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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세상, 티끌의 세상<김서정의 하루 3분 글쓰기 교실>
김서정 작가 | 승인 2016.03.21 11:56

또 본성적으로 우리에게 생기는 모든 것에 있어서 우리는 먼저 능력을 얻고 그 후에 활동을 전개한다. (…) 그러나 덕의 경우에는 먼저 실천함으로써 비로소 덕을 얻게 된다. 여러 기술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먼저 함으로써 비로소 배워 알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집을 지어봄으로써 건축가가 되고, 류트를 연주함으로써 류트 연주가가 되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옳은 행위를 함으로써 옳게 되고, 절제 있는 행위를 함으로써 절제 있게 되며, 용감한 행위를 함으로써 용감하게 된다.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우리는 물리적인 존재이다. 생각만으로는 지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몸을 통해 이루어진 행위가 있어야만 생각에 변화가 일어난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이다. 어느 장소이든 진득하게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몸(주로 뇌와 손)을 움직여야만 글이라는 새로운 외형물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 안에 들어 있는 의미들은 다시 반복해 보면서 새롭게 만들어진다. 삭제되고, 첨가되고, 위치가 바뀌고. 그러면서 느낀다. 우리가 보고 만진 물리적인 세계만을 표현하다 보면 뭔가 공허해진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을 법하다. 파토 원종우의 한겨레 칼럼을 보면, “세계는 온갖 크고 작은 구조를 만들어내는 극소량의 원자와 나머지 대부분의 허공으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물질은 그냥 단단한 덩어리가 아니며 허공도 그저 허무한 빈 공간이 아니다. 둘은 장엄하고 신비로운 자연법칙 안에서 얽혀 조화를 이루며 우리가 보고 느끼고 아는 것들과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고 아직 알지 못하는 삼라만상 모든 것을 만들어낸다.”라는 구절이 있다. 또 그는 “별의 세상과 티끌의 세상은 많이 다르다.”라고 한다. 물리 법칙과 양자 역학의 세계이다. 때로 우리는 판타지가 뿜어내는 글에 매료될 때가 있다. 이른바 상상의 나래가 활짝 펼쳐진 글들. 그런 글들이 공허함을 메워준다. 그래도 그 출발은 역시 몸을 움직이는 행위이다. 기초 체력이 튼튼해야 상상에도 힘이 실리지 않을까?

 

   
▲ 김서정 작가

1966년 강원도 장평에서 태어났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2년 단편 소설 <열풍>으로 제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장편 소설 《어느 이상주의자의 변명》, 어린이 인물 이야기 《신채호》, 《김구》, 《마의태자》 등을 썼고, 북한산 산행기로 산문집 《백수 산행기》, 먹거리와 몸을 성찰하는 에세이 《나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다이어트》, 평화 산문집 《분단국가 시민의 평화 배우기》, 글쓰기 강의인 《나를 표현하는 단숨에 글쓰기》를 지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출판 편집일과 글쓰기 그리고 글쓰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김서정 작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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