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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이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니?<말리의 늦게 가는 세상>
임정훈 | 승인 2016.04.18 11:46
ⓒ임정훈

동티모르 국립대학 뒷길로 가면 내가 좋아하는 카페가 하나 있다. 그 카페는 1.2층으로 만들어진 작은 공간이지만 그곳엔 향 좋은 커피가 있고, 무엇보다도 커피 값이 싸서 좋다. 카페 1층은 주로 동티모르 사람들과 외국인 들이 와서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공간으로, 2층엔 젊은이들이 모여 토론의 장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 카페의 이름은 “PEACE CAFE”이며, 한국YMCA연맹에서 운영한다. 그렇지만 종업원들은 모두 동티모르 사람들이기에 우리는 그들과 꼴레가 (친구)로 잘 지내고 있다.

동티모르에  YMCA 연맹이 들어오게 된 것은, 동티모르 독립 후 초대 대통령인 구스마오 대통령이 한국에 방문했을 때, YMCA연맹을 찾아가 “동티모르에도 YMCA가 필요하니 만들어 달라”는 요청에 의해서였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 YMCA는 “하나님 나라의 구현”이라는 사명을 가지고, 2007년 동티모르 딜리에 첫발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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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아이들을 대상으로 주로 사회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였으며, 이 사업을 확대하여 좀 더 소외 된 지역을 찾아 들어 간 곳이 “샤메”라는 산골 마을이다. 그곳에서 사회교육프로그램을 만들려고 조사 하던 중 주민들에게 그보다 더 필요한 것이 수입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커피다. “샤메”에는 포루투갈 사람들이 카멜리나무를 베어 간 자리에 심어 논 야생커피 나무숲이 있었다. 그러나 교통편이 불편한 그곳 주민들이 가공되지 않은 커피를 판매한다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그래서 부근에 커피가공공장을 만들었고, 공장에서 생산 된 커피를 사회적 기업인 한국에 피스커피코리아 (티모르)가 판매하여 그곳 주민들에게 고정적인 수입을 보장하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카페 “피스카페”가 생긴 것은, YMCA에서 커피사업을 하기 시작한 지 몇 년 후인 2014년의 일이다. 현지인들도 부담 없는 가격으로 마실 수 있는 카페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생긴 피스카페는 시간이 갈수록 현지인들과 더불어 생명과 평화를 말 할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 활용 되었다.  

그곳, “피스카페”에서 오늘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2주기 추모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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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봄날, 나는 우리나라 진도바다에서 일어났던 그 엄청난 일을 중국에서 들었다. 다음날 나는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우리나라 남쪽바다에서 일어난 일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렇지만 누구도 감당 할 수 없는 이 커다란 슬픔을 어찌 말로 설명을 할 수 있었겠는가. 나는 끝내 목이 메여 울고 말았고 학생들은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우리는 숙연하게 한참을 그렇게 보냈다.

그리고 그해 여름, 나는 중국에서의 이년 세월을 내려놓고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동에 있는 집으로 돌아 왔다. 그러나 한여름, 휴가철 한창 성수기를 누려야 할 대부도는, 아무도 찾는 이 없는, 숨도 쉬지 않는 듯 조용한 섬마을로 변해있었다.

나 역시 누구 하나 손잡고 
“얼마나 힘드세요.”
“어떻게 지내세요”
“힘내세요”라며 진심어린 위로의 말 한마디, 관심어린 마음한번 보이지 못하고 야속한 시화 바닷길을 수없이 오갔다. 

나처럼 마음만 안타까울 뿐 답답한 속내 한번 드러내지 못하는 것은 주민들도 마찬가지였기에 차라리 우리는 침묵으로 유족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그해 가을을 보냈고, 유난히 춥고 길었던 겨울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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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나는세월호 희생자들의 위한 1주기 추모제를 드리고 있던 그 무렵,  희생자들 속에 함께 있던 단원고 학생들 또래의 동티모르 고등학교 학생들 앞에 서게 되었다.그 이후로 내가 줄 곳 살고 있는 딜리는 끝도 없이 펼쳐진 바다를 매일 볼 수 있는 곳이다. 나는 딜리 바닷가를 거닐면서 “바다는 언제나 봐도 좋다”고 수없이 말하지만, 싸늘한 시신으로 라도 돌아오지 못한 단원고 학생들이 어쩌면 인도양 여기까지 와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했다.

오늘, 나는 “피스카페”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노란색 리본도 접고, 종이배도 접으면서 그날 그 배에서 하늘로 올라간 학생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이 그렇게 이 땅을 떠나면서 세상을 향해서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니?
애들아 말해 줄 수 있겠니?” 

“너희들의 뜻을 따라 우리가 좀 더 노력 해볼게.”

 

ⓒ임정훈

 

 <필자 소개>

   
 
임정훈

예수를 구주로 믿는 사람, 딜리의 한 고등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음

 

임정훈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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