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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보는 단어, 스팬드럴<김서정의 하루 3분 글쓰기 교실>
김서정 | 승인 2016.04.19 10:50

현재 언어 진화에서 가장 논쟁거리로 남은 문제는 다음과 같다.

*인간만이 통과한 언어를 향한 결정적인 하나의 관문이 존재했는가? *뇌의 언어 처리 방식에 일반적인 인지 형태가 아닌 언어에만 특유한 점이 있는가? *언어 진화 궤적의 어느 지점에 자연선택이 개입되었는가? 언어능력 구성 요소 가운데 어느 요소들이 스팬드럴로 분명히 확인될 수 있는가?

-<언어의 진화>에서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위의 글을 적는데, 모르는 단어가 눈에 띈다. ‘스팬드럴.’ 검색해보았다. 프레시안의 ‘종교는 말살해야 할 정신의 바이러스’라는 타이틀이 섬뜩하게 다가온다. 지난 일요일 종교인들 사이에 있어서 그랬을까? 아무튼 진화론적 관점에서 본 종교의 본성은 ①종교는 인간 마음의 적응(adaptation) ②종교는 다른 인지 적응들의 부산물(byproduct) ③종교 현상은 밈(meme)의 역학인데, 스팬드럴은 부산물을 비유하기 위해 등장한다.

장대익 교수는 “스팬드럴(좀 더 정확히는 펜덴티브)은 돔을 지탱하는 둥근 아치들 사이에 생긴 구부러진 역삼각형 표면입니다. 중세 때 지어진 유럽 성당들에 가 보면 이 스팬드럴이 성화 등으로 장식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언뜻 보면 성자들이나 천사들을 그려 넣기 위해 특별히 설계해 만든 공간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상은 돔을 만드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생긴 부산물인 거죠. 그래서 굴드와 르원틴은 적응처럼 보이는 많은 것들이 사실은 스팬드럴과 같은 부산물이라고 주장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를 보고 나니 공부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했다. <언어의 진화>로 돌아와 저자가 말하는 마지막 언급은 “언어는 단일체가 아니며, 언어가 없던 상태에서 현대의 인류 언어로 되기까지는 많은 단계가 있었다. 우리는 오늘날 살아 있는 종들 중에서 이 단계를 모두 밟은 유일한 종일 뿐이다”라고 한다. 오늘의 글을 여기서 마치려고 하다가, 장대익 교수의 또 다른 멘트를 옮겨본다. “여담입니다만 이 학자들이 사용한 비유들을 한번 보십시오. 정말 놀랍지 않나요? 요즘 '통섭'이라는 용어가 한국 지식계의 화두가 되어 가는 듯한데요, 진화의 어려운 개념을 건축으로 풀어낸 그들의 솜씨가 통섭의 한 사례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 놀라움을 이해하려면 역시 공부가 필요한 것 같다.

   
▲ 김서정 작가

1966년 강원도 장평에서 태어났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2년 단편 소설 <열풍>으로 제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장편 소설 《어느 이상주의자의 변명》, 어린이 인물 이야기 《신채호》, 《김구》, 《마의태자》 등을 썼고, 북한산 산행기로 산문집 《백수 산행기》, 먹거리와 몸을 성찰하는 에세이 《나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다이어트》, 평화 산문집 《분단국가 시민의 평화 배우기》, 글쓰기 강의인 《나를 표현하는 단숨에 글쓰기》를 지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출판 편집일과 글쓰기 그리고 글쓰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김서정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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