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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생각이었던 ‘한신개혁’, 지금 어디로?한신대 총장선임 사태를 둘러싼 목소리들
박준호 기자 | 승인 2016.04.04 18:12
한신대학교.

한신대학교 7대 총장선임에 대한 갈등이 장기화 되면서 학내를 넘어 한국기독교장로회 교단차원으로 번지고 있다.

문제는 학생 측의 학내 농성과 이사회 측과의 '폭력사태'로만 집중돼있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갈등 사태에만 초점이 맞춰져 보도하고 있고, 기장 교단 내에서도 정리되지 못한 의견들이 분분한 실정이다. 현재 sns와 총회 홈페이지에는 관련된 많은 의견들이 공유되고 있으며, 조속한 합의와 해결을 바라는 글들 또한 게시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현재 총장선임 사태를 둘러싼 다양한 구성원들의 주장과 의견을 통해 이번 사태를 접근해보고자 한다.

학생모임, “총장추천제도는 한신의 역사, 제대로 반영돼야”

‘한신대 민주적 총장선출을 원하는 학생모임’(이하 학생모임)은 채수일 전 총장이 경동교회 담임목사 청빙으로 총장 중도사퇴 하던 지난 11월, 다음 총장 선임은 민주적으로 선출돼야 한다 라며 ‘총투표’를 주장으로 만들어진 한신대 학생들의 모임이다.

학생모임의 김진모 학생은 “총장 최종선임 결정은 사립학교법에 의해서 이사회의 고유권한이라고 말하고 있는 이사회의 주장은 맞는 말”이라며 그런 상황에도 총투표를 주장한 이유에 대해 4자협의회와 총장추천제도를 들었다.

그는 “사립학교법과 정관상에는 총장 선임결정을 이사회에서 하는 것으로 되어있지만, 총장을 뽑는 과정은 각 학교에서 만드는 것”이라며 “한신대학교는 지난 89년도에 교수협의회가 4자협의회와 총장추천제도를 규약으로 만들었다. 총장은 교수들의 추천과 표결을 거쳐 1, 2위 후보를 이사회에 올린다 는 것이 당시 교수협의회의 규약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지난 30년간 이사회가 이 규약을 존중하고 절충점을 찾으며 총장을 선임했지만 이번에는 돌연 이사회만 결정할 수 있다면서 지난 역사를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투표는 이미 해오던 방식에서 투표권을 학생에게까지 확장했다는 것이 학생모임 측의 주장이다. 

김진모 학생은 이번 총투표가 ‘4자협의회에서 합의 되지 않았다’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 “4자협의회는 협의하는 기구로, 그곳에서 합의를 볼 수 없다”며 “학교, 학생, 교수, 직원 등으로 구성된 4자협의회의 특성상 이번 총장선임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고, 논의 끝에  학생, 교수만이 참여하는 투표를 진행하게 됐다”고 반박했다. 

또한 4자협의회와 공청회 그리고 학내 총투표 결과로 인한 '2인 총장추천 후보안'이 이사회에 전달됐지만, 이사회에서 이 자료를 참고자료만으로 받아들였을 뿐, 총장 선임에 반영조차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신대 민주적 총장선출을 원하는 학생모임’이 이사회에 '총장후보자추천 투표' 결과를 수용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출처: 한신대 민주적 총장선출을 원하는 학생모임)
‘한신대 민주적 총장선출을 원하는 학생모임'이 본관 앞에서 천막농성을 진행 중에 있다. (사진 출처: 한신대 민주적 총장선출을 원하는 학생모임)

그러면서 “이사회를 통한 신임 총장이 발표되고, 학생 측이 이에 반발해 장시간 대치 후 이사회와 공청회를 진행했지만, 이사들은 현재 뽑힌 신임 총장에 대한 채점표 및 객관적인 기준들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학생모임을 비롯한 학내 구성원들이 며칠에 걸쳐 투표를 진행하고, 공청회 자료를 공유했지만 이사회는 후보에 대한 정책과 심도 있는 검증은 물론 학생측이 제시한 자료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목회자, “4월 1일은 슬픈 날, 단일한 합의 이뤄가도록 노력해야” 

기장 총회 홈페이지를 비롯한 sns상에는 이번 사태와 관련한 기장 소속 목회자들의 의견들이 올라오고 있다. 그 중 최형규 목사(경북 구미 내고교회)는 2015년부터 시작한 이번 총장 선임 과정에 대한 주요 흐름들을 객관적 관점에서 정리했다.

그러면서 “4월 1일은 한신대 역사 가운데, 한신 구성원 모두에게 가장 가슴 아픈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형규 목사는 이번 사태를 일으킨 가장 큰 주범을 ‘총장후보자선출’ 이라는 용어의 혼선 문제로 꼽았다. 그는 “한신대 종합화 역사 가운데 총장 선임/선출을 앞두고 대대적인 토론회와 공청회, 총투표까지 진행되었던 전례가 없었다”며 “전국대학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총장선출제도”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총장후보자 추천 투표가 마치 총장 선출을 위한 선거나 투표인 것처럼 알려지고 언론에 나가기 시작하며, 이를 접하는 학내외 구성원들은 투표가 곧 총장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처럼 여기게 됐다. 막상 이사회의 총장선임결과가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과 다르게 나오니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목사는 총장선임에 관한 법적 권한을 전하며, 총장후보자 추천 투표가 학내의 총투표로 진행되었다고 해도 사학재단의 최종 총장선임권한은 이사회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겉 표현으로는 인정하나 속생각으로는 이 부분을 너무 약화시켜 생각한 나머지, 이사회를 학내 구성원들의 꼭두각시처럼 여기거나 비춰지게 했다. 법적 권한에 있어서는 학내 여론과 민주적 총장선출의 권리를 짓밟았다고 표현 할 수 없다”

지난 3월 10일(목) 한신대학교에서 열렸던 '총장후보 공청회'의 모습. ⓒ에큐메니안
지난 3월 10일(목) 한신대학교에서 열렸던 '총장후보 공청회'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학내 구성원들. ⓒ에큐메니안

최형규 목사는 학교에서 이 사태와 관련한 책임을 묻게 될 때, 학생들에게 그 책임의 무게가 크게 실리는 것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학문에 매진해야할 그들에게 한신대학의 민주화라는 과제를 안겨주며 뛰어들게 만들고, 이사회를 비롯한 운영진에게 모든 것을 위임하고 무관심 했던 기장 교단의 목사, 장로의 책임”이라며 이후 펼쳐질 사태 수습에서 폭력 사태에 연관된 학생들의 선처와 총장선임 절차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단일한 합의를 호소했다.

이사회, “학내사태 충격적, 아직 공식적 입장 없다”

이 모든 사태의 중심에 서있는 것은 한신대학교 이사회지만 현재까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없다.

이사회의 서기를 맡고 있는 이건희 목사(청주제일교회)는 “이번 사태로 이사회 모두가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라며 학생모임의 총장실 점거 및 이사회 측과의 대치 상황에 대해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이사회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에 대한 공통된 입장정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며 “입장정리를 위해 이사회가 소집돼야 하지만 모두들 충격을 받은 상태라, 입장 정리가 조속히 이뤄지긴 힘들 것 같다”고 밝히며, 이상의 발언을 조심스러워 했다.

현재 학생모임은 한신대 장공관 2층 총장실 및 이사장실 앞에서 농성을 진행 중에 있으며, 지난 회의실 점거에 참여했던 두 명의 학생은 화성동부경찰서로부터 소환됐다. 

이들은 △3월 31일 이사회를 통한 총장 선임결과는 무효 △폭력사태와 현재 신임총장 결과를 저지를 현 이사회의 사퇴 △총장 재선임과 그 결과를 학내 구성원들의 동의를 받을 것을 주장하며, 합의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장기간 농성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총장선임을 바라보며, 한신대 학내외 구성원들의 공통된 열망은 바로 ‘한신개혁’이었다. 약간의 잡음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토론회 및 공청회와 총장후보자추천 투표가 이뤄진 것 역시 이런 열망의 연장선에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이들이 마주한 현실은 서로에게 주어진 권한과 권위가 인정되지 않아 부딪힌 양상이다. 이를 우려한 주위에 많은 의견들이 있지만,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사태의 중심에 있는 이사회와 학생모임이다.

같은 생각으로 시작했던 ‘한신개혁’을 위해 양측의 원만한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까? 처음 열망했던 개혁의지를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시점이다.

박준호 기자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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