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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선율이 들릴 때마다 기도해 주세요"콜트콜텍 해고노동자와 함께하는 고함예배
김령은 | 승인 2016.05.31 16:32
예배공동체 고함이 30일(월) 저녁, 여의도 한복판 콜트콜텍 농성장앞에 십자가를 세웠다 ⓒ에큐메니안

‘교회 오빠’의 상징인 기타. 교회 다니는 청년이라면 한번쯤은 가져보고 싶은 악기이자 이제는 예배 인도에 없으면 허전한 악기가 되어 버린 기타. 찬양시간에 흐르는 기타의 아름다운 선율 너머, 우리는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들을 떠올려 본 적이 있던가? 

콜트콜텍의 공장 노동자들은 기타를 만드는 평범한 노동자였다. 기타를 만드는 노동을 하고 돈을 벌어 자식들을 먹이고 가정을 꾸려나갔다. 콜트콜텍은 Fender, Ibanez 등 12가지가 넘는 세계적인 기타 브랜드를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생산했다. 기업은 안정적이었고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3300여일 전, 평범한 공장 노동자였던 그들의 삶에 균열이 생겼다. 더 많은 이익을 욕심낸 사장이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며 국내 공장을 위장폐업하고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했다. 하루아침에 일터가 없어졌다. 노동자들은 노조를 결성해 대화를 시도했지만 사장은 용역깡패들의 불법폭력으로 응답했다. 대법원은 ‘미래의 경영상 위기도 정리해고의 이유가 될 수 있다’며 자본가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강성노조 때문에 기업이 망한 사례라며 노동자들을 탓했다. 사법, 정치, 또 이를 전달하는 언론, 모두가 노동자들을 ‘버렸다.’

그렇게 투쟁이 시작됐다. 단식 투쟁, 고공농성, 해외 원정 투쟁, 예술가 연대 투쟁 등 ‘죽는 것’ 빼고는 다 해봤다. ‘콜밴’이라는 투쟁 밴드도 생겼다. 햇수로 10년, 3300일이 넘도록 콜트콜텍 노동자들은 권력과 자본의 이기에 무릎 꿇지 않았다. 이제 지칠 때도 되지 않았을까? 왜 이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을까? 

신태하 목사, "너무나 당연해서 대단하지도 않은 권리를 위해 싸우고 계신거에요." ⓒ에큐메니안

콜트콜텍 농성장에서 열린 30일(월) 45번째 고함예배에서 하늘 뜻 펴기를 맡은 신태하 목사(영천교회)도 같은 질문을 던졌다. 

“설교를 하기 위해 자료를 찾아보며 콜트콜텍 노동자들의 투쟁이 참 지난하고 지루한 싸움이라고 생각했어요. 10년 동안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면, 이에 대해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체계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아니,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자료를 찾아보니 투쟁의 동력에 대해 적어놓은 글들이 많지가 않더라구요.”

신 목사는 스스로 깨닫게 된 투쟁의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런데 투쟁의 대단한 이유가 보이지 않는 게 당연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신의 삶을 이루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일터, 그 일터에서의 노동, 또 그에 대한 정당한 대우는 당연한 거잖아요. 너무나 당연해서 대단하지도 않은 일할 권리, 회사의 미래에 참여해서 의견을 개진할 권리, 적정한 임금을 추구해야 할 권리를 당연하고 상식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한국 사회 현실이 이상한거에요. 콜트콜텍의 투쟁은 실리와 효율성만을 따지는 탐욕을 극복하고 노동이라는 인간창조의 가치를 지켜나가는 투쟁입니다.” 

방종운 지회장 ⓒ에큐메니안

현장 증언을 맡은 방종운 지회장(금속노조 콜텍지회)은 “생계를 꾸려가는 유일한 수단인 공장을 문 닫게 하는 나쁜 노동자가 세상에 어디 있겠느냐”며 증언을 시작했다. 

“김무성 대표의 발언이 너무 황당했습니다. 7년 동안 파업만 했다면 우리 회사에 그렇게 산재 환자들이 많을 리 없어요. 우리 콜트콜텍은 근로복지 공단에서 지정한 산재관리 기업이었습니다.”

김무성 대표의 발언을 토대로 ‘7년 파업의 눈물’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낸 동아일보를 상대로 콜트콜텍 노동자들은 무려 4년 동안 정정 보도를 요구하며 싸웠다. 결국 동아일보는 2011년 1월 9일, 정정 보도를 냈다. 

“우리가 미래에 닥칠 경영상의 위기를 어떻게 압니까? 경제 성장은 막대 그래프가 아니라 꺾은 선 그래프입니다. 호황기 때는 경영자들이 잘한 것이 되고 불황기 때의 잘못은 모두 노동자의 탓이 됩니다.”

방 지회장은 10년동안 투쟁을 이어오며 가장 미안한 것은 가족이라고 했다. 10년의 시간동안 노동자의 자녀들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녔다. 그는 “자녀의 인생 중 황금기였을 시간동안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못해 준 게 가장 마음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노동자를 파리 목숨처럼 여기는 몰상식한 사회에 맞서 아버지는 당연한 싸움을 이어왔다. 마지막으로 그는 “잘못된 사회 구조를 바로 잡기 위해 콜트콜텍 의 부조리를 알리며 싸우는 것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모인 이들은 박수와 인사로 서로 격려하며 성찬을 나눴다. 이진경 교수(고난함께 인권사업위원장)이 성찬을 집례 했다. 예배가 끝난 뒤에는 고난함께 예배위원과 콜밴의 문화공연이 이어졌다. 콜밴에서 기타를 맡고 있는 이인근 지회장(금속노조 콜텍지회)의 노래와 연주가 여의도 도심 한가운데 울려 퍼졌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노래를 감상하거나 호기심 어린 눈으로 예배를 지켜보기도 했다. 

예배 공동체 '고함'은 고난 받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십자가를 세우고 예배를 드린다. 다음 예배는 6월13일 (월) 충무로 극동빌딩 앞에서 사회보장정보원 해고노동자들과 함께한다.

2부 문화 공연에서 기타연주와 노래를 선보이는 이인근 지회장 ⓒ에큐메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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