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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교회에 다니나<이수호의 일흔 즈음>
이수호 | 승인 2016.03.01 23:13
(사진 출처 : http://jesus1st.tistory.com)

초등학교까지 어릴 땐
부모님이 가라고 해서 갔다
교회 가면 큰누나 같은 여선생님이 좋았다
동화처럼 들려주는 성경 얘기가 너무 재미있었고
예배드리는 태도가 좋은 아이에게 상을 주었는데
착하다고 칭찬 받는 게 너무 좋았다
중학생이 되면서 성경이 너무 비과학적임을 알고
혼란스러웠다
장로 집사 등 어른들이 주일날만 거들먹거리는 게
너무 싫었다
그래도 어머니의 간곡한 바람을 실망시키기 싫어
가끔 갔다
철들고 바쁠 때는 거의 못 갔다
인생이 좀 삭막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요즈음 나는 웬만하면 일요일에 한 번
교회에 간다
공휴일인 그 시간을 그렇게 보내는 것이 가장 유용하고 즐거워서
그렇게 한다
설교라 이름 붙인 성경을 교재로 하는 인문학강의가
참 좋다
목사에 따라 차이가 많을 텐데
우리교회 목사님 설교는 정말 괜찮다
참가비로 내는 헌금이 비싸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 시간에 집에서 늦잠 자며 신문을 들추거나
TV 채널 돌리는 것보다는 건강관리 등
여러 면에서 좋다
찬양이란 이름의 성가대 합창공연도 참 좋다
아주 고급지진 않지만 때론 찡한 감동을 준다
우리교회 지난 주 찬양이 그랬는데
단원 열 명이 관객 스물다섯을 앞에 놓고 혼신을 다하는데
노래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했다
지난주일 찬양이 끝나면서 나의 느낌은
아 오늘은 설교 안 들어도 본전 뽑았다 였다
덤이 본 물건보다 더 마음에 든다고나 할까
가끔 쓰개다시가 회보다 더 맛있는
뭐 그런 기분이었다
그런데 지난주는 설교도 참 좋아서
즐거움과 기쁨이 몇 배였다
간만에 만나는 교우들과 얘기 나누며 밥 먹는 시간도
덤 위에 한 줌 더 얹어주는 콩나물처럼
기분이 꽤 괜찮았다
가끔 교회 갈 시간에 다른 특별한 일이 생기면
당연히 그쪽으로 가지만
늘그막에 가격 대비 이 보다 더 시간 보내기 좋을 곳도 없을 것 같아
계속 교회는 나갈 작정이다
누가 더 좋은 프로그램을 제시하면
바꿔 볼 생각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이수호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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