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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독(精讀), 질서(疾書), 초서(抄書)김서정의 하루 3분 글쓰기 교실
김서정 | 승인 2016.06.01 11:25

해밀턴의 이론은 발생학적인 면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동시에 생명체의 이타주의를 상쇄하는 반대급부로서 유전자의 ‘이기주의’를 설정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사회생물학계에서는 해밀턴의 뒤를 이어 이기적인 유전자라는 개념이 아주 열성적이고 진지하게 받아들여졌다. 이 모든 것이 단지 은유적인 의미로 사용되었다는 점을 십분 감안해도, 이것은 당연히 터무니없다.

이기적이니 이타적이니 하는 표현은 실행된 행위 자체가 아니라 그 행위에 얽매인 의도에 대해 의미를 갖는 것인데, 유전자는 그 자체가 분자적인 형태로 존재하면서 무언가를 이루어내지만 그것을 위한 어떤 의도도 갖지 않기 때문이다. 의도라는 범주는 오직 외부 세계를 인식할 수 있고 시간의 흐름을 아는, 즉 미래라는 개념이 있는 두뇌가 있을 때에야 비로소 생기는 것이다.

-<세상과 소통하는 교양인을 위한 과학한다는 것>에서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위의 글을 옮겨놓고 들여다보니 내가 감당할 내용이 아니다. 어디 틈을 비집고 들어가 내 사유를 펼칠 만한 단초조차 없는 것 같다. 사회생물학, 행동생태학, 진화심리학의 ‘이론적 아버지’라 불리는 해밀턴에 대해 내가 아는 바가 극히 없고, 그의 계보를 잇는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핑커 등의 저작을 보기는 했지만, 서둘러 외출을 해야 하는 시점에서 이들을 연계시켜 글을 쓸 만한 여유도 없다. 더더구나 위의 글은 이들의 생각을 “터무니없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뒤에 이어지는 내용 또한 생소하다. 대략 감은 오지만 감을 내 식으로 표현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듯하다.

정민 교수는 다산 정약용의 독서법을 세 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정독(精讀, 새로운 것을 발견하기 위한 깊고 세밀한 독서법), 질서(疾書, 책을 읽을 때 깨달은 것이 있으면 잊지 않기 위해서 빨리 메모), 초서(抄書, 책을 읽다가 중요한 글이 나오면 곁에 쌓아둔 종이를 꺼내 옮겨 적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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