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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와의 전쟁<안태용의 산골 이야기>
안태용 | 승인 2016.05.23 11:22
ⓒ안태용

오늘 못자리에 농업지원 센터 소장이 와 보고, 모가 참 좋게 잘크고 있다고 칭찬하였다. 참 기분이 좋았다. 못자리 농사가 농사의 절반이라는데, 일단은 첫 단추는 잘 끼우고 있는 것이다. 어제는 경운기 로터리도 농기구 수리 센터에서 잘 수리해 놓은 터라 나만 몸이 건강하면 된다. 그런데 올핸 내 몸이 어쩐지 시원치 않다. 진짜 중요한 것이 걱정이다. 그래도 옆에 날 걱정해주는 후배가 살고 있어 참 다행이고 고마운 일이다.

그리고 마을 다녀오는 길에 아랫마을 젊은 친구를 만났다. 자칭 못자리의 달인이라는 친구다. 언젠가 내가 자꾸 실수하여 모판을 뒤엎는다니깐, 어찌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궁금하다는 식의 반응을 나타냈던 친구다. 그 친구 왈, 지금 마을에선 난리란다. 마을전체가 올해 낮엔 너무 뜨겁고 밤엔 너무 춥고 하는 기후 변화 때문에 못자리들이 병들고 모가 잘 크지도 않고 하여, 모두 모판을 다 엎고 이미 시기가 늦었지만 다시 모판작업을 한다고 한다. 다시해도 이 기후 변화 속에선 달인인 자신도 자신 없단다. 우리 동네 어르신들도 올핸 못자리에 약을 했어도 병이 오고 어찌 영- 안 좋단다. 윗집 어르신도 하우스에서 모판을 놓고 키웠는데, 너무 뜨거워 완전히 버려 못쓰게 되었단다. 

ⓒ안태용

나도 모르는 사이에 주위에선 기후와 전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왜 성공했을까? 추측컨대, 그동안 하도 시행착오를 많이 겪어, 이러저러한 기후변화에 대한 노하우가 생겼고, 올핸 특히 밖으로 돌지 않고, 못자리를 지키고 그때그때 상황에 대처하며 정성껏 돌봤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모판흙을 상업용 상토를 쓰지 않고 뒷산의 깨끗한 황토를 쓰고, 거름가스발생 피해를 막기 위해, 못자리 바닥에 잘 부식된 유박거름을 살짝 준 것이 유효했다는 생각이다. 그래도 약 한번 주지 않은 모가 냉온탕을 오가는 악조건 속에서도 아무 병도 없고, 고르게 발아되고 튼튼하게 잘 자라고 있는 것이 신통하기만 하다. 참 감사할 뿐이다. 주위 마을 분들한텐 참 안타까운 일이지만 말이다. 나도 많이 당해봐서 그 심정을 잘 알기에.

이번 주말까지 이상기후는 계속된다고 한다. 나도 긴장을 놓지 않고, 밖으로 돌지 않고 계속 못자리를 보살펴야겠다. 매일 낮에 너무 뜨거워 고온피해 입지 않게 아침마다 미리 덮어 놓은 부직포를 열고, 오후엔 저녁에 너무 추워서 냉해를 입지 않게 부직포를 덮어주고 물를 대주어 온도를 유지해줘야겠다. 아직도 기후변화와의 전쟁은 진행 중인 것이다. 그리고 이때쯤 올라와 나의 원기보충 보약이 된 죽순을 열심히 먹어 부실해진 체력보강에도 힘써야겠다. 하여튼 주위의 어려운 상황을 보니, 올해 못자리 농사의 성공은 그 의미가 값지고 참으로 고맙고 감사하다는 생각이다. 감사!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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