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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의 세월<이수호의 일흔 즈음>
이수호 | 승인 2016.07.28 12:38
사진출처 : 엔씨북스

순수 민간단체인 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에서
정부 도움 없이 펴낸
700여 쪽에 달하는 세월호, 그날의 기록은
모두 5부로 구성되었고 2부와 5부의 목차는 이러하다
 
2부 왜 못 구했나
1장 늦은 출동
2장 구조 계획 없는 구조 세력
3장 상황 파악 못하는 상황실
4장 책임자 없는 현장
5장 123정의 구조 실패
6장 난국
5부 구할 수 있었다
1장 선원이 구할 수 있었다
2장 해경도 구할 수 있었다
3장 구할 수 있었다
 
요약하면
태어날 수 없는데도 잘 못 태어난 세월호는
침몰할 수밖에 없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객은 구할 수 있었으나
대부분 어린 학생인 304명이 몰살당했다
정부는 근본적이고 결정적인 원인은 밝히지 않고
왜 어떻게 죽었는지 알고 싶다고 발버둥치는
유족과 국민들은 길거리에 내동댕이치고
진상은 진도 앞바다 맹골 수로보다 더 깊은
캄캄한 아스팔트 땅 속으로 묻혀가고 있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는 일
진실을 밝혀 거짓을 바로잡고
정의를 세워 불의를 몰아내는 것이
인류 보편의 역사 흐름인데
이 땅 한반도라 예외일 수는 없으니
진실과 정의를 위한 발걸음은 파도처럼
끊임없이 철썩철썩 밀려오리니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바닷가에 모래성을 쌓는
어리석은 한 줌 반 역사의 무리들이
아무리 악을 쓰고 미쳐 날뛴들
그게 얼마를 더 버티겠는가
 
그래서 지금은 같이 울어야 한다
자식을 바다에 묻고 옷가지로 볼을 부비며
밤마다 울고 있는 엄마의 눈물이 그칠 때까지
우리는 같이 울어야 한다
지금은 같이 걸어야 한다
함께 걷던 골목길 어귀에서 잡을 손 없어 망연자실
우두커니 서 있는 가족의 빈손을
내 손이 보듬어 안고 어깨를 포개고
그렇게 같이 걸어야 한다
그리고 지금은 같이 있어야 한다
그 모든 슬픔과 같이 있어야 하고
그 모든 억울함과 같이 있어야 하고
그 모든 분노와 같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 한사람의 슬픔이 다할 때까지
마지막 한 사람의 억울함이 끝날 때까지
마지막 한 사람의 분노가 사라질 때까지
우리는 같이 있어야 한다
 
비로소 우리가 다시 태어나는 날
그 모든 진실이 활짝 꽃 피고
그 모든 정의가 튼실히 열매 맺는
그 날을 앞당기기 위해
우리의 잡은 손 더욱 단단히 쥐고
한여름 배롱나무꽃 같은 붉은 마음으로
이 무더운 여름을 훌쩍 뛰어 넘어야 한다
보라 저 더위를 쫓으며 불어오는
시원한 가을바람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박근혜정권은 세월호의 인양에 실패해서
아직도 9명의 실종자와 함께 진도 앞바다에 묻혀 있는데도
서둘러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을 종료시키고 공무원들을 철수시켰다
이석태 위원장을 비롯한 민간인 위원들은
급료와 출장비도 없이 근무하면서
오늘도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애쓰고 있다)

 

   
▲ 필자 이수호.

 

 

 

그는 전 전교조 위원장, 전 서울시 교육위원, 전 민주노총 위원장, 전 방송문화진흥회(MBC) 이사, 전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전 박원순 서울시장 공동선거대책위원장, 현 한국갈등해결센터 상임이사로 활동 중에 있다.

이수호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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