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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연합 집회 참석자를 위한 변명<이수호의 일흔 즈음>
이수호 | 승인 2016.05.09 15:15

어버이연합이란 단체가 말이 많다
내 또래 일흔 즈음 남자들이 주로 모인 모양인데
정부 행사 등에 참가해 머리수를 채우거나
진보진영 집회 등을 방해하는 일을 주로 하는데
일당 받고 동원되는 실정이야 이래저래 다 알았지만
세상에 꽃 같은 아이들이 억울하게 죽어
그 원혼을 달래고 부모들을 위로하는 집회까지 와서
소란을 피우고 패악질을 하는 게 너무 심하다 했더니
그 돈을 국정원과 청와대의 주선으로
전경련이란 재벌단체에서 제공한 것이라니
기가 차고 화가 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한 편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그렇게 해서 받는 일당이 2만원이라는데
그 돈은 그 분들에게는 너무 크고 요긴해서
무슨 집회 어디 간다 하면 줄 서기 바쁘고
집회 참석해서도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다음에 잘릴까봐 소리치며 나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도 그런 것이 대한민국 국민으로 성실하게 산 이분들
늙고 병들자 아무도 돌봐주지 않아
독거노인 신세로 겨우겨우 살아가며
어느 성당에서 5백원 준다면 얼른 가서 줄 서고
어느 급식소에서 공짜밥 준다면 또 얼른 줄 서고
하루 종일 리어카 끌며 폐휴지 모아야 몇 천 원인데
한 나절 가서 욕하고 소리치면 2만원이라
그 일이 내게 돌아오는 것만으로도 그런 복이 어디냐고
두 눈 붉어지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런 수십만 내 또래들 생각하면
선택 받은 나는 입이 열이라도 할 말 없는데
정말 잘 살아야지 제대로 살아야지 하면서도
이런 분들 이용해서 못된 짓하는 어버이연합과 그 배후를 생각하면
늙은 피일망정 거꾸로 치솟는 것이다

이수호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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