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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금빛 모래강이여, 흐르소서!기장, 2016 내성천 여름대회 개최...황대권, 김희헌 교수 강사로 참여
김령은 | 승인 2016.06.29 17:01
기장 내성천여름대회가 내성천 일대에서 7월 26일(일)에서 28일(화)까지 진행됐다  ⓒ에큐메니안

“작년에 비해 모습이 많이 변했어요. 예전엔 이렇게 풀이 많이 나지 않았었는데...”

1년 만에 내성천을 다시 찾은 한 전도사의 말이다. 그는 지난해에 이어 내성천 일대에서 열리는 한국기독교장로회(이하 기장, 총회장 최부옥 목사) 내성천 여름대회에 참여 했다. 다시 찾은 내성천은 예전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었다. ‘금빛 모래강’이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강을 뒤덮은 거친 모래 위로 빽빽한 풀들이 무성한 모습은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돋아난 풀들은 강물과 함께 흐르던 고운 모래가 유실되고 드러난 거친 바닥에 뿌린 내린 것들이다. 내성천이 더 이상 흐르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기장 생태공동체운동본부는 지난 2014년부터 교단 내에서 생명선교의 중요성과 기독인이 지녀야 하는 생태 감수성을 공유해 왔다. 지난 26일(일)부터 3일에 걸쳐 개최한 내성천 여름대회는 올해로 6회를 맞았다. 30, 40대의 젊은 목회자, 신학생, 청년, 전도사들을 대상으로 내성천 일대에서 순례를 비롯한 특강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기장 생태선교사인 카리나 선교사는 오감으로 내성천과 교감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참가자들은 흐르는 강물에 발을 담그고 서서 눈을 감은 채로 물이 흐르는 소리, 곳곳에 살아 숨 쉬는 생명체들이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부드럽게 발을 감싸고 흘러가는 물길의 촉감에도 집중했다.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소리, 냄새, 촉감을 느끼며 참가자들은 모두 “내성천이 살아숨 쉬고 있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트랙터 자국이 선명한 강변. 내성천의 금빛 모래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주민들은 모래 밭을 갈아 엎는다 ⓒ에큐메니안
내성천의 거친 모래들 ⓒ에큐메니안
고인 물에 생겨난 이끼들 ⓒ에큐메니안

한편, 한 참가자는 “예전에는 맡아 볼 수 없었던 이끼의 비릿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물길이 마른 곳곳에 형성된 웅덩이에는 이끼가 자라고 있었다. 또한 고운 모래가 유실된 뒤 드러난 거친 자갈들은 발바닥을 아프게 했다. 푹신한 이불 같다던 내성천의 고운 모래가 없어진 까닭이다. 참가자들은 자갈이 섞인 모래 강을 거슬러 순례하며 성경말씀을 묵상했다. 

오감으로 내성천과 교감하는 시간 ⓒ에큐메니안
ⓒ에큐메니안

황대권 교수, 김희헌 목사 특강... "생태적 공동체의 가능성, 스스로 질문해야"

황대권 교수는 '영육간의 균형'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큐메니안

특강 강사로는 <야생초 편지>의 저자 황대권 교수가 초청됐다. 한때 ‘학원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13년동안 옥고를 치룬 바 있는 황 교수는 출소 후 영국에 머무르며 생태농업을 공부한 뒤 귀국, 전남 영광에 머무르며 생태공동체 실현에 열정을 쏟고 있다. 

황 교수는 생태계를 비롯한 전반의 문제의 원인이 ‘나쁜 문명’에 있다고 지적했다. 육체노동을 경시하는 방향으로 흘러온 문명에 대반전이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요즘 기고하고 있는 칼럼 <흙과 문명>의 주된 내용이기도 하다. 황 교수에 의하면 육체노동을 배제해 온 결과 인간은 ‘영육간의 균형’을 잃었다. 그 결과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했다. 생태 문제도 이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는 “지금은 문명의 전환기”라며 육체노동 문제를 근본적으로 다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야만 이 세상의 불공정과 모든 부정부패를 바로 잡을 수 있는 계기가 생길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참여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발언할 수 있는 ‘모두 발언’시간도 마련됐다. 김희헌 목사는 ‘생태’라는 개념을 우리가 살고 있는 생명 현실 전체로 봤다. 그것은 ‘환경’이라는 의미를 넘어, 우리 삶의 총체적인 현실을 뜻한다. 김 목사는 이러한 ‘생태’적인 공동체 운동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오늘날 공동체가 파괴된 한국교회의 현실에서 ‘생태 공동체’를 기장이 추구해야할 방향성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김희헌 교수는 생태적 공동체를 위해 고민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에큐메니안

그러면서 김 목사는 생태공동체를 추구하기 위해 한국 기독교, 기장 교단은 새로운 이상을 제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하나님은 전지전능 하시다’는 계시신학 끝물에 욕망과 타협한 한국교회는 자본주의 아래서 계시의 중요성만을 강조하고 자연을 천박하게 여겼습니다. 이러한 모순 덩어리 신앙은 개발주의의 수호신인 이명박이라는 인간상을 만들어 냈습니다. 공동체의 비전도 파괴됐습니다. 더 이상 기독교가 제시할 ‘이상’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상을 상실하면 종교가 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믿음이 없는 것입니다. 바울이 말한 ‘믿음으로 사는 의인’, 그 믿음으로 만들어진 공동체 운동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 믿음으로 모험해 나갈 수 있다고 믿는 세상, 바로 하나님이 창조하신 생태라는 공간에서 공동체 운동이 가능할 것인지 스스로 물어야 합니다.”

내성천 보존회 황선종 사무국장, "피조세계를 내 마음대로 하려는 것은 신에 대한 도전" 

일정의 마지막 날, 참석한 이들은 내성천 보존회 황선종 사무국장의 안내로 영주 댐, 수몰지역 등 주요 피해 지역을 돌아봤다. 출발 전 황 사무국장은 자신이 기록해 놓은 내성천의 본래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내성천은 지질학적으로 1억 5천만년이라는 시간동안 생성된 고운 모래가 물길을 따라 흐르도록 되어있는 구조입니다. 그 모래들은 낙동강 모래의 60%를 차지합니다. 지금 건설된 영주댐으로 모래가 흐르는 물길이 막혀 내성천은 예전의 모습을 거의 잃게 되었습니다. 무분별한 댐 건설로 자연이 신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설업으로 이익을 보려는 사람들 때문에 필요없는 댐만 짓고 있는 것입니다. 내성천에서 발견된 멸종위기 물고기인 ‘흰수마자’는 어렸을 적, 강 모래 위를 걸을 때 밟힐 정도로 많아서 ‘땅고기’라고 불렀습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내성천에만 있는 생명체였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세계에서 100년도 채 살지 못하고 갑니다. 자연은 우리가 잠시 빌려 쓰는 것이고 우리 미래 세대가 쓸 수 있도록 보존해야 하는 것입니다. 피조세계를 내 마음대로 하는 것이 신에 대한 도전이 아닐까요?“

내성천이 파괴되기 전 모습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하며 설명하는 황선종 사무국장 ⓒ에큐메니안
내성천의 물길을 막고 있는 영주댐. 아무런 기능을 하지 않고 있다 ⓒ에큐메니안
금강 마을에서 마침기도를 했다 ⓒ에큐메니안

참가자들은 마지막으로 영주댐과 댐건설로 인해 수몰될 예정인 금강 마을을 둘러봤다. 담수 계획은 있지만 그 시기가 불투명한 탓으로 댐은 아무런 역할도 하고 있지 않다. 댐을 둘러싼 산과 마을은 황폐해 진지 오래다. 마을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비석만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손을 맞잡은 참가자들은 인간의 이기심을 회개하고 영주댐이 철거되어 내성천이 다시 흐를 것을 염원하는 기도를 올린 뒤 모든 일정을 마무리 했다. 

ⓒ에큐메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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