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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그럴듯한 생각<김서정의 하루 3분 글쓰기 교실>
김서정 작가 | 승인 2016.06.02 10:33

그들은(언어 철학자) 근대 철학자들이 생각했던 실물과 관념의 대응관계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들은 세상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이야기할 때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대상은 개별적인 사람이나 물건의 차원이 아니라 그러한 사람과 물건을 포함하고 있는 문장이 담고 있는 명제의 차원이라고 본 것이다. 내가 지금 “금강산은 세상에서 가장 큰 산이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생각을 드러낸 것에 지나지 않고, “이명박은 대한민국의 제17대 대통령이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맞는 생각을 드러낸 것이다. 우리가 세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무엇을 알고 있는가의 문제가 철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라면, 근대 철학자들의 생각이 반드시 틀린 것은 아니지만 철학적 탐구의 중심 단위를 명제로 본 언어 철학자들의 생각이 더 그럴듯하다고 볼 수 있다.

-<쉽게 읽는 언어철학>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갑자기 어느 책에서 봤는지 헷갈리지만, 글쓰기 강의에 항상 등장시키는 것이 의미 요소와 문법 요소이다. 사람과 사물이 의미이고, 문법은 격조사이다. 이 둘의 관계를 잘 포착해야만 올바른 문장, 명확한 문장을 쓸 수 있다. 하나의 사물을 천착해 들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바른 글로 이어질 수 없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모든 것이 형성되고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위의 글을 옮기다보니, 내 생각을 더 깊게 해주는 지원자를 다시 만난 느낌이다. 전에 읽었기에 지금 들여다보는 것이지만, 사실 잊고 지냈다. 사람들에게 글쓰기의 본질을 잘 전달하기 위해 이모저모 끌어들여 활용을 하지만, 위의 글은 내 의식의 영역에서 탈락되어 있었다. 글쓰기와 접맥시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오래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문장이 갖게 되는 가치 판단의 사유 근거가 생겼고, 그것이 합당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개별적인 단어 하나 잘 골라냈다고 그것을 좋은 문장으로 바라보는 편협함은 이제 버리게 되었으니 말이다. 연결과 관계, 그것을 온전히 보며 해야 하는 가치 판단, 그것을 더 그럴듯하게 생각하려는 노력이 내 앞에 놓여 있다.

   
▲ 김서정 작가

1966년 강원도 장평에서 태어났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2년 단편 소설 <열풍>으로 제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장편 소설 《어느 이상주의자의 변명》, 어린이 인물 이야기 《신채호》, 《김구》, 《마의태자》 등을 썼고, 북한산 산행기로 산문집 《백수 산행기》, 먹거리와 몸을 성찰하는 에세이 《나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다이어트》, 평화 산문집 《분단국가 시민의 평화 배우기》, 글쓰기 강의인 《나를 표현하는 단숨에 글쓰기》를 지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출판 편집일과 글쓰기 그리고 글쓰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김서정 작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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