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일 저녁 6시 40분.

대한항공 직항 비행기를 이용해 치앙마이로 떠나기로 했다. 일행은 모두 출발시간을 맞춰 2시간 전인 4시 40분에 왔다. 한 분이 약간 늦게 왔다. 여권을 갖고 오지 않아 중도에 다시 집으로 가서 찾아오느라고 그랬다고 한다. 속으로 ‘젊은 사람이 정신도 없네’라고 생각하면서 비행기 탑승 수속을 위해 주머니에서 여권을 꺼냈는데 여권표지에 구멍이 뚫린 게 이상하다. 현재 사용할 수 없는 구여권이다. 참으로 난감하다.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부인에게 연락을 급하게 해서 집에 가서 여권을 찾아놓으라고 하고 회사 동료에게 여권을 갖다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아무리해도 시간을 못 맞출 것 같다. 퀵 서비스가 빠를 것 같아 한 회사에 연락을 하니 인천공항까지는 퀵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다시 다른 회사에 연락하니 시간을 맞출 수가 없다고 한다.

외국에 나갈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여권

때마침 함께 가는 박미성님이 여권문제가 해결되었다고 기뻐한다. 인천공항에서 긴급하게 일회용 여권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여권발급 창구에 가서 수속을 하니 현재 여권은 못쓰게 되고 귀국 후 다시 여권을 발급받는 조건이다. 일행과 함께 가야하니 그 모든 것을 감수하고 수속을 진행했다. 

그런데 빨라야 6시 15분이나 된다는 것이다. 그것도 신분조회 등 처리가 원활하지 못하면 더 지연된다는 것이다. 비행기 수속 데스크에 가서 사정을 해도 6시까지 수속을 마쳐야 한단다. 결국 시간부족으로 임시여권발급을 포기하고 비행기 표를 환불처리한 후  집으로 돌아왔다. 항상 외국에 나갈 때는 여권을 챙기라고 잔소리를 많이 하는데 내가 이런 실수를 하다니…. 

다음 날 아침부터 새로 비행기 표를 구매하는데 쉽지 않다. ‘와이페이모어’에 들어가 가장 싼 직행 비행기를 예약해도 당일이어서 그런지 제법 비싸다. 환불 처리하느라고 손해보고 다시 비싼 비행기 표를 구입하고. 경제적 손실도 손실이지만, 잠시의 실수로 일행에게 많은 괴로움을 끼쳤다. 나로 인해 계획했던 여행일정을 모두 수정해야 했다. 오늘은 치앙마이 시내를 둘러보기로 하였다고 한다. 나는 이미 몇 차례 치앙마이를 다녀왔기 때문에 안 보아도 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또한 우리를 도와주고 있는 치앙마이 트립티의 서양숙 선교사님은 일정변경으로 인해 예약했던 숙소에 연락하여 변경하는 등 수고가 많았다. 

인천공항에서 6시 40분에 출발해 6시간 걸리지만 시차변경으로 인해 치앙마이 도착예정시간은 10시 40분. 비행기 내를 둘러보니 빈 좌석이 제법 많다. 비행기 뒤편으로 가니 4개 좌석이 그대로 비어 있어 그곳에 자리를 잡고 염치불구하고 길게 누웠다. 하루 동안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지 곧 편하게 잠이 들었다. 치앙마이 도착 안내방송에 잠이 깼다. 치앙마이 공항에 내려 입구로 나가니 일행이 모두 나와서 기다렸다가 환영을 한다. 마치 못 올 뻔했던 내가 겨우 온 것처럼 열렬히 환영해주어서 고마웠다. 더군다나 이곳에서 선교하는 성기숙선교사 내외도 함께 반가워하신다.  

치앙마이 국제공항

우리는 공항근처 항동에 위치한 ‘그레이스 홈’으로 향했다. 이곳은 2000년 6월부터 권삼승, 서양숙 선교사가 소수민족의 고아들을 거두고 보듬어 가는 곳이다. 그리고 우리 트립티가 그레이스홈에 카페를 만들어 이들의 사회진출과 자립기반을 지속적으로 돕고 있는 곳이다.

몇 차례 이곳을 왔기 때문에 그레이스 홈이 보이자 반가운 마음이 솟는다. 입구부터 카페까지 이제는 세월의 때가 묻어난다. 이곳에서 카페의 인테리어를 하고 커피교육을 하고…. 그동안의 과정이 주마등처럼 흘러간다. 함께 서양숙 선교사 부부 댁으로 올라가 짐을 풀었다. 그렇지만 아직도 인터넷 사정으로 프로젝트 신청을 마감하지 못한 박미성 이사로 인해 밤늦게 까지 이야기꽃을 피워야 했다.

태국 치앙마이 트립티 카페 마당에 놓인 안내판

치앙마이 트립티까페 내부

치앙마이 트립티까페 전경

최정의팔 (사회적 기업 트립티 대표)  euipa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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