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에 대한 연구에서 여러 구분들을 더욱 확장하는 것은 필요가 없을 것이다. 문체가 멋과 화려함을 지녀야 한다고 말하는 것 역시 필요가 없을 것이다. 어째서 간결함, 자유분방함, 그리고 다른 정신상의 미덕들보다도 이러한 특징들이 필요하지 않는 것일까? 앞서 열거한 이러한 특징들이 필요하지 않는 것일까? 앞서 열거한 이러한 특징들은 우리가 문체의 미덕을 적절하게 정의했을 때, 분명 문체에 멋을 주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목적 때문에 문체는 명료해져야 하며, 단조로움을 피하고, 적절성을 획득해야 하는가? 만일 문체가 너무 현란해지면, 정확성이 떨어지게 되며, 반대로 너무 간결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때 중용의 태도가 적합성의 척도가 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게다가 문체의 멋은 열거된 특징들, 일상어 및 색다른 표현, 리듬과 적합성에 따른 설득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서도 획득된다.

-<수사학 3권(아리스토텔레스)>에서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영화 ‘베테랑’의 희귀동물인 재벌3세는 원래 류승범을 염두에 두었는데, 최종 유아인으로 정해졌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유아인은 짧은 시기에 천만 관객 동원 배우가 되었고, 류승범은 아직도 요원해 보인다. 사실 어제 대화노인복지관의 글쓰기 강의는 나를 염두에 두고 개설된 것이 아니었다. 기존 강사가 2회를 진행했는데, 수강생들이 복지관 측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한다. 강사 분이 경상도 사투리가 심하고, 말이 빨라 이해가 어려웠다는 것. 그래서 내가 대타로 들어가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무척 기뻤다. 글쓰기 강의 영역 확장을 늘 고심하고 있었는데, 기회가 온 것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고민이 깊어졌다. 짧은 시기에 새로운 강의 내용을 준비하면 분명 버벅거릴텐데. 결국 나는 기존에 하던 것에 비유를 더 많이 넣기로 마음먹고, 어제 첫 강의를 했다.

어르신들이 내 강의가 마음에 들었다는 눈빛을 보내왔다. 나를 새롭게 인식하는 것에 대한 반응이었을 것이다. 위의 글을 옮기다 보니 어제 수업 내용이 생각난다. 사실 어제의 그 말은 나도 준비하지 않았던 것이었고, 말이 흐르는 과정에서 불쑥 튀어나왔는데 리액션이 좋았다. “문체는 간결체, 만연체, 화려체, 건조체, 이렇게 나누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이곳에는 18가지의 문체가 있습니다. 즉 여기 계신 선생님들 모두가 다른 문체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나만의 문체를 찾아가는 시간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내가 유아인처럼 될 수는 없지만, 목표라도 세워보는 아침이다. 즐겁다.

▲ 김서정 작가 1966년 강원도 장평에서 태어났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2년 단편 소설 <열풍>으로 제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장편 소설 《어느 이상주의자의 변명》, 어린이 인물 이야기 《신채호》, 《김구》, 《마의태자》 등을 썼고, 북한산 산행기로 산문집 《백수 산행기》, 먹거리와 몸을 성찰하는 에세이 《나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다이어트》, 평화 산문집 《분단국가 시민의 평화 배우기》, 글쓰기 강의인 《나를 표현하는 단숨에 글쓰기》를 지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출판 편집일과 글쓰기 그리고 글쓰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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