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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인생을 사는 사람<김서정의 하루 3분 글쓰기 교실>
김서정 작가 | 승인 2016.08.30 10:23

표면적으로 볼 때 오늘의 글쓰기 과제는(셋째 날) 이전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당신은 이제껏 성찰해 온 주제에 대해 계속 초점을 맞출 수도 있고, 같은 심리적 외상의 다른 문제점을 찾아내거나 또는 전혀 다른 심리적 외상으로 글의 초점을 옮길 수도 있다. 그러나 당신이 잊지 말아야 할 일차적 목표는 현재 당신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건들에 당신의 감정과 생각을 집중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난 이틀 동안의 글쓰기 훈련에서 썼던 내용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같은 일반적 주제에 대해 쓰는 것도 좋지만 반드시 그것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고 다른 차원에서 탐구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 감정적 격변에 대해 쓰면서 당신은 무엇을 느끼며 생각하는가? 그 사건이 당신의 삶과 당신의 모습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가?
오늘 글을 쓸 때는 당신이 특히 상처입기 쉬운 민감하고 깊이 있는 사건에 대해 성찰해 보라. 언제나처럼 20분 동안 멈추지 말고 계속 써라.

- <글쓰기 치료>에서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내게 큰 사건 가운데 하나는 1986년 건국대 사건이다. 당시 나는 건국대에 있었고, 그 일로 감옥을 다녀왔다. 내 인생의 여러 사건 가운데 그 사건이 떠오른 것은 어제 상갓집에서 만난 한 선배 때문이다.
독립교회인 포이에마교회 독서토론모임에 가서 읽기와 쓰기에 대해 강의를 하고 난 뒤 집에 오는 길에 나는 삼성의료원에 들렀다. 독서모임에서 회원님들과 이른 저녁을 먹은 터라 조문만 하고 잠시 앉았다 일어서려고 했는데, 학교 선배들이 하나 둘 나타났다. 그 가운데 한 선배가 나를 알아봐주어 너무 반가워 좀더 있기로 했다. 그러면서 나는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 두었던 질문을 조심스레 던졌다.
“전 선배님과 대화를 나눈 적이 거의 없지만, 건국대 사건 당시 알리바이를 위해 선배님 이름을 조서에 썼습니다. 모두 입을 맞춘 것이지요. 당시 선배님은 민민투 위원장이셨잖아요. 그 뒤 페북에서 선배님을 다시 보고 반가웠습니다. 그러면서 존경심이 들더군요. 여전히 현장에서 운동을 하시는 모습이 말입니다. 그 힘이 무엇인가요?”
선배는 말했다. 그 말을 여기에 옮겨 적지는 않겠다. 다만 그 선배의 말에서 나는 아름다운 인생을 보았다. 그러면서 건대 사건과 그것을 보는 나의 생각에 조정이 가해졌다. 어떻게? 현재는 느낌만 있을 뿐이다. 좀더 시간이 지나면 의식화되어(여기서 의식화는 운동권 의식화가 아니라 무의식에서 의식으로) 적당한 언어가 나타나고 사고도 새롭게 명료해질 것이다. 기다려보자. 그러면서 또 반성하자. 무엇을? 내 삶을 이루는 구성요소를 말이다.
(선배님 만나서 정말 반가웠고, 진솔한 이야기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선배님의 아름다운 삶을 응원합니다.)

   
▲ 김서정 작가

1966년 강원도 장평에서 태어났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2년 단편 소설 <열풍>으로 제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장편 소설 《어느 이상주의자의 변명》, 어린이 인물 이야기 《신채호》, 《김구》, 《마의태자》 등을 썼고, 북한산 산행기로 산문집 《백수 산행기》, 먹거리와 몸을 성찰하는 에세이 《나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다이어트》, 평화 산문집 《분단국가 시민의 평화 배우기》, 글쓰기 강의인 《나를 표현하는 단숨에 글쓰기》를 지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출판 편집일과 글쓰기 그리고 글쓰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김서정 작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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