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사회 보도 단신
퀴어문화축제, 한국교회가 서있는 두 자리제17회 퀴어문화축제 개막...부스, 성찬례 등 개신교인들 축제 참여
김령은 | 승인 2016.06.13 14:15
세번째 성찬례를 집례한 보라 목사(기장)와 진영 목사(예장통합) ⓒ에큐메니안

지난 11일(토) 제 17회 퀴어문화축제가 개막됐다. 서울시의 중심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이번 축제는 참가인원 5만 명, 참여 부스 100여개의 역대 최대 규모의 축제로 진행됐다. 퍼레이드 구간도 을지로-회현-롯데백화점 본점을 도는 최장 코스였다. 

이를 앞두고 ‘동성애 논쟁’에 불이 붙은 교계는 작년과 같이 동성애 반대를 주창하는 일부 개신교 보수단체와 성소수자와 함께하는 기독인들로 나뉘었다. 반대측은 축제가 시작되기 3일전부터 축제 장소로 예정된 시청광장에서 '구국금식대성회'를 여는 등 대대적인 맞불 집회를 준비했다. 

한편, 동성애에 대한 혐오를 멈춰야한다고 주장해왔던 진보적인 기독교 단체들은 이날 사전 부스 신청을 통해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했다. 무지개 예수, 차별없는세상을위한기독인연대, 로뎀나무그늘교회, 열린문MCC 총 4개 단체로, 동성애 혐오의 대표주자였던 개신교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예수가 성서에서 말했던 '이웃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참여했다. 

축제가 개막되기 3시간 전부터 개신교 부스인 ‘무지개 예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최초의 성소수자 교회인 로뎀나무그늘교회를 시작으로 1시간 간격으로 성찬례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축제에 참여한 기독인들은 부스 앞에 모여 함께 잔과 떡을 나누며 하나님은 '편드시는 분'임을 전했다. 

첫번째 성찬례를 집례한 오픈도어 MCC의 크레이그 바틀렛 신부 ⓒ에큐메니안
두번째 성찬례를 집례하고 있는 길찾는교회의 자캐오 신부 ⓒ에큐메니안
ⓒ에큐메니안
ⓒ에큐메니안

광장 입구에서는 십자가, 팻말 등을 들고 진리를 전하겠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를 무시했으나 이들과 대화를 나누며 논쟁하는 이들도 있었다. 퀴어문화축제 개최를 환영하는 기독인들은 이들을 향해 "오히려 당신들이 회개해야합니다! 당신들 때문에 기독교가 ‘개독교’가 된 겁니다!"라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광장 입구에서 퀴어문화축제 개최 환영 시민사회단체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마이크를 잡은 사람은 향린교회 김진철 집사다. 그는 "회개해야 할 것은 당신들"이라며 반대측에 엄포를 놓았다 ⓒ에큐메니안

당초, 맞불 집회로 예고됐던 대한문 앞 '생명, 가정,효 페스티벌' 외에도 시청광장을 둘러싸고 다양한 반대집회가 진행됐다. 동성애 혐오조장 세미나를 열기도 했던 총신대는 '총신대에는 성소수자 동아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현수막을 내걸고 '총신대가 지켜온 가치를 끝까지 수호 하겠다'고 결의했다. 총신대 성소수자 인권모임인 '깡총깡총'을 겨냥한 것이다. 

ⓒ에큐메니안
"총신대는 동성애를 반대합니다!", 총신대가 진행한 반대집회에서 총신대 학생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에큐메니안
ⓒ에큐메니안

대한문 앞 '생명,가정,효'페스티발은 작년 반대집회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한복을 차려입은 여성들은 일렬로 함성을 지르며 등장, 준비되어 있던 북을 치며 맞불 집회의 시작을 알렸다.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고 집회를 진행하는 한 남성은 “예수!”, “대~한민국!”을 번갈아 외치며 통성기도를 인도했다. 

맞불집회로 대한문 앞에서 진행된 '생명, 가정, 효' 페스티벌 ⓒ에큐메니안
ⓒ에큐메니안
ⓒ에큐메니안
ⓒ에큐메니안
ⓒ에큐메니안
ⓒ에큐메니안
ⓒ에큐메니안

공연팀은 개막 공연을 시작으로 다양한 공연을 선보였다. 성소수자와 함께하는 기독인들로 구성된 ‘아멘 더 레인보우’ 성가대는 개막 공연으로 찬송가 ‘예수 사랑하심은’과 CCM ‘사랑이 이기네’를 합창했다. 

공연 시작에 앞서 이번 합창을 기획한 정우 씨는 "우리는 예수님이 이 자리에 다양한 모습으로 다양한 우리와 함께하고 있는 것을 믿는다"고 전했다. ⓒ에큐메니안
ⓒ에큐메니안
지휘를 맡은 나온 씨 ⓒ에큐메니안
ⓒ에큐메니안
개막공연에서 '아멘 더 레인보우'성가대가 '예수 사랑하심은', '사랑이 이기네'를 합창하고 있다 ⓒ에큐메니안

공연이 마무리 된 후, 본격적인 퍼레이드가 시작됐다. 준비된 7대의 퍼레이드 차량을 앞세우고 참가한 이들이 그 뒤를 따라 걷는 즐거운 행진이었다. 그러나 퍼레이드가 시작되기 전 행진을 저지하려는 보수 기독교단체 회원들로 인해 출발이 지연됐다. 몇몇 반대자들이 도로로 뛰어 들어와 행진을 막기 위해 눕고, 행진 차량 운전자석에 올라타 운전자를 끌어내리려 하는 등 마찰을 빚었다. 

한 남성이 축제 차량 운전자를 끌어내리려 하고 있다 ⓒ에큐메니안
축제 행렬에 손가락질 하며 "동성애는 죄야!"라고 외치는 여성 ⓒ에큐메니안
이들은 누운지 얼마 되지 않아 경찰에 의해 끌려 나갔다 ⓒ에큐메니안
퍼레이드 시작 전 도로를 점거하고 누운 보수 개신교 단체 회원들 ⓒ에큐메니안
퍼레이드를 위해 세워진 경찰 벽 ⓒ에큐메니안
ⓒ에큐메니안

그러나 준비된 경찰 병력이 벽을 세우고 행진을 막는 사람들을 벽 밖으로 끌어냈다. 퍼레이드는 경찰의 보호 벽 안에서 안전하게 진행됐다. 

ⓒ에큐메니안
그럼에도 불구하고 퍼레이드는 즐겁게 진행됐다 ⓒ에큐메니안
ⓒ에큐메니안

 

ⓒ에큐메니안

제 17회 퀴어문화축제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한국 교회가 서 있는 두 자리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지점이었다. ‘사랑하기 때문에 반대’함으로 자기모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정죄의 자리에 서 있는 개신교인들이 있는 반면, 차별 없는 예수의 식탁에 모여 함께 성찬을 나누고 성소수자의 존재를 긍정하는 자리에 선 개신교인들도 있었다. 

이날 자캐오 신부(길찾는 교회)가 집례한 ‘편드시는 하느님과 함께하는 성찬예배’ 예식서에는 이런 기도문이 쓰여 있었다. 

“의로우신 하느님, 우리를 주님의 형상대로 창조하셨나이다. 비오니, 우리에게 성령의 은혜를 베푸시어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모든 어둠의 세력과 맞서게 하시고, 이 땅에 주님의 정의와 평화를 이루게 하소서.” 

김령은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김상옥로 30, 402호  |  제호 : 에큐메니안
대표전화 : 070-4252-0176  |  팩스 : 0303-3442-0176  |  등록번호 : 서울 자 00392  |  등록일 : 2012.10.22
발행인 및 편집인 : 이해학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해학  |  E-mail : webmaster@ecumenian.com
Copyright © 2019 에큐메니안.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