세상 조류에 물들지 않고 양심과 지조를 지키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참된 경건”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경재 교수는 “사랑하고 존경하는 이정배 교수는 우리 시대 세속의 한복판에서 경건한 신학자라고 믿는다. 젊은 신학자의 출정식을 축하드린다”고 이정배 교수의 제2의 삶을 격려했다.

평소 이정배 교수와 오랜 시간 함께 지내온 동료 송순재 교수 역시 “은퇴라는 사건은 하나의 형식에 불과하다. 실상은 신앙적 삶을 위한 끊임없는 과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는 것”이라며 “이제 시간이 되었다. 또 하나의 세계를 건설하기 위해 떠나길 바란다. 창조를 축하한다”고 전했다.

‘감사 인사 및 학교를 떠나며’라는 제목으로 마지막 인사를 전한 이정배 교수는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이 감신 동산은 43년 전, 부모님 몰래 찾았던 곳이며, 30년 선생으로 살았던 제 삶의 근거이자 모든 것이었다”며 “총 학생회장 시절 ‘감신의 얼’을 찾아내 선배들이 씨 뿌린 신학적 정신적 전통을 잇고자 했다. 그것은 내 삶과 학문의 길잡이가 되었다. 이를 새로운 언어로 후세대에게 전하는 것을 선생의 사명으로 생각하며 살아왔다”고 감신에서의 소회를 밝혔다.

이어 “지금 ‘감신의 얼’은 흐릿해졌다. 하나님 신앙을 대신한 돈의 힘이 교계에 만연했고, 성직자들의 권력욕과 명예욕을 부추겼다”며 최근 교계와 상황과 감신사태를 비판했다.

   
▲ '감신'...그는 '감신'이라는 말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에큐메니안

그는 “지난 세월 감신 구성원들은 이런 현실로부터 감신을 구하고자 애썼다. 하지만 돈을 주고 산 법의 마력은 학생들의 순수한 열정과 교수들의 진실한 비판을 조롱호도했고, 급기야 학생들과 교수들을 법정에 세우고야 말았다. 이 시점까지 교수와 학생들이 기소중에 있는 현실이 너무나 가슴 아프다”고 학생들과 교수들이 지금까지 행했던 감신사태 정상화 운동을 전했다. 

“학내 정상화를 간절히 염원하며, 사직 선언으로 맞섰고 그 말을 지킬 목적으로 지금 이 자리에 서있다. 말의 권위가 한없이 추락했고, 기독교 역시 말씀을 잃고 있는 이 시점에 말의 성실성을 세우고, 말의 신뢰성을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라는 것을 느꼈다. 무의미하게 보일지라도 모교의 훗날을 도모할 수 있는 하나의 씨앗이 될 수 있으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이정배 교수는 자신의 은퇴식을 제자들이 ‘출정식’, ‘파송식’으로 의미화 해줬다며, “일련의 사태를 겪으며, 성서 속 하나님의 부름이 시대의 요청과 무관하지 않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세상이 내 교구다 라고 했던 웨슬리의 마음도 이해해봤다. 이제 내게도 세상이 교회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유로운 몸으로 현장에서 힘겹게 목회를 하고 있는 제자들, 동료들 시민사회 일꾼들을 많이 찾을 것”이라며 다가오는 종교개혁 500주년과 2019년 3.1 독립선언 100주년의 신학적 숙고, 작은교회운동에 삶을 바칠 것을 선언했다.

이후 광고와 축도로 행사가 마무리 되었으나, 이정배 교수를 아쉬워하는 여러 사람들이 몰려 사진을 찍어 행사가 길어지기도 했다.

본지는 은퇴식을 앞둔 이정배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이를 다음 주 근간에 실을 예정이다.

   
▲ 이정배 교수가 은퇴식과 함께 출간한 그의 설교집과 에세이집. ⓒ에큐메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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