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이웃종교 보도 단신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간절한 기도를 올릴 것"5대종단 종교인,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 기원하는 기자회견 열어
김령은 | 승인 2016.07.04 17:04
4일(월)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 5대종단 종교인들이 모여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을 기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에큐메니안

세월호 안엔 아직 사람이 있다. 그리고 은폐된 진실이 있다. 따라서 인양작업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촉구해 온 유가족들과 국민들의 염원에 따라 지난 6월, 인양 작업이 시작됐다.

그러나 작업 과정에서 유가족들의 개입 불허, 부실한 계획으로 인한 작업 연기, 선체 훼손은 유가족들의 가슴에 또다시 못을 박았다. 설상가상으로, 인양이 첫 단계도 넘어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얼마 전 특조위의 활동도 조기 종료됐다. 이에 시민사회는 유가족들과 함께 특조위의 활동 기간을 보장할 것을 촉구하며, 지난 30일 유가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번엔 종교인들이 나섰다. 5대종단(불교, 원불교, 개신교, 천도교, 천주교) 종교인들은 4일(월)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1일(월) 예정된 세월호 선수들기 작업을 위해 ‘온전한 인양을 기원하는 마음을 모을 것’이라는 계획을 전했다. 

(왼쪽부터) 한만삼 신부, 정태효 목사, 박대성 교무, 우담스님 ⓒ에큐메니안

기자회견에서 첫 발언을 맡은 한만삼 신부(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는 “양심은 자연법의 기초다. 공권력의 명령이 도덕 질서, 일간의 기본권에 위배될 때 국민들은 양심에 비추어 그 명령을 따르지 않을 의무와 권리가 있다. 국민적 바람인 세월호 진상규명을 와해시키고 방해하고 은폐하는 정권의 명령은 결코 도덕적일 수 없으니 따라야할 의무가 없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성경에서는 거짓말을 일삼는 권력자를 ‘거짓 예언자’라고 한다. 순교자들은 거짓의 권력에 맞서고 저항하는 사람들”이라며 “위정자들은 국민을 속이려 하지 말고 국민을 위해 봉사 할 것”을 촉구했다. 

개신교를 대표해 발언한 정태효 목사(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는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하라’는 아모스서의 말씀처럼 정부가 은폐한 모든 것들을 드러나게 하는 일에 모든 종단이 마음을 모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대성 교무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는 원불교의 가르침인 ‘사실불공’을 강조하며 “국민은 통치의 대상이 아니라 불공의 대상이다. 위정자들은 국민을 예수님, 부처님 대하듯 국민을 불공하라”고 규탄했다. 

우담 스님(대한불교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은 오는 8일부터 3박 4일간 진행될 3만배 기도에 대한 계획을 전했다. “유가족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11일 인양의 성공을 위한 것”이라는 이번 기도는 조계종과 한국의 모든 스님, 불자들이 함께 동참한다. 3만배 기도가 끝나는 인양작업 당일인 11일(월) 7시에는 성공적인 인양작업을 위한 촛불기원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박래군 상임위원장 ⓒ에큐메니안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래군 상임위원은 (4.16연대 상임운영위원) 선수들기 작업을 앞둔 가족들의 심정을 전했다. 

“유가족들은 여태까지 바다에 가라앉은 배를 영상을 통해 보기만 했는데 배가 뭍으로 올라온다는 것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갖고 있습니다. 그동안 인양이 실패로 돌아갈 때마다 정말 참담해 했습니다. 유가족 중 인양분과를 맡고 있는 분들은 인양이 안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지만 지금까지 해수부는 7월까지 인양을 마칠 것 이라고 자신했습니다. 그런데 네번째 실패입니다.”

박 상임위원에 따르면 해수부는 지금까지 인양작업과 관련한 모든 일에 비밀주의로 일관해 왔다. 인양업체 선정 과정에서도 선정 기준에 대해 유가족들에게 밝힌 바가 없다. 인양 과정에 대한 논의에서도 유가족들은 배제해 왔다. 박 상임위원은 인양 작업의 모든 과정을 공개적으로 할 것을 촉구하며 “어떻게 인양할 것인지 함께 고민하고 검증하며 지혜를 모았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또한 투명한 인양작업을 위해 종교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했다. 

발언과 호소문 낭독을 마친 뒤, 종교인들은 세월호의 안전한 인양을 위한 염원을 담아 각자의 방식으로 절을 올리고 기도를 드렸다. 다음은 호소문 전문이다. 

ⓒ에큐메니안

호소문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을 기원합니다. 

오는 7월 11일, 세월호 인양의 성패를 가늠할 선수 들기 작업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이미 선수와 선미가 들려 세월호가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5월 말로 계획되었던 세월호 선수들기 작업은 벌써 세 차례나 연기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선체가 훼손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세월호 선수 들기에 성공해야 합니다. 

고창석, 권재근, 권혁규, 남현철, 박영인 양승인, 이영숙, 조은화, 허다윤. 아직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 아홉명의 이름입니다. 이 분들을 가장 애타게 기다려온 미수습자 가족들이 견디고 있을 시간을 우리는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 인양이 늦어지는 하루 한 시간조차 얼마나 가혹할런지요. 뼛조각이라도 만져보고 싶다는 미수습자 가족들의 기다림을 우리는 온 마음으로 함께 하며 세월호 인양을 위한 간절한 기도를 올리겠습니다. 

세월호의 조속하고 온전한 인양은 미수습자 가족들만의 소망이 아닙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온 국민이 바라는 국가적 과제입니다. 세월호에는 참사로 희생된 분들의 마지막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침몰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조사되어야 할 증거이기도 합니다. 온전한 인양으로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오면 수습과 선체조사를 마친 후 보존되어야 할 우리 사회의 유산이기도 합니다. 세월호 참사로 무너진 우리 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첫 관문이 바로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입니다. 

그러나 정부가 지금까지 보여온 모습은 여러모로 우려스럽습니다. 세월호 인양이 신뢰를 회복하는 출발이 될지, 신뢰를 더욱 무너뜨릴 사건이 될지 불안하기 그지 없습니다. 2014년 11월 수색 종료 후 정부는 인양반대 여론을 부추기며 인양을 회피해 왔습니다. 이미 기술적 검토를 마친 상태에서 인양결정을 미루고 미루다가 1주기가 되지 생색을 내듯 세월호를 인양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후로 인양업체의 선정이나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유가족들을 배제해 왔고 세월호 선체 조사로부터 특조위를 배제해왔습니다. 

최근 세월호 인양의 본격적인 단계가 시작되는 선수 들기 과정에서도 정부는 변명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난 5월 예정됐던 선수들기 작업은 계획의 부실함으로 연기되었고, 지난 6월 재차 시도되었던 선수들기 작업은 너울성 파도를 이유로 연기된 채 선체만 훼손되고 말았습니다. 올라오던 세월호는 다시 바닥에 가라 앉았고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을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도 철커덕 내려 앉았습니다. 정부가 과연 세월호를 인양할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실패할 핑계만 찾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내려 놓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우리는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이 실패할 수 없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간절한 기도를 올릴 것입니다. 세월호 인양은 연습일 수 없습니다. 정부는 인양 작업이 진행되는 전 기간 동안 한 치의 실수나 오류도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진행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을 위한 최선의 계획과 최선의 실행을 약속해야 합니다. 모든 국민에게 호소합니다.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을 위해 마음을 모아 주십시오. 정부가 세월호 인양의 시늉만 내다가 그만두지 않도록 지켜봐주십시오. 온 우주의 기운이 두 손 모아 세월호를 뭍으로 올릴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주십시오. 

2016년 7월 4일

대한불교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사회개벽교무단, 원불교인권위원회, 평화의 친구들, 원불교환경연대),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천도교한울연대, 천주교정의구현적국사제단, 한국불교 태고종 충북노동인권위원회 

김령은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19 한국기독교회관 503호  |  제호 : 에큐메니안
대표전화 : 070-4252-0176  |  팩스 : 0303-3442-0176  |  등록번호 : 서울 자 00392  |  등록일 : 2012.10.22
발행인 : 홍인식  |  편집인 : 이정훈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인식  |  E-mail : webmaster@ecumenian.com
Copyright © 2024 에큐메니안.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