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관계는 '세워지고(build)' '유지되고(maintain)' '강화되고(strengthen)', 관계가 '기능하고(function)' '고장 나고(beak down)’ '수리를 필요로 하는(need repair)’ 이유다.(복합적 체계 은유). 게다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은 ‘공평한 교환(give and take)'에 관여되어 있고, 관계에 ‘투자하고(invest)', 관계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다(benefit)'(상호작용적 관계 은유). 이와 대조적으로, 감정에 대한 힘 은유는 감정을 이해하는 정반대되는 방법을 제공한다. 감정 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감정에 의해 폭발하고(explode), 미치게 되고(go crazy), 괴롭힘을 당하고(be burdened), 쓰러지고(be swept off their feet), 지배된다(be ruled).

-<은유와 감정>에서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He always cultivated friendships with the ruling class.(그는 언제나 고위직들과 교화했다.)' 일단 이 문장을 적어놓고 시작해보자. 한 수강생이 내 글쓰기 강좌 내용이 어렵다고 했다. 이유는 두 가지다. 내가 모르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거나, 전달 방식에 문제가 있거나. 그게 그건가? 위의 글을 보면, ‘복합적 체계 은유’, ‘상호작용적 관계 은유’가 나오고, 그것을 표현해야 하는 감정의 본질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해가 난감해 인터넷을 뒤지니 졸탄 쾨벡세스의 또 다른 저서 <은유와 문화의 만남>이 나오고, 거기에서 이 문장이 눈에 띈다. 지면이 짧은 관계로(이 말도 웃기네요. 내 마음대로 늘리면 되는 건데) 압축해서 이해해보자. 사람끼리의 관계 구축(교화)에 식물 용어(cultivate)가 쓰였다. 사람도 알고 식물의 성장 과정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사람과 식물의 관계를 알아야 한다. 복잡하다. 관계는 움직임이다. 사람끼리의 움직임, 식물의 움직임, 둘의 움직임도 잘 알아야 한다. 상호작용이다. 그런데 그 과정에 개입되는 감정들은 들쑥날쑥한다. 매번 상황이 다르기에 조절이 쉽지 않다. 이렇게 쓰는 과정에서 위의 문장이 이해가 되는 것도 같다. 저자의 말이 이해가 안 돼도 내 식대로 정리해보는 시도, 누구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꾸준히 나만의 공부를 해가는 것, 그 동반자가 글쓰기이다.

▲ 김서정 작가 1966년 강원도 장평에서 태어났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2년 단편 소설 <열풍>으로 제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장편 소설 《어느 이상주의자의 변명》, 어린이 인물 이야기 《신채호》, 《김구》, 《마의태자》 등을 썼고, 북한산 산행기로 산문집 《백수 산행기》, 먹거리와 몸을 성찰하는 에세이 《나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다이어트》, 평화 산문집 《분단국가 시민의 평화 배우기》, 글쓰기 강의인 《나를 표현하는 단숨에 글쓰기》를 지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출판 편집일과 글쓰기 그리고 글쓰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김서정 작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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