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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 "사람을 사람으로 보는 것"생명평화기독연대 포럼...임보라 목사 강사초청
김령은 | 승인 2016.06.03 15:38

성소수자 이슈를 대하는 기독인들의 태도는 단 두 가지로 규정되지 않는다. ‘동성애 결사반대’를 외치며 성소수자를 세상의 해악으로 규정하는 태도, 그리고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또 하나의 주체로 성소수자를 인식하는 태도. 그러나 많은 기독인들은 그 사이에 존재하는 스펙트럼 속에서 자신의 입장을 뚜렷하게 결정하지 못하고 애매한 상태로 방황하고 있다. 

왜 그럴까? 바로 성소수자 이슈에 대한 ‘기독교적’ 관점들이 혼선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성소수자를 ‘사랑하지만 반대한다’고 말한다. 또 누군가는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죄를 혐오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편에서는 희미하게 ‘기독교인이라면 모든 차별과 혐오를 멈춰야 한다’는 소리도 들려온다. 과연 무엇이 ‘기독교적’인 것일까? 분명한 것은, 성소수자 이슈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기독인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인천 지역의 기독인들이 모여 기독교사회운동을 해나가고 있는 ‘생명평화 기독연대’는 이러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지난 2일(목) 기장 인천교회에서 포럼을 열었다. 성소수자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자는 취지다. 강사는 임보라 목사(기장 섬돌향린교회)가 맡았다. 임 목사는 성소수자와 함께 하는 목사로 교계에서 유명하다.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 운영위원과 한국 HIV/AIDS 감염인 연합회 KNP+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임보라 목사 ⓒ에큐메니안

강의를 시작하며 임보라 목사는 영상을 통해 종교적 이유로 성소수자들을 꺼려하는 현상을 지적했다. ‘First Hug’라는 제목의 영상(영상보기)은 호모포비아들이 성소수자를 포옹하게 되기까지 마음의 벽이 허물어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임 목사는 영상에 나온 것처럼 기독인들은 성소수자에 대해 막연히 가지고 있는 불편함, 낯섦, 정죄의식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가르고 있는 불편함을 넘어 어떻게 공존과 생명, 평화로 나아갈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기독인이 당면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기독인들이 이러한 낯섦과 불편함을 지니게 된 데에는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 만연한 선입견도 무시할 수 없다. 임 목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권지수는 13%. 이는 동성애가 법적으로 처벌받는 국가와 별 다를 바 없는 수치다. HIV 감염인에 대한 올바른 이해조차 없다. 지난 5월 에이즈 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보인, 한 의무경찰에 대해 경찰 당국이 취한 조치는 이러한 몰이해를 반영한다. 더군다나 감염인이라는 이유로 면직 조치를 취한 것은 명확한 차별행위에 해당한다. (관련기사보기)

몰이해가 낳은 막연한 공포심, 그로 인한 차별에 한국 기독교는 한 몫을 하고 있다. 임 목사가 제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시대가 흐르면서 동성애에 대한 반대지수는 더 높아졌다. 그중에서 가장 반대가 극심한 집단은 기독교인들이다. 놀라운 것은 60년대부터 80년대 까지는 동성애 문화를 ‘그런 사람이 있대’ 정도로 여겼으나 현대에 이르러 논조는 ‘그런 사람들을 제거해야 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기독교가 있다 .

“한국교회는 교회의 붕괴원인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어요. 사실이 아닌 것들을 동성애와 관련지어서 교인들에게 동성애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최근 생겨난 수많은 카카오톡 ‘찌라시들’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수많은 ‘찌라시’들을 통해 동성애는 이슬람과 더불어 기독인들의 혐오대상으로 자리 잡았다. 작년 여름 기독인들의 카카오톡을 통해 돌았던 찌라시 중 하나는 메르스 바이러스와 에이즈 바이러스가 결합되면 ‘슈퍼 바이러스’가 되어 전 국가적 재앙이 온다는 내용. 사람들의 이러한 불안감을 이용해 득세하는 것은 ‘더러운 커넥션’을 이루고 있는 종교인, 정치인들이다. 국회의원 중에서 기독인이 증가하는 추세가 과연 환영할만한 일일까? 

이러한 정보의 혼선 속에서 중요한 것은 사실 확인이다. 임 목사는 기독인들이 가지고 있는 의문들에 대해 간략하게 답했다. 

동성결혼은 근친, 일부다처제 등으로 이어진다?

일부다처제, 근친 등은 동성결혼이 아닌 이성애제도에 기반한 가부장제와 관련이 있다. 특히 일처다부제는 동성애자 처벌을 하는 이슬람 국가들 또는 심지어 기독교인수가 많은 우간다에서 행해지고 있다.  

동성애자는 일반인들에 비해 알콜중독자가 될 확률이 2배, 자살률은 3배 높고, 수명은 일반인보다 짧다?

동성애자들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동성애,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낙인, 집단으로 부터의 배제, 따돌림, 가족과 지인 등으로 부터의 다양한 폭력이다. 구조적인 문제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동성애자들은 에이즈 걸릴 확률이 높다?

이는 80-90년대 초의 자료를 가지고, 본인들만의 방식으로 내놓은 숫자다. 추정은 추정일 뿐 사실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 또한 동성애와 동성간 성행위는 다르다. 또한 동성애가 후천적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도 90년대 이전 자료들이다. 요즘에는 그와 관련한 자료가 나오지도 않는다. 이미 WHO에서 지정한 질병목록에서 삭제됐기 때문이다. 

동성애 치료 때문에 세금이 나간다?

에이즈감염인 의료비 지원을 국가가 보조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예산은 오히려 삭감됐다. 한편, 의료비 지원은 보편적 복지이다. 감연인의 경우 사회적 차별과 편견으로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는 처지다.  

포럼에 참여한 사람들은 직업도, 연령대도 다양했다. 대부분 교회 안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 지 궁금해 하는 한편, 차별금지법에 대해 기독교인들에게 어떻게 설명해 줘야하는지 고민을 가지고 찾아온 정치인도 있었다 ⓒ에큐메니안

전환치료를 받으면 동성애가 낫는다?

목회상담학에서 전환치료에 대해 말하는 두 학자가 있다. 개리 콜린스와 하워드 클라인 벨이다. 개리 콜린스는 전환치료가 신앙의 이름으로 가능한 것처럼 말한다. 그리고 내담자는 동성애적 친구들과 접촉을 떠나 수용과 사랑을 경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식의 주장 때문에 집, 기도원, 정신병원에 감금당하는 성소수자들이 있다. 

반면, 하워드 클라인벨은 전환치료를 비판한다. 동성애를 죄로 정죄하는 것, 성경을 문자적으로 이해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목회자가 자신의 권위를 위해 성서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이러한 경직된 성서인식에 의해 말씀이 살아있다는 것을 경험하는 것 조차 방해한다고 주장한다. 

이 두 학자 중, 교계는 대부분 개리 콜린스의 주장을 정설처럼 여기고 있는 실정이다. 

성서를 통해 하나님이 동성애를 죄라고 말씀하셨다? 

성서는 어떠한 렌즈와 해석의 틀을 가지고 읽느냐가 중요하다. 성서를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간극은 크다. 또한 ‘신 앞에 인간은 누구냐’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다양하다.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말들이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것들이 모두다 성서에 나와 있을까? 성서가 스스로 오랜 세월 동안 스스로 업데이트 하지 않는데도 많은 현대의 종교인들이 성서에 답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성서 안에서 답을 찾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적 이라는 이유로 반대한다. 

여러 구절이 있지만 창세기 1장 27절, 28절이 많은 논란이 됐다. 이 구절에 따른 장로교의 주석은 일남일녀를 통해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하나님의 축복이라는 해석이다. 그런데 오랜 논란 끝에 이 해석을 일남일녀가 아닌 사람과 사람의 결합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교리는 구절을 이해하기 쉽게 압축하는 것이다. 성경무오를 주장하면 교리무오까지 가게 된다. 그러나 성서도 교리도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성서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음을 인정해주고 기뻐해주라는 진리가 담겨있는 것이지 성, 인종, 민족, 장애인 등에 대한 다양한 차별과 혐오를 인정하는 도구로 사용되어서도 안된다. 

전 세계적으로 여러 교단들이 성소수자들에 대한 목회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나는 ‘퀴어성서주석’을 번역하는 일에 참여해왔고 이제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한국에서도 출판될 것이다. 결국 교계도 변한다. 다만 우리는 변하기까지의 진통과 아픔을 겪고 있는 것이다. 

임 목사는 무엇을 개혁해 나갈 것인지가 기독인들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말했다. 종교는 함께 살아감에 있어서 본을 보여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임 목사에 따르면, 성소수자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란, 누구든 공평하게 하나님의 생기로,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었다는 신앙고백을 통해 '사람을 사람으로 보는 것’이다. 

임 목사는 강남순 교수(텍사스크리스천대 브라이트신학대학원)의 말로 강의를 마무리 했다. 

“좋은 종교로서의 미래의 종교는 교리적 틀 속에 종교를 고착시키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부름에 응답함으로써 신앙과 종교를 이해하는 종교 없는 종교, 생명의 종교, 함께 살아감의 종교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김령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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